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효진은 둘도 없는 절친에게 속마음을 털어놓았다.“그래 그렇다면 정말 아름다운 만남이지. 그래서 찾았어?”손이림은 뭔가 생각하는 듯 잠시 침묵했다.유효진은 한숨을 내쉬며 고개를 가로저었다.“아무런 단서도 찾지 못했어. 어쩌면 영원히 못 찾을 것 같아......”“나도 오늘 만난 사람 있어!”손이림의 머릿속에 문득 임찬혁의 모습이 떠올랐다.“경매에서 내가 점찍은 물건을 빼앗았어. 그래서 절반만 팔라고 했는데 나 바로 거절당한 것도 모자라 얻어맞기까지 했다니까?”“내일 몽타주 줄 테니까 그 남자 찾을 때, 이 자식까지 좀 찾아줘. 내가 아주 제대로 혼내줄 거야.”손이림은 수치와 분노로 얼굴이 빨개졌다.임찬혁에게 엉덩이를 맞았던 순간을 생각하니 당장 찢어 죽이고 싶었다.“아니, 감히 너와 경쟁한다고? 어떤 자식인지 너무 궁금한걸?”유효진은 할 말을 잃었다.교토 명문가의 아가씨인 손이림이 이렇게 화가 난 것은 본 적이 없다.“쿵쿵쿵!”이때 문을 두드리는 소리가 들리더니 임찬혁이 문을 열고 들어왔다.치킨을 사지 못해 연우에게 어떻게 설명할지 고민했는데 연우는 이미 잠에 들었고 방에는 유효진을 제외하고도 또 다른 여자가 있었다.“너?”“너?”임찬혁과 손이림은 이구동성으로 외쳤다.다른 점이라면 임찬혁은 그저 놀랐을 뿐이지만 손이림은 격분하며 펄쩍 뛰었다.방금 유효진에게 부탁해 찾아달라던 남자가 바로 눈앞에 있다.여기서 서로를 마주치다니?“두 사람 아는 사이야?”유효진도 멍해졌다.임찬혁이 교토 명문가의 아가씨와 구면이라니?“저 자식 누구야? 날 때렸다는 자식이 바로 저 자식이야!”손이림은 임찬혁을 가리키며 씩씩거렸다.“네가 점찍은 물건을 빼앗은 것도 모자라 널 때렸다는 사람이 저 사람이라고?”유효진은 순간 머리가 띵해졌다.사고뭉치 임찬혁이 또 사고를 쳤다.“임찬혁 씨 내 남편......”유효진은 손이림에게 미안한 마음이 들었다.“찬혁 씨, 이림이 내 절친이니까 빨리 사과해요.”아무리 명의상 남편이라해도 손이림을 때
사실 손이림이 인형태세를 빼앗으려는 순간 임찬혁은 이미 그녀에게 질병이 있다는 것을 알아보았는데 그녀는 보기 드문 선천적인 한체이다.이런 질병은 매우 희소하지만 사람을 지독하게 괴롭힌다. 특히 생리가 올 때면 생리통으로 지옥을 겪는다고도 한다.“그걸 어떻게?”손이림은 깜짝 놀랐다.여러 개의 세계적인 병원에서 진찰받았지만 전부 병을 진단하지 못했다.그러다가 유랑 도사를 만났는데 도사는 그녀에게 선천성 냉증이라고 말해주었다.“대충 얻어걸린 것 같은데, 그렇다면 말해봐. 내 병명이 뭐야?”손이림이 계속 물었다.인형태세같은 진귀한 물건의 가장 큰 가치는 역시 약으로 쓰이는 것이다.그녀는 인형태세를 원하지만 사람들은 왜 그녀가 필요로 하는지 몰랐다.“매달 그날이면 많이 아프겠네. 게다가 출혈량도 많고 시간도 보통 사람의 두 배는 될 텐데 얼마나 괴롭겠어?”“외출할 때 가장 많이 챙기는 물건이 생리대지? 지금 당장 화장실로 가는 게 좋을 거야. 아니면 흘러넘친다?”임찬혁의 말에 손이림은 안색이 변하더니 다급히 생리대를 챙겨 화장실로 달려갔다.임찬혁의 말이 맞다. 곧 넘쳐날 것 같다.옆에 있던 유효진은 너무 놀라 입을 가렸다.그러니까, 임찬혁의 말이 맞았다고?