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

제431화

다음 날 이른 아침, 집안의 도우미들이 소파에서 자고 있는 유남준을 처음 본 것은 그때였다.

유남준은 소리를 듣고 곧바로 눈을 떴다.

“민정아.”

“도련님, 저예요, 사모님께서는 아직 안 깨셨어요.”

도우미가 대답했다.

유남준은 살짝 얼굴을 찡그렸다.

“알겠으니 이만 나가요. 요즘은 내가 부르기 전까지 안 와도 됩니다.”

신림현에 살면서 도우미가 너무 많은 것을 싫어했던 유남준이었다.

“네.”

도우미는 조심스럽게 나가서 문을 닫았다.

유남준은 깨어난 후 잠기가 달아나 박민정이 일어나기를 기다렸다.

박민정은 임신 후 매일 늦잠을 자고 늦게 일어나는 일이 잦아졌다.

어제 윤소현과 함께 오후 물건 고르느라 동행한 탓에 오늘 일어나 보니 벌써 오전 열 시였다.

씻고 아래층으로 내려가던 중 음식 냄새가 났다.

박민정은 유남준이 보이지 않자 계속해서 앞으로 걸어갔고, 부엌 불 앞에서 허둥지둥 바쁘게 움직이는 그가 보였다.

유남준은 사업적으로 뛰어나고 피아노도 잘 치지만 딱 하나, 요리만 못했다.

박민정은 그가 몇 번이나 손이 델 뻔한 것을 보고 참지 못하고 다가갔다.

“내가 할게요.”

하지만 유남준의 큰 몸은 비킬 생각이 없었다.

“걱정 마, 밖에서 사 온 건데 그냥 데우면 돼.”

그는 박민정이 자신의 요리가 서툴러서 그런가보다 생각하며 설명했다.

어쩐지 요리도 못하는 사람이 오늘은 웬일로 성공했다 싶었다.

“그럼 손 데지 않게 조심해요.”

어제는 어제고 오늘은 오늘인지라 박민정은 그를 힘들게 하고 싶지 않아 사이드 테이블로 가서 기다렸다.

그녀는 유남준의 바삐 움직이면서도 어딘가 어색한 뒷모습을 보며 전에 이지원이 했던 말을 떠올렸다.

유남준이 자신의 손으로 직접 음식을 차려주었다고 했다.

심지어 그녀가 SNS에 올린 사진에서는 마치 요리사가 한 것 같은 음식이 차려져 있었다.

하지만 최근 유남준과 함께 지내면서 그가 정말 요리를 할 줄 모른다는 것을 알게 된 그녀는 이지원이 일부러 거짓말을 했다고 생각했다.

그런 생각을 하는 사이 유남준은 이미 모든 음식을 식탁에
잠긴 챕터
앱에서 이 책을 계속 읽으세요.

관련 챕터

최신 챕터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