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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1화

”하지만 그날 준혁 오빠를 구한 사람은 내가 아니라…”

임세희의 말이 끝나기도 전에 임씨 아주머니가 그녀의 입을 막았다.

“아가씨, 이 일은 절대 입 밖에 꺼내지 마세요. 준혁 도련님을 구한 사람은 아가씨일 수밖에 없어요. 반드시 기억하세요.”

임세희가 고개를 끄덕였다.

한편, 깊은 밤.

병원에서 나온 이준혁은 김성훈을 찾으러 바에 갔다.

룸에 들어선 이준혁은 아무 말도 없이 술잔을 들고 술만 들이켰다. 그리고는 소파에 느긋하게 기대어 앉아 다리까지 꼬고 있었다. 반쯤 풀어헤친 셔츠까지 더해져서 유난히 치명적이었다.

“뭐야, 경한이 귀국을 환영하는 자리에서 넌 왜 오자마자 술만 마셔.”

말을 하던 김성훈이 술잔에 술을 따른 뒤, 술잔을 들며 말을 이어갔다.

“자, 우리 경한이! 산전 수전 공중전까지 다 겪었으니까 이제 꽃길만 걷게 될 거야.”

김성한에게 언급된 남자는 입에 담배를 물고 앉아 있었다. 길게 찢어진 눈매에 짧은 머리를 한 육경한의 이마에는 길게 뻗은 흉터가 있었다.

그 흉터는 보기 거북하지 않았을 뿐만 아니라 흉터 덕분에 더 거칠고 카리스마 넘쳐 보였다.

이준혁도 술잔을 들었고 세 사람은 그렇게 잔을 부딪친 뒤, 한 번에 마셔버렸다.

“경한아, 너 이번에 완전 소문났어. 3년이야, 육씨 가문이 다시 재기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한 사람은 아무도 없었어. 그때 당시 너를 괴롭히던 그 늙은이들은 지금 덜덜 떨고 있거든. 다들 주식 버리고 도망가기 바빠.”

김성훈이 웃으면서 얘기하자 육경한이 입에 담배를 문 채 차갑게 코웃음을 쳤다.

“도망 못 가.”

육씨 가문에 빚진 만큼 그 대가를 반드시 치르게 할 것이다.

이 말을 다른 사람의 입에서 들었다면 김성훈은 상대방이 건방지고 오만하다고 여겼을 수도 있겠지만 육경한은 달랐다. 그는 해내지 못하는 일이 없는 사람이다.

그때 당시 육씨 가문이 파산하고 육경한의 아버지가 모든 책임을 짊어지고 감옥에 갇히게 되었다. 아버지가 감옥에서 생을 마감하자 육경한의 어머니도 건물 옥상에서 뛰어내려 목숨을 잃었다.

하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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