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

제615화 나를 감옥 보내려 했잖아요

신은지는 한참 동안 말이 없었다. 그녀가 전화를 끊으려는데, 배경음에 곽동건의 목소리가 들렸다.

“라라, 와서 밥 먹어.”

그녀는 곽동건과 몇 번밖에 만난 적이 없는데, 그녀의 기억에 그는 항상 냉담하고 거리감이 있었다. 이렇게 부드러운 목소리는 들어본 적이 없었다.

진유라는 그녀의 표정을 보고 이상한 생각을 한다는 것을 알아채고 덤덤하게 그녀의 상상을 멈춰 세웠다.

“나를 부르는 게 아니라 강아지를 부르는 거야. 가십거리를 찾은 표정을 하지 마.”

“강아지는 한 마리인데, 너는 곽동건이라 부르고, 곽 변호사는 라라라고 불러? 그러니까 강아지도 놀이의 일환이야? 이제는 이렇게 고급스러운 놀이를 해?”

“말하자면 기니까 나중에 만나서 자세히 얘기해줄게.”

이 강아지가 ‘곽동건’이라고 불리는 이유를 생각하니 화가 나서 치가 떨렸다. 이제는 엄마가 그녀를 ‘라라’라고 부르면 조건반사적으로 강아지를 부르는 것처럼 느껴진다.

진유라는 멀지 않은 곳에서 허리를 굽히고 개 사료를 쏟는 곽동건을 바라보았다. 아래로 움직임에 따라 셔츠와 양복바지가 팽팽해지면서 허리선과 다리 근육이 선명하게 드러났다. 허리에서 엉덩이, 허벅지에서 발목까지 곧고 길게 뻗어 균형 잡힌 탄탄한 다리 라인은 끝내준다는 말밖에 생각나지 않았다.

그녀는 아랫입술을 핥았다. 어차피 한 번 잤으니 한 번 더 자도 상관없지 않은가? 한 번하고 두 번이 크게 다른 것 같지는 않은데. 이별 파티도 하는 마당에 그냥... 이별 원나잇까지 해?

그녀의 머릿속에는 야한 짤들이 거침없이 떠오르기 시작했다.

‘안 돼. 그래도 손해야. 곽동건은 그게 안 되니 자면 순전히 내가 일방적으로 노력해야 하잖아. 얼굴을 보면서 상상으로 육체적 만족을 얻을 수는 없지 않은가?’

그녀의 상상력이 얼마나 좋아야 그게 가능할까?

신은지는 진유라가 뭘 보는지 몰랐고, 조상들을 깜짝 놀라게 할 그녀의 머릿속 생각은 더욱 몰랐다. 그녀가 멍하니 있는 것을 보고 신은지가 물었다.

“무슨 생각 해?”

진유라는 목소리를 낮추었다.

“이별 파티를 하고
잠긴 챕터
앱에서 이 책을 계속 읽으세요.

관련 챕터

최신 챕터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