단지 교도소에서 약간의 처방전을 배운 운 좋은 놈이라고 생각했는데, 지금 보니 꽤 용하다.잠시 후 손이림이 화장실에서 나왔다.그녀는 오만한 자태를 잃어버린 채 약간 붉어진 얼굴을 하고 있었다.“내 병도 알아봤으니 인형태세 좀 나눠줄래?”“가격은 네가 원하는 대로 줄게. 가지고 나온 돈은 얼마 없지만 집에 돌아가면 바로 통장으로 쏴줄게.”손이림은 그나마 사근사근한 말투로 말했다.임찬혁은 그녀의 질병을 낱낱이 알아봤고, 게다가 절친의 남편이라 강경한 방법은 쓸 수 없었다.임찬혁은 고개를 저었다.“인형태세를 쓴다고 해서 그 병을 치료할 수 없어. 단지 완화될 뿐이지. 하지만 난 고칠 수 있어.”“내 병 치료할 수 있다고?”“농담 아닌 거 확실해?”손이림은 믿을 수 없다는 표정
“치료받기 싫으면 관둬!”임찬혁이 짜증 섞인 목소리로 말하자 손이림은 입술을 꼭 깨물고 잠시 고민하다가 정서를 가다듬었다.“좋아! 만약 치료하지 못하면 넌 죽었어!”말을 끝낸 그녀는 침대에 엎드려 잠옷을 위로 조금씩 올렸고 결국 손바닥 마한 천 조각만 말랑한 엉덩이를 가린 채 다리가 다 드러났다.희고 가느다란 다리가 임찬혁의 시야에 들어왔다.손이림은 잠옷을 허리춤까지 끌어당기고 우물쭈물 물었다.“됐어?”“됐어.”임찬혁은 심호흡하고 속으로 감탄했다. 이 여자 나중에 아들을 낳을 것이 분명하다.잘록한 허리와 우뚝 솟은 힙은 완벽한 곡선을 이루었고 게다가 희고 가는 다리는 아름다운 풍경을 이루었는데 임찬혁은 저도 몰래 온몸의 혈관이 부풀어 오르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아무리 의지가 곧은 임찬혁이라도 흔들릴 수밖에 없는 몸매다.임찬혁은 속으로 투덜거렸다.교활하고 제멋대로인 여자가 이런 일품 몸매를 소유했다니.“짝!”임찬혁은 손바닥으로 그 탱탱한 엉덩이를 후려쳤다.“꺅! 너 뭐 하는 짓이야?”손이림은 깜짝 놀라 고개를 돌려 임찬혁을 노려보았는데 붉게 달아오른 얼굴은 금방이라도 터질 것만 같았다.“너 지금 나 치료해 준답시고 일부러 이러는 거지? 복수하는 거지?”손이림이 따져 물었다.“뭐라는 거야? 지금 치료하고 있는 거 안 보여? 지금쯤이면 아랫배가 많이 편해졌을텐데?”임찬혁이 퉁명스럽게 말했다.손이림은 잠시 멈칫하더니 아랫배에서 전해지는 감각을 느껴보았다.정말 많이 편해졌다!임찬혁이 엉덩이를 후려친 이후로 정말 아랫배에 난류가 흐르는 것 같았다.임찬혁은 우선 그녀의 체내에 내력을 주입해 혈을 뚫은 뒤 침을 놓았다.“많이 편해졌지?”임찬혁이 물었다.“응......”손이림은 고개를 끄덕이며 대답했다.“더 해줘?”임찬혁이 또 물었다.“그러면...... 살살하면 안 될까?”손이림은 가여운 표정으로 물었다.“쓸데없는 소리 하지 마. 네가 의사야, 내가 의사야?”“짝! 짝! 짝!”임찬혁이 연거푸 후려치자 손이림은 식
