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

제70화

“감사합니다, 김 대표님.”

윤혜인이 약을 받으며 인사를 했고 김성훈이 실눈을 살짝 뜬 채 그녀를 괜히 놀렸다.

“에이, 뭘 아직도 김 대표라고 불러요, 자, 이제 성훈 오빠라고 불러줘요.”

“그만해!”

윤혜인이 입을 열기도 전에 이준혁이 그녀의 손을 덥석 잡더니 뒤도 안 돌아보고 진료실을 나섰고 김성훈이 뒤에서 끝까지 언성을 높이며 장난을 쳤다.

“혜인 씨, 우리 약속을 잊지 말아요!”

이준혁은 굳은 표정으로 빠르게 병원을 나섰고 윤혜인은 하마터면 그의 속도에 따라가지 못할 뻔했다.

병원을 나서자 이준혁이 갑자기 말을 걸었다.

“저놈은 신경 쓰지 마.”

윤혜인이 고개를 끄덕이자 이준혁이 말을 보탰다.

“저놈이 장난치고 있는 거야.”

“알아요.”

그녀가 바보도 아니고 김성훈이 그녀에게 전혀 관심이 없다는 것쯤은 당연히 알고 있었다.

그 바닥에 있는 사람들은 절대 윤혜인에게 관심이 생기지 않을 것이다.

이준혁은 그제야 만족스러운 듯 담담하게 물었다.

“어디로 갈 거야? 내가 바래다줄게.”

“아니에요, 저 혼자 택시 타고 가면 돼요.”

윤혜인이 고개를 저으며 대답하자 이준혁이 차문을 열며 그녀를 차에 태웠다.

“오늘 나의 임무는 너를 안전하게 목적지까지 모시는 거야.”

윤혜인은 고개를 갸우뚱거리며 왠지 의심스러웠다.

이준혁이 문현미의 말을 저렇게까지 잘 듣는다고? 그럼 이혼하지 말라는 말은 왜 안 듣는 거지?

“그럼 저를 준혁 씨 본가에 데려다주세요.”

윤혜인의 말이 끝나자 두 사람 사이에 어색한 침묵이 흘렀다. 본가로 간다는 게 무슨 의미인지 서로 잘 알고 있었다.

“혹시 시간 있으면 같이 갈래요? 지금 본가로 가서 준혁 씨 어머니께 잘 말씀드리면 오후에 이혼 수속 밟을 수 있어요.”

윤혜인이 단도직입적으로 말하자 이준혁은 굳은 표정으로 피식 웃었다. 그 웃음은 화가 나고 어이가 없어서 웃는 것 같기도 했다.

“그래.”

이준혁의 대답에 윤혜인이 재빨리 차에 탔고 매우 고분고분한 모습이었다.

직접 운전대를 잡은 이준혁은 셔츠 팔을 대충 거둔 채 가늘고 긴 손가락을
잠긴 챕터
앱에서 이 책을 계속 읽으세요.

관련 챕터

최신 챕터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