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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16화 성적 유혹

곽동건은 생각에 잠겼다.

그가 처음 진유라를 만났을 때는 박태준의 변호인 신분이라 지시에 따라 일을 처리했고 그녀의 얼굴도 기억하지 못했다. 그녀가 말하는 고소한다는 것도 장난한 것이다. 정말 고소하려 했다면 그녀는 지금쯤 감옥에서 썩고 있었을 것이다.

그 일들이 모두 그를 찌르는 칼이 되어 버렸으니, 갚지 않는 것이 아니라 때가 되지 않았다는 말이 하나도 틀리지 않은 것 같다.

지금 때가 된 것이 아닌가?

그녀를 좋아하게 되고, 그녀가 이렇게 장난에 약한 줄을 진작 알았더라면 그때 좀 엄숙하게 굴었을 것이다.

“고작 그것 때문이에요?”

“다는 아니에요. 당신 같은 사람하고는...”

다소 차별적인 의미가 담긴 이 말을 내뱉은 그녀는 급히 설명했다.

“직업 말이에요. 당신 같은 직업을 가진 사람과 함께하면 너무 피곤해요. 순탄하게 백년해로한다면 상관없겠지만 중간에 헤어지거나 이혼하게 되면 너무 들볶일 것 같아요. 은지가 박태준과 이혼할 때 당신 같은 악덕 변호사 때문에 우울증에 걸릴 뻔했잖아요.”

“그렇게 큰 실패 사례를 봤는데, 제 머리가 하트로 가득 차지 않은 이상 어찌 감히 당신과 사귀겠어요? 그리고 돈을 쓸 때마다 장부에 기록해야지, 안 그러면 어느 날 헤어지면서 당신이 저를 고소하면 저는 자신을 변호할 증거도 없어요.”

어차피 헤어지는데, 나중에 얽히지 않도록 분명히 말하는 것도 좋다.

곽동건은 어찌할 도리가 없다는 듯 말했다.

“의뢰인을 위해 소송에서 이기는 것은 변호사로서 제가 마땅히 다해야 할 의무예요. 신은지 씨가 600억을 상환해야 이혼해 주겠다고 한 사람은 박 대표예요. 이걸 제 탓으로 돌리면 안 되죠.”

“그 600억은 혼전 재산이고, 증여 계약을 체결한 적도 없기 때문에 돌려받는 것은 당연한 일이었어요. 변호사가 누군지는 중요하지 않고 의뢰인의 결정이 중요한 거죠.”

진유라는 또 술을 한 잔 마셨다. 꼬박 30초 동안 침묵하더니 곽동건의 말을 곰곰이 생각해 본 듯 입을 열었다.

“네, 당신 말에 일리가 있어요.”

곽동건은 안도의 한숨을 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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