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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3화

이준혁은 눈살을 확 찌푸렸다.

윤혜인은 왜 이리 급급하게 그와 이혼하고 싶은 건가?

이준혁은 눈앞에 서있는 윤혜인을 물끄러미 쳐다보았다. 며칠 전까지 사랑스러운 모습으로 그의 품에 안겨 있던 여자가 그와 아무런 상관도 없는 낯선 사람처럼 담담한 표정을 짓고 있다.

“나 이따가 하 대표랑 약속이 있어!”

이준혁이 굳은 얼굴로 말했다.

“대표님이 잘못 기억하고 계신 거 같아요. 하 대표님과의 약속은 내일 저녁입니다.”

윤혜인은 심지어 스케줄표까지 꺼내 이준혁에게 보여주며 대꾸했고 이준혁은 그런 그녀의 모습에 화가 치밀어 올라 이를 꽉 깨물며 말했다.

“오늘이 맞아. 조금 전에 나한테 전화 왔어.”

“알겠습니다.”

“용건 끝났으면, 그만 나가.”

기분이 착잡한 이준혁은 그녀를 더 이상 마주하고 싶지 않았다. 윤혜인은 그녀를 귀찮아 하는 듯한 이준혁의 표정을 보며 자기도 모르게 마음이 움찔해졌다.

이제 조금만 지나면 이준혁은 평생 그녀를 마주하지 않아도 될 것이다.

자리에서 일어난 윤혜인이 조금 전에 챙겼던 봉투를 이준혁 앞에 올려 놓은 뒤,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

“대표님, 이건 제 사직서입니다.”

“윤혜인, 그때 당시 이 일자리를 달라고 졸랐던 사람은 바로 너야. 근데 지금 이렇게 갑자기 사직서를 제출해? 직장이 장난 같아?”

이준혁이 이글거리는 눈빛으로 그녀를 추궁했고 그녀의 대답을 듣기도 전에 손을 내저으며 말을 이어갔다.

“나가.”

그녀를 보기 싫다는 뜻이 명확했기에 윤혜인은 아무 말없이 조심스럽게 사무실을 나섰다.

윤혜인이 사무실을 나서자마자 사무실 안에서 무언가 깨지는 소리가 들렸다.

이혼한 전처를 비서로 남기려고 하다니, 대체 이준혁은 무슨 생각인 걸까?

윤혜인은 이해가 되지 않았다.

이튿날부터 이준혁이 갑자기 바빠지기 시작했다. 뒤로 밀렸던 해외 자회사 시찰 업무가 갑자기 날짜를 앞당기게 되었고 출장이 4일이나 잡힌 탓에 이준혁은 금요일이 되어서야 회사로 돌아왔다.

며칠 동안 힘들게 버틴 윤혜인은 드디어 대표 사무실에 갈 기회가 생겼다. 사무실에 들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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