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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8화

우정군의 공장 대출을 전부 농협에서 받았기 때문에 장기현에 대해 잘 알고 있었다. 실권을 손에 쥐고 있는 지점장과 몇 번이고 친해지려고 노력했지만 장기현은 번번이 곁을 주지 않았고 심지어 사무실에 발을 들일 기회조차 우정군에게 주지 않았다.

그런데 지금 굽신거리고 있는 장기현을 보니 우정군의 입가는 자신도 모르게 부르르 떨렸으며 아부로 가득한 저 표정이 자신이 장기현 앞에서 보였던 비굴한 자세와 너무도 똑같았다.

“장 형님.”

이진기도 이런 곳에서 장기현을 마주치자 깜짝 놀라서 웃으며 그와 악수했다.

“이 형제님, 집을 사려고 하는 건가요?”

장기현의 물음에 이진기는 고개를 끄덕이며 사람들을 쳐다보면서 평온하게 말을 이어갔다.

“네! 마음에 드는 집이 있으면 구매하려고 집을 보러 왔는데 여기 직원분들의 서비스가 조금 실망스럽네요, 저 두 사람 때문에 저를 내쫓으려고 하는데 지금 막 가려고 하던 중이었어요.”

겉으론 평온한 말투에서 나온 말이었지만 그의 말에는 뼈가 있었다.

부동산 회사의 매니저는 대출금을 받기 위해 무릎이라도 꿇고 아버지라도 부르고 싶은 심정이었고 우정군은 아무리 장기현과 친분을 쌓으려고 노력을 해도 늘 실패했는데 그런 장기현이 이진기 앞에서는 저토록 공손하고 조심스러운 자세라니. 태도 차이가 이보다 더 확실할 수는 없었다.

눈치가 빠른 부동산 주 매니저는 장기현의 표정이 바뀌어 화를 내려고 하자 쿵쾅거리는 심장을 부여잡고 재빨리 이진기에게 다가가서 허리를 깊숙이 굽혀 사과를 했다.

“이 선생님, 서비스가 실망스러웠던 점은 전적으로 저희 책임입니다. 여기 있는 직원들은 저희가 전부 해고하겠습니다. 또한 지금부터는 제가 직접 상담해 드리고 최고의 혜택으로 저희의 성의를 보여드리겠습니다.”

참 눈치가 빠른 사람이네.

이진기는 웃으며 매니저를 바라보았고 그의 뜻을 오해한 주 매니저는 잠시 생각에 잠겼다가 고개를 돌려 우정군과 이지아를 보며 호통을 쳤다.

“지금 우리 분양실에서 VIP 고객을 모시고 계시니 잠시 영업을 중단하도록 하겠습니다. 두 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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