야식을 다 만들고 두 사람을 부르기 위해 올라온 유효진은 마침 이 장면을 목격하고 깜짝 놀랐다.임찬혁 역시 깜짝 놀란 상태다.이 여자 사나운 여자 아니었어?병 치료해 줬다고 나한테 매달리는 거야, 뭐야?하지만 유효진의 경악한 표정에 순간 다른 생각이 들었다.명의상 부부인 두 사람은 같은 침대에 누워본 적도 없었고, 그녀의 마음속에는 임찬혁이 존재하지 않는다.그런데 저 표정은 설마 질투?“별거 아니에요. 치료받았으니 고마워서 그러겠죠.”임찬혁은 이 기회를 빌려 유효진의 진심을 알아보려고 일부러 아무렇지 않은 척 말했다.“그래도 이건 아닌 것 같은데?”유효진은 팔짱을 끼고 말했다.“가짜 결혼인데 뭐 어때요? 효진 씨와는 상관없는 일 아닌가요?”유효진의 반응에 임찬혁은 아주 만족스러웠다. 비록 표현한 적은 없지만 그녀도 아마 그를 신경 쓰고 있는 것 같았다.“그래요. 상관없어요. 하던 일 계속하시죠.”유효진은 화가 나서 방문을 열고 나가 버렸다.애써 침착함을 유지하려고 했지만 도무지 화를 참을 수 없었다.분명 가짠데, 왜 손이림에게 임찬혁을 빼앗긴 기분이 드는 걸까?“효진아!”손이림은 다급히 따라가 유효진의 손목을 잡았다.“너도 알다시피 내가 그동안 고생 많이 했잖아. 그런데 이렇게 치료돼서 너무 기쁜데 어떻게 표현해야 할지 몰라서 그랬어. 나 미워할 거 아니지?”유효진은 잠시 멈칫했다.‘정말 내가 민감했던 걸까?’손이림의 병은 확실히 손이림을 괴롭게 했다. 그리고 두 사람은 장기간 해외에서 살았으니 이런 스킨십에 익숙해서 그럴 수도 있었다.“아니야. 복잡하게 생각하지 마.”유효진은 다시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야식 준비했으니까 빨리 내려가자. 네가 제일 좋아하는 칼국수 끓였어.”“좋아, 좋아!”손이림은 위층을 힐끗 보며 물었다.“임찬혁도 같이 먹어?”“아니, 굶으라고 해.”손이림은 위층을 향해 소리를 질렀다.“오늘 나 이림이랑 잘 테니까 거실에서 자든가!”유효진은 비록 손이림에게 화가 나지 않았지만 임찬혁에
“임찬혁이 좋다고?”유효진은 경악을 금치 못했다.“너 하씨 가문과 정략 결혼하기로 한 거 아니야? 명문가 도련님을 놔두고 임찬혁에게 반했다고?”도무지 이해할 수 없었다.손이림은 서울 명문가의 아가씨다.그녀를 원하는 남자가 얼마나 많은데 하필이면 임찬혁을?여자는 여자를 잘 안다고 그녀는 절대로 도사의 말 때문에 이러는 것이 아니다. 그녀는 지금 임찬혁에게 진심을 움직였다.유효진은 용국에서 가장 빛나는 별 같은 아가씨가 정말 가슴만 컸지 생각은 한없이 짧다고 느껴졌다.“나 하찬림 싫어해!”손이림은 단호하게 말했다.“나 지금 그 일 때문에 가출한 거야.”“내가 싫어하는 남자는 아무리 잘나도 소용없어요. 하지만 내가 점찍은 남자는 거지라고 해도 반드시 내 손에 넣고 만다.”비록 임찬혁이 경매회에서 거액을 들여 인형태세를 낙찰받았다고 하나 유효진의 말을 들어보니 그 돈도 아마 유효진의 돈 같았다. 임찬혁은 어쩌면 정말 가난한 남자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젊은 나이에 그녀의 경호원을 때려눕힐 정도로 싸움 실력이 대단했다.게다가 경이로운 의술까지 지녔으니 앞으로 더 빛날 것이다.그녀는 임찬혁이 대성할 거라고 믿어 의심치 않았다.“너 설마 임찬혁 좋아해? 아쉬운 건 아니지?”손이림은 여우처럼 교활한 표정으로 유효진의 표정을 관찰했다.그녀는 유효진이 어쩌면 언행 불일치일 수도 있다고 생각했다.하지만 운명의 남자를 만난 이상, 상대가 누구든 절대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쟁취한다. 이것이 바로 손이림의 성격이다.“그럴 리가! 우린 가짜 결혼이야. 그러니 감정 있을 리가 있겠어?”유효진은 그녀의 눈을 피하며 말했다.“난 단지 네가 그런 남자한테 마음을 주는 게 걱정돼서 그러는 거야. 그러다 나중에 후회해도 소용없을까 봐.”유효진이 설명했다.“난 그 남자 대성할 거라고 믿어.”손이림이 계속 말했다.“조만간 용국에서 3년에 한 번 있는 용무 대회가 열리는데 임찬혁이 아마 이름을 올릴 수도 있겠어.”용무 대회는 나라에서 인재를 선발하기 위해 열
