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존 마이크를 불러들이자. 이 노인네 분명 할 말이 한가득일 거야. 먼저 푸념 좀 늘어 눟게 해, 외국 어르신을 숨 막혀 죽게 놔두면 안 되니까.” 이진기가 한숨을 쉬며 말했다.그러자 김나희가 웃으며 말했다. “분명히 벌써부터 견디지 못하고 있을 거야. 지금 바로 불러들 일게.”김나희가 떠난 후 얼마 지나지 않아 누군가가 노크를 했다.“들어오세요.”컴퓨터 화면에 쌓인 업무에 머리가 지끈거리는 이진기가 무력하게 대답했다.이진기의 말이 떨어지자마자 화가 난 듯한 한 존 마이크가 사무실 문을 차고 들어왔다. 키는 작지만 지금은 분노와 약간의 원망이 섞인 표정을 짓고 있는 존 마이크를 보며 이진기는 다소 미안한 마음을 갖고 말했다. “우리 수석 운영자님, 왜 그런 표정을 지으시나요? 기분이 좋지 않아 보이시네요?”그러자 존 마이크가 얼굴을 굳히며 이진기의 책상 앞에 섰다. “진기 사장님, 저는 나이가 들어 현재의 직무를 수행하기 어려울 듯합니다. 그러니 제 사표를 받아주십시오.”그러나 이진기는 빈손인 존 마이크를 바라보며 웃으며 말했다.“사표요? 존 마이크 씨 같은 고위 임원이 사표를 내는 건 입으로 말하는 것보다 복잡합니다. 적어도 사표를 보여주셔야 하지 않겠어요?”존 마이크가 화를 내며 말했다. “좋아요, 지금 바로 돌아가서 사표를 쓰겠습니다.”그렇게 말하고 존 마이크는 곧장 돌아서려고 했다.“잠깐만요.”이진기가 서둘러 존 마이크를 불러 세웠다. 그리고는 웃픈 목소리로 말했다. “존 마이크 씨, 고혈압 있잖아요. 그러니까 너무 격분하지 마세요. 건강에 해롭답니다. 그러니 그쯤에서 그만하시고, 하고 싶은 말 있으시면 빨리 하세요. 사표 얘기는 더 이상 꺼내지 마시고요. 존 마이크 씨도 알다시피, 저와 나희는 존 마이크 씨 없이는 못 살아요.”이 말은 이진기가 전혀 과장 없이 존 마이크를 평가한 것이었다.존 마이크의 풍부한 관리 및 운영 경험은 이진기가 모르는 사이 많은 일을 해결해주었다.진희 회사가 발전하는 속도가 아무리 빠르더
이진기의 말에 존 마이크는 조금 당황했다.“독립적이라고요? 안 됩니다, 그렇게는 안 돼요.”존 마이크의 말에 이진기가 놀라며 말했다. “왜죠?”존 마이크가 말했다.“지금 두 체제가 서로 독립적으로 운영되고 있어 겉으로는 문제가 없어 보이긴 하죠. 관리상의 혼란을 방지할 수 있다는 장점도 있긴 하고요. 하지만 진희의 자원이 노키아 같은 대기업을 지탱하기에 부족하지 않겠습니다?”이진기가 웃으며 말했다.“그건 저도 이미 생각해본 문제입니다.”미래 수십 년간의 휴대폰 산업 발전 경험을 가지고 있는 이진기는 사실 노키아의 미래를 그다지 걱정하지 않았다.지금 이진기는 노키아의 사장이며, 전생의 구태를 버리고 AP회사의 길을 걷게만 한다면, 실패할 일이 없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이것을 존 마이크에게 직접 말할 수는 없었다.존 마이크는 이진기의 생각을 모른 채 계속해서 말했다. “하지만 진희가 세계로 발돋움하여 진정한 다국적 그룹이 되고자 한다면, 노키아를 포함시켜야만 합니다. 진희 자본을 모기업으로 하여 모든 산업을 지배하는 것, 이것이 다국적 집단의 필수적인 길이죠. 