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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95화

이 말에는 은연중에 원지민의 억울함이 묻어 있었다.

그녀가 이렇게 오랜 세월 동안 참아온 이유가 무엇일까?

원지민의 조건은 나쁘지 않았고 높은 지위의 재벌가와 결혼하는 것도 문제가 없었다. 그러나 그녀는 유명무실의 약혼녀 신분을 유지하기 위해 수많은 스캔들을 감내했다. 그리고 그 이유는 단지 이준혁이라는 사람 때문이었다.

그의 신분과 지위는 원지민에게 있어 금상첨화 격일 뿐이었다. 그녀는 세상에 자신보다 그를 더 사랑할 사람은 없을 것이라고 믿었다.

이준혁은 눈을 들어 원지민을 바라보며, 차갑고 무자비한 말을 내뱉었다.

“이미 혜인이를 다시 손에 넣기로 마음먹었으니 어머니께는 내가 직접 말씀드릴게. 네 부모님께도 불편하면 내가 다 설명하고 모든 책임은 나한테 돌릴 거야. 네 명예에는 지장 없게 할게.”

이 말은 어떠한 여지도 남기지 않았다.

원지민은 조금 전 자신이 가졌던 확신이 얼마나 무의미했는지 깨달았다.

이준혁의 말은 사실상 그녀와의 관계를 끝내겠다는 선언이었다.

비록 처음부터 동의한 것은 아니었지만, 원지민은 뒤에서 이 모든 것을 조작했었다.

이준혁은 당시 이런 일에 신경을 쓰지 않았기 때문에 스캔들이 퍼졌을 때에야 알게 되었다.

그리고 그때가 되서야 스캔들을 부인했지만, 대중과 미디어는 이준혁이 공개를 원하지 않는다고 믿었지, 그들이 정말 아무 사이가 아니라는 것은 믿지 않았다.

나중에 이준혁에게 자신도 이렇게 일찍 결혼하고 싶지 않다고 도움을 부탁한 것은 바로 원지민이었다. 그녀라는 방패 역할이 있는 한 적어도 문현미가 이준혁을 계속 재촉하지는 않을 테니 말이다.

눈앞이 새하얘진 원지민은 간신히 감정을 억누르고 있었다.

현명했던 그녀는 괜히 이준혁을 붙잡으며 늘어지지 않았고 곧 평소처럼 미소를 지으며 조용히 말했다.

“알겠어, 네 말대로 할게.”

이준혁은 표정 없이 고개를 끄덕였다.

뒤이어 그가 자리를 떠나려 하자 원지민도 함께 따라나섰다.

차 앞에 거의 다 왔을 때, 이준혁은 뒤따라오는 원지민을 보고 우뚝 발걸음을 멈췄다.

“주 비서한테 차를 준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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