임찬혁은 잠시 생각에 잠기더니 칼을 들어 인형태세의 손가락을 잘랐다.“흑흑......”그랬더니 인형태세는 아이처럼 고통스러운 표정을 짓기 시작했고 곧이어 공포스러운 천지 에너지가 절단된 손가락 부위로 몰려들었다.얼마 지나지 않아 잘린 손가락에서 새 손가락이 다시 자라 원래의 모양을 회복했다.임찬혁은 약간 흥분했다.역시 인형태세, 듣던 대로 신기하다.하지만 원래의 풍부했던 에너지는 아까만 약화하었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부득이한 상황이 아니면 태세를 쉽게 자르면 안 되겠다.임찬혁은 미간을 찌푸렸다.경맥 회복에 필요한 약재들은 모두 인형태세처럼 귀하고 보기 드문 것들인데 언제쯤이면 다 얻을 수 있을까?사부님의 말로는 그의 경맥 손상은 인위적이라고 했는데 도대체 누가 어떤 이유로 그런 짓을 한 걸까?이 일은 어쩌면 그의 어머니에게서 답을 얻을 수 있다.임찬혁은 인형태세를 거둔 뒤 잘린 손가락을 들고 연우의 방으로 들어갔다.연우는 침대에 벌렁 누워 쿨쿨 자고 있었다. 아이의 피부는 희고 말랑한 것이 마치 인형처럼 귀여웠다.임찬혁은 연우를 살며시 밀었다.“아빠?”연우는 천천히 눈을 뜨더니 몸을 일으키며 물었다.“내 치킨은요?”연우는 하루 종일 치킨만 생각했다.너무 졸리지 않았다면 먼저 잠들지 않았을 것이다.“치킨은 못 샀어. 하지만 더 맛있는 걸 가져왔지.”임찬혁은 인형태세의 손가락을 연우에게 넘겨주었다.인형태세는 사람의 체질을 바꿀 수 있고 또한 연우가 나중에 무도를 배울 수 있는 기초를 다질 수도 있다.“이게 뭐에요?”인형태세는 투명하고 맑으며 간간이 맑은 향기를 풍겼는데 이를 본 연우는 침을 꼴깍 삼키더니 바로 입안으로 밀어 넣었다.“너무 맛있어요!”“아빠, 더 있어요? 연우 더 먹을래요.”연우는 마치 고양이처럼 입술을 핥으며 인형태세의 진미를 느꼈는데 치킨은 이미 잊은 지 오래다.“한꺼번에 너무 많이 먹으면 안 돼. 그러다 코피 터질라.”임찬혁은 연우의 코를 톡톡 건드렸다.“그래요, 알겠어요. 아빠 오늘 연
유효진은 가문과 사이가 좋지 않아 한동안 왕래가 거의 없었다. 그런데 왜 갑자기 나타난 걸까? 혹시 가문과 화해하려는 걸까?“언니, 형부, 왔어요?”손님을 맞이하던 유설진은 유효진 부부를 보고 급히 그들을 맞이했다.하지만 유설진을 제외한 나머지 가족들은 얼굴을 굳힌 채 못마땅한 표정을 지었다.임찬혁을 보는 시선은 더 경멸에 차 있었다.5년 전 유효진의 혼전 임신은 유씨 가문의 수치였다. 아이를 낳기 위해 유효진은 가문과 인연을 끊었고 이 일로 그녀는 유씨 가문의 웃음거리가 되었다.그런데 이젠 전과자 남편까지 얻었으니 정말 하찮은 존재가 되어버렸다.사람들 사이에 각진 얼굴에 안경을 쓴 중년 남성이 보였는데 그 옆에는 미모의 중년 여성이 서있었다.그의 이름은 유진안, 유효진의 아버지다. 