그리고 노키아가 진희에게 줄 수 있는 가장 큰 이점은 전 세계에 걸친 상업적 명성이예요. 비즈니스 영역에서 노키아는 이미 전 세계 사람들에게 알려지고 기억될 수 있는 능력을 가지고 있지만, 진희는 그렇지 않습니다. 그래서 진희가 진정 국경을 넘어 세계로 향하고자 한다면, 가장 편리하고 빠른 방법은 노키아의 명성과 힘을 빌리는 겁니다.다른 건 말할 것도 없고, 노키아가 전 세계 수십 개국에 분포한 지사와 공장만 해도, 진희가 다른 이들과 비교할 수 없는 자원을 갖고 있는 셈입니다. 이것이 얼마나 많은 인력, 물력, 재력을 절약할 수 있는지 아십니까? 하지만 진희 자체 자회사로 진희를 발전시키려면, 얼마나 많은 시간이 필요할까요?”존 마이크의 말에 이진기의 표정이 점차 진지해졌다. 이진기는 이 문제에 대해 자신이 고려하지 못한 부분이 분명히 있음을 인정하지 않을 수 없었다.존 마이크는
“존 마이크를 이 자리에 앉히는 건 가장 불가능하지만 또 가장 합리적인 선택이었어.”그날 밤, 집으로 돌아가는 차 안에서 이진기는 김나희에게 설명했다.“회사가 커지면 숲도 커지는 거야. 숲이 커지면 온갖 새가 다 있기 마련이지. 각 사업부의 책임자들도 말하지는 않지만, 누가 더 올라가고 싶지 않겠어? 특히 진희 모기업이 곧 개편될 거라는 소식이 나온 뒤로, 평소에 순진하게 굴던 직원 마저도 이 거대한 상업 제국의 2인자 자리를 탐낼 거야. 그래서 난 권력의 불균형과 내부 마찰을 피하기 위해 이 자리를 일찍부터 내놓은 거야. 그러니 존 마이크에게 주는 게 최선의 선택이야.”김나희가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그래, 존 마이크가 능력도 충분하고 권위도 있는 사람이지. 그런데 가장 중요한 건 아마도 존 마이크가 외국인이라는 거겠지?”이진기가 웃으며 말했다. “그 뿐만은 아니야. 존 마이크는 나이도 많고, 국적상으로도 제한되어 있어서 진희의 후계자로 키우기에는 불가능해. 이 점은 존 마이크도 잘 알고 있어. 그러나 그렇기 때문에 존 마이크의 입장과 마음가짐이 가장 초연할 수밖에 없지.”김나희가 불만을 표하며 말했다. “너가 이제 몇 살인데, 왜 벌써 후계자를 생각하고 있는 거야.”이진기가 고개를 흔들며 말했다. “그 때문이 아니야. 진희를 개편하지 않아도 이 상황을 계속 유지하겠지. 하지만 집단화 개편이 이뤄지면, 나는 모기업 사장 자리에서 물러나야 해. 사장 자리를 탐내는 사람은 더 많겠지. 사실 내 의도는 네가 그 사장 자리를 맡는 거였어.”이진기의 말을 듣고 김나희는 급히 고개를 흔들며 말했다. “싫어. 지금 내 일도 벅차서 정신 없는데 사장 자리를 맡아라니.”“그러니까, 네가 사장을 맡는다면 재무 이사 자리는 반드시 내놓아야 해. 하지만 재무 이사 자리, 내가 보기에는 사장 자리보다 더 중요해. 내가 있는 한, 언제든지 사장을 교체할 수는 있지만, 재무 이사는 다르지. 재무 이사는 내가 절대적으로 신뢰할 수 있는 사람이 아니라면, 혹여나
