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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45화

조은서가 부드럽게 웃으며 고개를 끄덕이자 유이안이 아빠의 허리에 매달리며 검은 눈동자를 데구루루 굴리다가 일부러 뾰족한 목소리로 말했다.

"그럼 앞으로 리즈라고 부를게요. 예전에 아빠한테 벨라, 신데렐라, 이사벨라 등 여러 비서가 있었는데 다들 가슴도 크고 허리도 가늘어서 어떻게든 우리 아빠를 꼬셔서 제 새엄마가 되려고 했거든요."

유이안이 그렇게 말하며 손으로 굴곡진 몸매를 그려냈다.

조은서가 아무 말도 하지 못하자 유선우가 엄격한 목소리로 타박했다.

"유이안, 조 비서한테 사과해."

유이안이 입술을 삐죽이더니 진지하게 사과했다.

"죄송해요. 리즈라고 부르면 안 됐어요. 그리고 비서님이 우리 아빠 침대에 기어 올라가고 싶다고 해서는 안 되는 거였어요."

유이안이 사과같지 않은 사과를 내뱉자 유선우가 머리가 아픈 듯이 이마를 짚더니 말했다.

"들어가서 숙제나 해. 조금 있다 리즈... 조 비서한테 검사하라고 할 거니까."

유이안이 눈을 빛나더니 재빠르게 달려들어갔고 유선우가 조은서를 돌아보며 설명했다.

"엄마가 없다 보니까 애가 버릇이 없어.... 미안해."

그가 전혀 미안하지 않은 말투로 사과의 말을 내뱉었다.

조은서는 지금 당장 일을 관두고 싶었지만 빵을 살 돈조차 없는 그녀에게 자존심은 사치에 불과했다.

그래, 리즈가 뭐 어때서?

유선우가 그녀를 데리고 별장으로 들어갔다. 현관을 들어서자마자 호화로운 거실이 한 눈에 보였다. 인테리어는 로코코 풍이었는데 몇 개의 장식품만 봐도 여자의 손을 거쳤다는 걸 알 수 있었다.

조은서는 아마도 사모님의 취향일 거라고 추측했다.

유선우가 외투를 벗자 한 도우미가 외투를 받아들며 친절하게 말했다.

"사모님 어머님께서 손님이 온다는 걸 아시고 직접 음식하고 계세요. 이쪽이 새 비서님이죠? 여기 실내 슬리퍼예요."

조은서가 고개를 내려 그녀의 발에 딱 맞는 사이즈의 슬리퍼를 보았다. 유선우도 그 모습을 보더니 부드럽게 말했다.

"잘 맞네."

조은서는 왠지 모르게 약간 불편한 마음이 들었다.

바로 그때 50살 정도 되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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