물론 그도 똑같이 얼굴을 굳히고 있다.“아버지, 엄마.”유효진이 그들을 불렀지만 부부는 대꾸도 하지 않았다.“장인어른, 장모님.”임찬혁도 앞으로 나와 인사를 올렸다.“흥! 나한테 전과자 사위는 없어!”유진안은 힘껏 콧방귀를 뀌더니 얼굴을 옆으로 돌리고 임찬혁에게 시선조차 주지 않았다.자산이 2,000억도 넘는 유씨 가문에 전과자 사위라니, 창피해서 얼굴을 들기도 힘들었다.“유효진, 너 정말 대단하다? 유씨 가문 체면 아주 제대로 깎는구나? 혼전 임신도 모자라 이젠 전과자 남편이야?”이때 유효진과 비슷한 또래의 여자가 입을 열었다.그녀 이름은 유청미, 유씨 가문 둘째 아들의 장녀이자 유효진의 사촌 동생인데 몸매나 미모나 모두 출중했다.물론 유효진보다는 훨씬 부족하지만 보통 사람들 사이에선 최고라고 할 수 있다.“오늘 할아버지 칠순 생신이라 전부 귀한 손님들만 올 텐데 어떻게 전과자를 데리고 올 생각을 하지? 정말 뻔뻔하네.”유청미는 콧방귀를 뀌더니 마치 좀도둑을 보는 듯한 경멸의 눈길로 임찬혁을 위아래로 훑어보았다. 유효진은 어릴 때부터 외모나 능력에서 모두 그녀를 압도했다.게다가 유효진은 강주 제일 미녀 대표라는 타이틀까지 얻게 되었으니 더
사람들은 모두 그의 아우라에 눌려 감히 막으려는 자가 없었다.커다란 뒷모습을 보니 유효진은 여러 가지 생각이 들었다.사이다 같은 임찬혁의 행동에 그녀는 안전감을 느꼈다.유씨 저택 앞뒤 정원에는 모두 수백 개의 테이블이 배치되어 있었는데 이미 손님들로 북적거렸다.70세의 고령인 유씨 어르신은 의자에 앉아 사람들의 축하 인사를 받고 있었다.“손녀 유청미, 할아버지에게 인사 올립니다. 할아버지 만수무강하세요.”“할아버지 그림 좋아하시잖아요. 그래서 제 남자친구 진세호가 특별히 할아버지를 위해 100억을 들여 당백호의 ‘행화초옥도’를 사 왔으니 마음에 드셨으면 좋겠어요.”유청미는 고풍스러운 스타일의 서화를 천천히 펼쳤고 이내 아름다운 그림이 눈앞에 펼쳐졌다.“어르신, 진세호가 인사드립니다. 만수무강하시고 복 많이 받으세요!”유청미 옆에 있던 거만한 표정의 양복남이 허리 굽혀 인사를 올렸다.남자는 유청미의 남자친구 진세호, 식품 무역회사의 아들로 자산은 유씨 가문과 비슷한 2,000억 정도이다.“세상에! 정말 ‘행화초옥도’야!”사람들 속에서 누군가 소리를 질렀다.“며칠 전에 미스터리한 재벌이 ‘행화초옥도’를 100억으로 낙찰했다던데, 진세호였어?”“유청미는 정말 복도 많아. 진세호 집안 배경도 좋고 돈도 많고 게다가 저렇게 아낌없이 퍼주다니, 평생을 맡길 만해!”현장은 발칵 뒤집혔다.모두 ‘행화초옥도’에 뜨거운 시선을 보냈다.이렇게 귀한 그림은 그들도 처음 본다.어떤 사람은 시선을 임찬혁에게로 돌려 손가락질하며 진세호와 비교했다.“아직 결혼도 안 했는데 저렇게 귀중한 선물을 들고 온 진세호와 비교하니 저 전과자는 정말 쓰레기보다 못한 인물이야.”임찬혁은 손에 들린 족자를 물끄러미 바라봤다.당백호의 ‘행화초옥도’는 분명 그의 손에 들려있는데?감히 가짜를 선물이라고 들고 오다니, 정말 뻔뻔스러운 인간이군.전형적인 무뇌아인 유청미는 또 거기에 깜빡 속았다.“착한 것, 이 할아버지는 당백호 작품을 정말 좋아한단다. 그의 걸작을 소장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