유우성도 웃으며 이진기의 손을 꽉 잡고 흔들었다. “너 이 녀석, 이번에 나가서 꽤 큰일을 해냈던데.”“하마터면 목숨까지 잃을 뻔했네요. 그 고생을 말로 다 설명하지 못해요.”이진기가 웃으며 대꾸했다.“좋아, 꽤 담대한 사람이었었네 이진기. 난 네가 좌절에 부딪혀 물러설까 봐 걱정했었는데, 이제 보니까 넌 싸울수록 용기를 얻는 사람이구나.” 유우성이 만족스럽게 말했다.“제 뒤에 이렇게 많은 사람들이 지지해주는데, 제가 물러설 이유가 없죠.” 이진기가 진지하게 말했다.“네가 그렇게 말해주니 마음이 놓인다.”유우성이 이진기를 거실로 안내했다. 이윽고 두 사람은 거실 소파에 앉아 말했다. “오늘은 임시 금지령의 마지막 날이야. 내일부터는 주식 시장이 다시 열릴 거야. 그래서 한세븐 펀드는 준비를 했니?”“아뇨, 안했습니다.”이진기의 대답에 유우성이 미간을 찌푸렸다.그러자 이진기가 쓴웃음을 지으며 말했다.“우성 비서님, 우리 둘 다 잘 알고 있는 사람들이니까 입 발린 말은 그만 둡시다. 그래서 말인데 하나만 묻죠. 만약 우성 비서님이 제 위치에 있다면, 어떤 준비를 하겠습니까?”이 말에 유우성은 웃픈 표정을 지었다.“준비를 하려면 뭔가 있어야 준비하지.”이진기가 양손을 펼치며 말했다. “그런데 지금 제겐 돈도 없고, 권력도 없어요. 그런 저에게 무엇을 준비하라는 겁니까.”그러자 유우성이 짜증 섞인 목소리로 말했다. “돈이 필요하면 그냥 말해. 왜 돌려 말하고 있는 거야.”이진기는 그제서야 헤헤 웃으며 말했다. “이렇게 해서라도 좋은 핑계와 이유를 만들어야죠.”유우성의 표정이 진지해졌다. “솔직히 말하자면, 이번에는 정말로 네 요구를 충족시키러 온 거야. 하지만, 너가 너무 무리한 요구를 하면 우리도 어쩔 수 없어. 우린 양쪽 모두가 받아들일 수 있는 접점을 찾아야 해.”“좋습니다, 그럼 1조…”이진기의 담백한 대답에 유우성이 잠시 멈칫했다.“달러.”이진기가 이어서 뱉어낸 두 글자에 유우성이 미간을 찌푸렸다.“지금 나
“이건 반드시 이길 수 있는 전투가 아닙니다.”이진기의 안색이 좋지 않았다.“그렇게 쉬운 전투였다면, 제가 이렇게 처참하게 당했겠습니까? 지금 한세븐 펀드의 180조 H국 화폐가 동결되었습니다. 솔직히 말해서, 지금 상황은 상대는 칼을 쥐었고 우리는 고깃덩이인 셈이죠. 모든 건 상대의 기분에 달린 겁니다. 그런데 상부에서 지금 저한테 반드시 이기시라고만 하시면 전 그냥 이 일을 관둘 겁니다.”그러자 유우성이 이진기를 향해 말했다.“진기, 이 일로 네 마음이 다치는 일은 없었으면 좋겠어. 어려움은 결국 극복할 수 있어. 20년, 30년 전은 이보다 훨씬 어려웠지만, 우리 선조들이 하나 하나씩 이겨냈잖아?”“우성 비서님, 그런 말로 저에게 중대한 책임감을 떠맡기는 건 아니라고 생각합니다.”이진기가 말했다. “제 목숨을 걸고 싸우는 건 상관없습니다. 하지만 제 뒤에는 수천 명 직원들의 가정까지 달려 있습니다. 제가 아무리 제 자신을 생각하지 않는다고 하더라도, 적어도 제 밑에 있는 직원들과 투자자들은 생각해야 하지 않겠습니까?”유우성이 낯 색이 차갑게 굳어졌다. 이윽고 유우성이 말했다.“그럼 어떻게 하고 싶은 거야?”그 말에 이진기의 얼굴이 그제야 풀렸다. 이진기는 헤헤 웃으며 말했다. “제 요구는 정말 높지 않습니다. 심지어 144조도 필요 없어요. 하지만 한 가지, 국가팀은 반드시 제가 지휘해야 합니다.”유우성이 잠시 멈칫했다.“DV은행 아래에 DV투자펀드가 있더라고요. 바로 국가 팀 중 하나죠. 듣기로는 권한이 매우 크다고 들었는데요?”이진기의 말을 듣고 유우성은 그제야 그 뜻을 알아차렸다.“생각하지도 마.”유우성이 목소리를 높였다. “그 펀드는 내가 움직일 권한도 없어. 복잡한 승인 절차는 네가 생각하는 것처럼 그렇게 간단하지 않아. 그런데 그 펀드를 지휘하겠다니, 너 미쳤어?”“그럼 이만 하시죠.”이진기가 양손을 펴며 말했다. “저의 입장도 변함없습니다. 좋은 요리사도 좋은 재료가 없으면 요리를 할 수 없잖아요? 상부에
