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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4화

이준혁의 물음에 도우미 아주머니가 고개를 숙여 구급상자를 쳐다보며 대답했다.

“아, 구급상자에 상처에 바르는 약이 있어서요. 사모님에게 약 좀 발라드리려고요.”

“혜인이가 어디 다쳤어요?”

이준혁이 고개를 갸우뚱거리며 묻자 도우미 아주머니가 살짝 놀란 표정으로 대답했다.

“도련님 못 보셨어요? 조금 전에 보니까 사모님 발에서 피가 흐르고 있던데.”

이준혁은 도우미의 말에 흠칫했다.

윤혜인의 발이 다쳤다고?

조금 전까지 분노에 휩싸였던 그는 미처 발견하지 못했다.

“아 참, 그리고 한가지 더 말씀드릴 일이 있어요.”

도우미 아주머니가 말을 이어갔다.

“오늘 오후에 임세희 씨라는 아가씨가 찾아왔어요. 두 분이 한참 대화를 나누시다가 임세희 씨가 가고 나서 사모님이 외출하신 겁니다.”

임세희? 임세희가 이곳에 다녀갔다고?

오후쯤 이준혁이 회사에서 업무를 보고 있을 때, 주훈은 그저 그에게 윤혜인이 외출했다는 도우미의 보고를 받았다고 전했을 뿐, 임세희가 이곳에 왔었다는 말은 전해들은 바가 없었다.

스카이 별장의 경호가 매우 엄한 편인데 아마도 임세희가 이준혁의 운전 기사에게 부탁해서 별장 안으로 들어왔을 것이다.

“왜 진작 말하지 않으셨어요?”

이준혁이 눈살을 찌푸리며 묻자 아주머니가 어리둥절한 표정으로 대답했다.

“전 그리 중요하지 않은 일인 줄 알았습니다.”

“중요하지 않다니요? 앞으로 혜인이에 관한 일은 아무리 작은 일이라도 반드시 저에게 보고하세요!”

“알겠습니다, 도련님, 그럼 전 이만 사모님께 약을 발라드리러 갈게요.”

아주머니가 고개를 끄덕이며 돌아서자 이준혁이 아주머니를 불렀다.

“약을 저한테 주세요.”

한편, 방안에서.

침대에서 몸을 일으킨 윤혜인이 찢어진 옷을 벗은 뒤, 잠옷으로 갈아입었다. 발 뒤꿈치에서 느껴지는 통증에 고개를 숙여보니 상처가 다시 찢어진 듯 감고 있던 붕대가 피로 흠뻑 젖어 있었다.

윤혜인은 서러운 마음에 바닥에 털썩 주저앉았다. 예전에 그녀에게도 화려한 시절이 있었다. 전국 대회에서 상도 받고 선생님들의 칭찬도 끊이지 않았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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