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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9화

에어백이 터졌다.

회색 벤츠의 뒷부분이 뭉개졌고 앞으로 세게 밀려나 난간에 부딪힌 후 멈췄다.

차량의 안전 시스템이 제때 작동하지 않았다면 아마도 전복되었을 것이다.

반면 검정색 벤틀리는 적절한 그립 덕분에 범퍼가 반쯤 내려앉은 것 외에 큰 손상을 입지 않았다.

한순간에 일어난 일이었다.

제자리에 얼어붙은 윤혜인은 손발이 차가워졌고 다리에 힘이 풀렸다.

눌리고 변형된 벤츠의 문이 열렸다.

한구운이 천천히 비틀거리며 차에서 내렸다. 머리를 움켜쥔 그의 손에 피가 흥건했다.

정확한 부상 부위는 파악할 수 없었다.

경직되어 있던 윤혜인은 재빨리 달려가 한구운의 어깨를 부축했다.

그녀는 무언가 말하고 싶었다.

하지만 손이 떨렸고 입술도 떨려서 한 마디도 뱉어내지 못했다.

오히려 창백한 그녀의 얼굴을 향해 한구운이 그녀의 손을 쓰다듬으며 위로했다.

“괜찮아, 혜인아, 난 괜찮아.”

격렬한 충격으로 깨진 유리에 팔이 긁혔고, 다른 부상은 없는지 현재로서는 알 수 없었다.

그때 벤틀리 문도 열렸다.

맞잡은 두 사람의 손을 바라보는 이준혁의 동공이 심하게 흔들렸다.

“이리 와!”

그녀 얼굴에서 혈색을 찾아볼 수 없었다. 그녀는 믿을 수 없다는 듯이 소리 질렀다.

“당신 미쳤어요?”

이준혁의 분노가 정점을 찍었다. 그는 윤혜인의 손목을 낚아채 품 안으로 그녀를 안았다.

그리고 한구운에게 으르렁거렸다.

“죽고 싶어서 환장했군.”

말 한마디 한마디에 살기가 어려있다.

충격으로 한구운의 얼굴은 창백해졌지만 두려움은 없었다. 그는 그저 담담하게 물었다.

“진짜 혜인이를 아끼나요?”

“당신과 무슨 상관이죠? 당신 가족이 할머니의 지인이라고 내가 건드리지 못할 거라고 생각하지 말아요. 이 여자는 내 사람이고 또 선을 넘는다면 오늘처럼 이 정도로 끝나지는 않을 거예요.”

이준혁의 부리부리한 눈은 두 사람의 얽힌 인연을 부숴버릴 것만 같았다.

한구운이 이주혁의 먼 친척임을 알게 되었지만, 지금은 그것이 문제가 아니었다. 그녀는 그저 이 남자 미쳤다고 생각했다.

“이준혁!”

그녀는 있는 힘껏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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