많은 사람들이 서브프라임 모기지론 위기에 대해 알고 있지만, 이 위기에 대한 인식은 M국 경제를 하락 시킨 금융 쓰나미라는 단순한 개념에 머물러 있다. 그리고 서브프라임 모기지론 위기를 초래한 가장 유명한 사건은 세계 4대 투자 은행 중 하나인 홀딩스 주식회사가 파산한 것이었다.하지만 이진기는 서브프라임 모기지 위기의 진정한 핵심이 서브프라임 신용대출 위기라는 것을 잘 알고 있었다.M국은 국민 소비를 자극하고 자국의 세계 최강국 지위를 유지하기 위해 장기간에 걸쳐 양적 완화 정책을 시행해 왔다.그리고 M국의 양적 완화 정책은 RB국의 것과는 조금 달랐다. 양적 완화 정책의 본질은 M국이 화폐를 추가로 인쇄하여 국내 복지 및 M국 정부 자체의 부채를 없애는 데 사용했다는 것이며, 이 과정은 수십 년에 걸쳐 이루어졌다.다른 나라가 이런 식으로 행동했다면 애저녁에 끝났을 것이다.하지만 M국은 다르다. 전 세계 금융 및 군사 정치의 패권을 유지함으로써 M국은 가장 핵심적이고 중요한 체제를 구축했는데, 그것이 바로 달러 체제이다. 그것의 학술적 정식 명칭은 브레튼 우즈 체제, 즉 세계 달러본위체제이다.자세히 설명하려면 수만 단어로도 설명이 부족하지만, 이것의 핵심은 전 세계가 달러를 결제통화로 사용한다는 것이며, 달러의 인쇄권은 M국 연X준비은행의 손에 달려있다는 것이다.즉, M국의 양적 완화 정책으로 인해 달러 결제를 지원하는 전 세계 모든 국가가 M국의 고소비, 고부채, 고복지를 위해 대가를 지불하게 된 셈이다.그래서 M국은 수십 년 동안 이런 식으로 행동해 왔던 것이고, 전 세계 사람들이 공동으로 그 대가를 지불함으로써 큰 문제가 발생하지 않았다.하지만 결코 만능이 아니었다. 장기간의 국내 양적 완화 정책으로 인해 시장과 은행 손에 많은 돈이 생겼다. 자본과 화폐의 이윤 추구 성향으로 인해 돈은 반드시 이익을 창출할 수 있는 산업을 찾아야 한다.전 세계 모든 국가가 이 문제에 직면했을 때, 자본은 주식 시장과 부동산으로 향했으며, M국도 예외는
분명히 누군가는 알아챘을 것이다. 하지만 누가 신경 쓰는가, 대부분은 뒤통수만 맞지 않으면 된다는 생각이었다.광란의 축제는 여전히 계속되고 있다. 전생과 같은 시간대로 발전한다면, 7년 후인 2008년에 서브프라임 모기지 위기가 M국에서 폭발할 것이다. 하지만 지금, 이진기는 화려함의 가짜 가면을 찢고 M국의 핵심을 무너뜨리는 사람이 되려고 한다.한편 이진기의 말을 듣고 있던 곽천영은 충격에 빠졌다. 이런 말은 아무나 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보통 사람이 이렇게 입방정 떤다면 큰 문제는 없지만, 높은 위치와 막대한 힘을 가진 사람이 말할 때는 반드시 근거가 있게 말해야 한다. 그렇기에 아무리 오만한 사람이라도 M국 금융의 핵심을 무너뜨리겠다는 말은 감히 하지 못할 것이다.하지만 곽천영은 아무것도 묻지 않았다. 