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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8화

병실 안은 조용하지 않았고, 의사 두 명이 유선우와 이야기하고 있었다.

“출혈 과다에요!”

“수혈을 800ml 했으니 이젠 큰 문제가 없는데, 사모님이 언제 깨어날지는...솔직히 사모님께서 깨어나려는 의지가 별로 없어 보입니다.”

“늦어도 내일 아침까지요! 만약 아침에도 안 깨어나면 사모님께 전신 검사를 건의드립니다.”

......

의사는 잠시 머무르다가 떠났다.

유선우는 그들을 배웅해서 문을 닫은 후, 돌아보니 조은서는 이미 깨어있었다.

새하얀 베갯머리에 조그마한 얼굴을 붙이고, 검은 머리가 베개 위에 흐트러져있었다.

그리고 헐렁한 환자복을 입은 그녀한테서는 허약한 기색 외에도 잔잔한 병약미가 감돌았다.

유선우는 몇 초 동안 가만히 그녀를 보다가 그제야 정신이 들어 걸어오며 침대에 앉아 온화한 목소리로 말했다.

“너 5시간동안 혼수상태였어. 배 안고파? 내가 사람을 불러 먹을 것 좀 가져오라 할게.”

조은서는 얼굴을 베개에 파묻으며, 그를 보고 싶지도 않고 그와 말하고 싶지도 않았다.

유선우도 그녀가 무슨 생각을 하는지 알고는 담담하게 말했다.

“어머님은 이미 나와서 지금 한림병원에 있어. 조은서, 네가 아무 말 안 하는 건 괜찮은데, 너도 아버님과 어머님이 네가 오늘 밤에 어떤 일이 일어났는지 알게 하고 싶진 않겠지?”

조은서는 마침내 입을 열었다.

“어머니가 풀려났어요?”

유선우는 그녀의 창백한 얼굴을 가볍게 어루만지며 약간 빈정거리는 투로 말했다.

“어머니가 안 풀려나면 난 아마 사별을 당했을 거야.”

조은서는 생각하기 싫어서 옆으로 얼굴을 돌렸다.

유선우는 그녀를 만지던 손을 멈추고 내선전화로 사람한테 식사를 가져오라고 하고, 이어서 그녀한테 따뜻한 물 한 잔을 건넸다.

“일어나서 좀 마셔!”

하지만 조은서는 너무 허약한 나머지 일어날 수가 없었다.

유선우는 그런 그녀를 잠시 바라보다가 한 손으로 그녀를 부추겨 자기 어깨에 기대게 했다.

얇은 셔츠를 사이에 두고 조은서는 그한테서 나는 남성적인 체취 외에 옅고 이상야릇한 냄새를 맡았는데, 그건 그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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