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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75화

“그래요, 누굴 만나실 건데요? 저랑 같이 가요.”

박민정은 즉시 대답했다. 지금은 은정숙이 자신의 시야에서 잠시도 떨어지게 하면 안 될 것 같았다.

“그냥 옆 마을 영천댁에 갔다 오려는 거야. 그 집 며느리가 손자를 낳았다는데 내가 한번 가보려고. 넌 집에서 곡이나 써, 나랑 같이 갈 거 없어.”

은정숙이 부드럽게 말하자 박민정은 그녀의 손을 꼭 잡으며 고개를 저었다.

“안 돼요. 의사가 지금 푹 쉬셔야 한다고 했단 말이에요.”

“바보야, 난 정말 괜찮다니까? 전에 그 전문가가 사오 년 사는 건 문제 없다고 했던 거 기억 안 나?”

박민정이 동의하지 않을까 봐 은정숙은 또 거짓말을 했다.

“너 영천댁 기억 안 나니? 그 여편네는 다른 사람이 있는 걸 싫어해. 평생 친구라고는 나밖에 없어. 네가 가면 우린 얘기도 편하게 나누지 못해.”

박민정은 은정숙이 요즘 종일 집에만 있다 보니 친구도 만나지 못하고 적적하셨을 거라 생각되어, 조금 고민하다가 이내 고개를 끄덕였다.

“알겠어요. 그럼 그 댁까지 제가 모셔다드릴게요.”

“그래.”

약속을 한 후에야 박민정은 비로소 마음이 놓였다.

집에 돌아온 윤우는 은정숙이 다쳤다는 걸 알고 조용히 간병인한테 자초지종을 물었다.쓰레기 외할머니가 집에 왔을 뿐만 아니라 은정숙을 때려 다치게까지 했다는 걸 듣자 바로 예찬이한테 전화를 걸었다.

“박예찬! 그 나쁜 여자, 아직도 혼을 안 낸 거야?”

나쁜 여자?

예찬이는 얼떨떨해서 물었다.

“누굴 말하는 거야?”

“그 늑대 외할멈 있잖아!”

예찬이는 이제야 그 나쁜 여자가 누굴 가리키는지 알았다.

늑대 외할멈이라는 단어는 처음 듣지만 또 왠지 잘 어울리는 호칭이었다.

“한수민 계좌에는 돈이 없어. 돈은 다 그 여자 남편 윤석후가 갖고 있어. 그래서 요즘에 밤마다 윤석후 회사 시스템을 뚫고 있어.”

그 말을 들은 윤우는 엄지를 내보이며 예찬이를 칭찬했다.

“형, 진짜 짱이야!”

예찬이는 어이가 없어 속으로 구시렁 거렸다.

‘쓸모없을 땐 박예찬, 쓸모가 생기면 형이구나?’

“됐어, 별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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