대신 매우 간단한 질문을 했다. [내가 무엇을 해야 하나?]단순한 질문, 아홉 글자에 곽천영이 이진기에 대한 무한한 신뢰와 지지가 담겨 있었다. 또한 이 깊은 애정과 의리를 느낀 이진기는 깊게 숨을 들이키고 말했다. “천영 어르신, 곽씨 가문이 해야 할 일은 M국의 서브프라임 신용 시장을 최대한 공매도하는 것뿐입니다.”곽천영은 잠시 침묵한 후 말했다. [좋아, 내가 진규에게 너한테 연락하라고 전하마.]단지 그 한마디였다. 곽천영은 왜 그래야 하는지, 어느 정도 확신이 있는지 묻지 않았다.한편 이진기는 주먹을 꽉 쥐었다. 곽천영의 이러한 무조건적인 지지와 신뢰 있다면 이진기는 모든 것을 걸고 미래를 위해 싸울 것이다.곽천영과의 통화를 마친 후, 이진기는 잠시 고민하더니 두 번째 전화를 걸었다. 이번에는 황대준이었다. 그러나 전화를 받은 것은 황태준의 집사였고, 황태준의 집사가 메시지를 전한 후 한참 기다려 서야 이진기는 황태준과 통화할 수 있었다.[여우 같은 녀석, 네 전화는 정말 받고 싶지 않았는데.]전화 저편에서 황태준의 목소리를 듣고 이진기는 웃으며 말했다. “태준 어르신이 저 같은 후배에게 주는 칭찬인가요?”[흥, 할 말
이진기의 말이 이미 분노로 가득 찬 황태준의 호흡을 갑자기 가빠지게 만들었다. [여우야, 네 자신도 지키기 어려운 판에 나를 위협하다니? 나 황태준이 H 상업을 이끌고 전국에서 사업을 할 때, 넌 아직 진흙놀이를 하고 있는 애송이였어. 그런데 그런 네가 나를 위협하다니?]이진기가 한숨을 쉬며 말했다. “보세요, 태준 어르신과 같은 선배님과 이런 일을 상의할 때, 제가 제일 걱정하는 부분이 바로 이런 겁니다. 제가 말만 하면 나이를 들먹이시잖아요. 맞아요, 태준 어르신은 먼저 사업에 뛰어드셨고 대단하신 분이시죠. 그렇게 특별한 시대에 H 상업을 일으키신 것만으로도, 솔직히 말해 전국의 다른 세 상인회 중 아무도 태준 어르신의 상대가 되지 못할 겁니다. 태준 어르신께서 십 년이나 이십 년이라도 더 젊으셨다면, 저는 태준 어르신에게 이런 말을 할 용기조차 없었을 겁니다.하지만 태준 어르신도 나이가 드셨잖아요. 저는 태준 어르신께 진심으로 하나만 묻겠습니다. 지금의 진희가 국내 어느 회사나 상인연합회와 싸워야 한다면, 얼마나 큰 압력을 느낄까요?”이진기의 말은 황태준을 놀라게 하기는커녕, 황태준이 비웃음을 터뜨리게 만들었다.[여우야, 정말 국내 상업계를 네 마음대로 할 수 있다고 생각해? 진희가 크긴 커도, 아직 내공이 부족해. 네가 몇 번이나 견딜 수 있겠어? 그리고 맞아, 단기간에 진희를 이렇게 큰 규모로 발전시킬 줄은 아무도 예상치 못했지. 하지만 시간이 너무 짧았고, 규모는 크지만 뼈대는 약해. 너에게는 내공을 쌓고 뼈대를 다듬을 수 있는 시간이 너무 없었어.그런데 H상업을 공격하고 싶다고? 좋아, 공격해 봐. H상업이 망하면 너의 진희도 끝나. 나 같은 늙은이는 어차피 땅에 묻힐 때가 됐으니 아쉬울 게 없지. 이런 내가 너를 공격한다면, 그건 내가 후배가 나보다 잘나가는 걸 보기 싫어서라고 밖에서 떠들어 댈 거야. 하지만 네가 선제 공격을 한다면, 누가 나를 탓할 수 있겠어?]‘태준 어르신...’이진기는 눈살을 찌푸렸다. 정말 다루기 어려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