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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2화 첫 만남 선물

성혜인은 레스토랑 앞에서 완전히 얼어버렸다. 임경헌은 그녀의 뒤에서 작은 목소리로 말했다.

“창가에 앉아있는 여자분이 제 어머니예요. 진짜 무서운 분이라, 만약 제가 오늘 살아서 나갈 수 있다면 다 페니 씨 덕분인 거예요.”

성혜인은 어쩔 줄은 몰라 일단 머리부터 숙였다. 하지만 반희월은 이미 이쪽으로 시선을 돌렸다. 그녀와 시선을 마주친 임경헌은 몸을 흠칫 떨며 말했다.

“그럼 실례할게요.”

임경헌은 성혜인의 허리에 손을 올리더니 반희월을 향해 걸어갔다.

반희월은 예리한 눈초리로 두 사람을 훑어봤다. 임경헌은 시종일관 젠틀한 미소를 유지하며 성혜인을 챙겨줬다.

“어머니, 이쪽은 제 여자친구 페니 씨에요. 직업은 실내 디자이너예요.”

머릿속이 하얘진 성혜인은 한참 진정한 후에야 이성을 되찾았다. 그리고 반희월은 그녀를 모르는 눈치였기에 한시름 놓고 임경헌을 돕기 위해 뻔뻔하게 입을 열었다.

“처음 뵙겠습니다, 아주머니.”

성혜인은 또렷한 이목구비와 하얀 피부 덕분에 차갑고 도도한 인상을 줬다. 한눈에 봐도 임경헌이 좋아하던 오만한 아가씨와 달랐기에 반희월은 흐뭇한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네가 또 아무 여자나 데리고 와서 나를 골병 얻게 할 줄 알았더니 드디어 철이 든 모양이구나.”

사실 임경헌은 아무 여자나 데리고 와서 한고비를 넘기기 위해 전 전 여자친구에게 도움을 청했다. 하지만 선물을 사며 말 한마디 잘못했다가 뺨을 맞고 방금 전의 상황이 일어난 것이다. 다행히 그렇게 심하게 때린 건 아니었기에 지금은 아무런 자국도 보이지 않았다.

“어머니, 페니 씨는 엄청 유능한 디자이너예요. 사촌 형의 네이처 빌리지도 페니 씨가 직접 디자인을 맡았다니까요. 그러니까 이젠 그만 걱정해요. 저 진짜 새사람 됐어요.”

반승제가 선택한 사람이라면 능력이 100% 보장되었기에 반희월은 보면 볼수록 성혜인이 마음에 들었다.

“이건 첫 만남 선물이야.”

반희월은 자신이 손목에서 팔찌 하나를 빼더니 성혜인에게 건네줬다.

성혜인은 연신 손사래를 쳤다.

“아니에요. 저는 따로 준비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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