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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02화 내가 만날 거 없어

“동혁아, 내가 내일 회장님을 만나면 꼭 너를 잘 소개해 놓을게.”

“H시에서 누가 회장님의 이름을 빌려 호위호식하고 있다고 말이야.”

“회장님께서 이 사실을 알고 화를 내실지 아니면 그냥 웃어넘길지 한번 보자고.”

천미는 동혁을 노려보며 냉소를 짓고 말했다.

“언니, 제발 그러지 마!”

동혁은 아무 반응이 없었지만 오히려 세화의 안색이 많이 변했다.

그녀는 동혁이 또다시 일에 말려드는 것을 원하지 않았다.

“동혁아 빨리 좋은 말로 천미에게 사과하지 않고 뭐 하고 있어? 너 정말 죽고 싶어서 그래? 무슨 말을 감히 그렇게 함부로 해?”

류혜진도 놀라서 욕설을 내뱉었다.

‘가뜩이나 동혁이 놈 때문에 속이 말이 아닌데, 이 말썽꾸러기가 매번 이렇게 일을 일으키려고 하다니.’

“동혁 씨, 어서 언니에게 사과해.”

세화도 동혁을 힘껏 잡아당기더니 예의 없이 구는 것이 못마땅했는지 말했다.

동혁은 어쩔 수 없이 천미에게 사과할 수밖에 없었다.

그러자 천미는 만족해하며 고고하게 말했다.

“세화를 봐서 회장님께 너를 봐달라고 할게. 하지만 내 말 잘 새겨 들어. 앞으로 입조심하고 함부로 말하는 습관을 고쳐.”

잠시 더 앉아 있다가 천미는 거들먹거리며 돌아갔다.

“동혁이 너 다음에도 네 그 뚫린 입을 잘못 놀리면 내가 바늘로 네 입을 꿰매어버릴 거야.”

류혜진은 손가락으로 동혁의 머리를 반복해서 찌르고 몇 마디 욕을 한 후 그를 놓아주었다.

다음날 오전 9시, 사람들이 막 출근한 시간.

정장 차림의 천미가 기대하는 마음으로 성세그룹 본사 빌딩을 찾아왔다.

그녀를 응대한 사람은 동혁의 비서 선우설리이다.

‘이 여자는 성세그룹 회장의 비서이면서 가란은행 사장도 겸직하고 있다고 들었어.’

‘거기다 가란은행에 부임하자마자 사람들을 청소해 열몇 명을 감옥에 보냈다고 했지?’

천미는 선우설리를 마음속으로라도 가볍게 여기지 못했다.

“설리 사장님, 안녕하세요. 어제 미리 회장님과 만남을 약속하고 이렇게 찾아왔습니다.”

“심 사장님, 잠시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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