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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67화 야릇한 분위기

식사를 마친 박태준과 신은지는 신당동으로 돌아갔다.

차를 세운 후 그녀는 트렁크에서 휠체어를 꺼냈고 그가 자리에 앉은 후에야 뒷문을 열고 쇼핑백을 꺼냈다.

그는 그녀가 오후에 쇼핑하러 간 것을 알고 있었다. 그의 부모님께 선물도 사 드렸기 때문이었다. 그래서 그녀가 지금 손에 든 쇼핑백을 보고도 별로 신경 쓰지 않았다. 그는 신은지가 돈을 쓰는 것이 두렵지 않았고 되려 그녀가 돈을 충분하게 쓰지 않을까 봐 두려웠다.

'다른 남자들이 돈을 내주지 못할 정도로 쓰면 아무도 빼앗아 가지 못 할 텐데.'

이렇게 생각한 그는 그녀에게 블랙카드를 주려고 했다.

집에 들어서자 그녀는 쇼핑백에서 선물 세트를 꺼내 그에게 건넸다.

"전에 주기로 했던 지갑이야. 마음에 드는지 봐봐."

항상 반응이 빨랐던 그였지만 이번에는 건네진 선물 상자를 멍하니 바라보다가 한참 지나서야 대답했다.

"네가 준 거라면 다 좋아.”

“..."

깁스한 다리를 쳐다본 신은지가 입을 열었다.

"오늘 샤워할 때는 바디워시 말고 세제를 써 봐. 느끼한 것 좀 빼자."

그는 그녀가 방금 자신을 힐끗 본 것이 과연 때릴 수 있을지를 가늠하는 것이라고 의심했다.

"하지만 드라마 남자 주인공이 이런 말을 하면 보통 웃으면서 결혼하고 싶다고 그러지 않아?"

이 말은 그가 전에 로맨스 드라마 댓글을 보고 배운 것이었다.

"앞으로 로맨스 말고 전쟁 드라마나 봐."

'대사가 좀 별로지만 느끼하진 않으니까.'

"…"

'아내가 받아주지 않으면 어떡하지?'

그녀의 철벽에 그는 그 애정 어린 말들을 참고 묵묵히 선물 상자를 뜯어야 했다. 한 마디만 더 하면, 진짜로 목욕하는 바디워시를 세제로 바꿀까 봐 두려웠다.

지갑의 디자인은 매우 심플했고 박태준이 좋아하는 스타일이었다. 그는 주머니에서 이전 지갑에서 카드와 현금을 모두 꺼내 새 지갑에 넣은 후에야 고개를 들어 신은지를 보았다.

"고마워."

충격을 받은 나머지 좋아한다는 말도 하지 않았다.

그녀는 쇼핑백에서 또 다른 선물 세트를 꺼내 그에게 건넸다.

"퇴원 축하하고 집에 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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