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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0화

은행을 지날 때, 서준은 사연에게서 받은 수표를 생각하며 고민했다. 그리고 빠른 걸음으로 안에 들어갔다.

이삼 년 동안, 희선과 서라는 많은 고생을 했다. 이젠 서준이 돈을 벌었으니 당연히 가족들에게 좋은 생활을 제공하고 싶다.

은행에서 업무를 처리하려는 사람들은 적지 않았다.

서준은 로비 직원에게 물었다.

"안녕하세요, 수표를 어디서 현금화할 수 있나요?"

"진서준 아니야? 네가 감옥에서 나왔어?"

이 순간, 진한 향수 냄새가 몰려왔고, 그 후에 키가 크고 아름다운 여성이 서준의 앞에 나타났다.

서준은 상대를 보자 미간을 찌푸렸다.

이 여자는 장혜윤, 서준의 대학 동기였다.

서준과 지수가 사귀기 전에 혜윤은 그를 쫓아다녔지만 서준에게 거절당했다.

그 후, 헤윤은 마음에 원한을 품고 서준에 대한 다양한 루머를 퍼뜨리며 다녔다.

삼 년 전, 서준이 감옥에 들어갔다는 소식을 들은 후, 혜윤은 매우 기뻐했다. 그리고 세계 모든 사람이 알았으면 하는 바람으로 이 소식을 반급 채팅에 올리기까지 했다. "감옥에서 나온 지 얼마나 됐다고 수표를 현금화하려고 하는 거야? 진짜 웃기다.”

혜윤은 비꼬는 듯한 표정으로 말했다.

오늘은 출근해야 해서 지수 아들의 백일잔치에 참석하지 않았다.

지금 전에 자신이 좋다고 쫓아다녔던 남자가 이 꼴로 사는 것을 보자 혜윤은 더 비웃고 싶었다.

"모르지? 지수는 이씨 집안의 도련님과 결혼해서 이미 아들을 낳았어. 한때 너는 자수를 위해 희생해 줬지만, 네가 감방 생활할 때 이씨 집안 도련님과 결혼했어. 이 일을 생각할 때마다 나는 너무 웃겨."

혜윤의 목소리는 엄청 컸고, 업무를 처리하려고 온 사람들도 모두 주목했다.

서준에 대한 소식을 듣고 난 뒤, 사람들은 즉시 그를 가리키며 궁시렁거렸다.

"장혜윤, 얘기할 때 좀 조심하는 게 좋겠어."

서준은 차가운 목소리로 말했다.

"나는 은행 고객이야. 여기서 수표를 현금화하러 온 거지, 네 수모를 겪으려고 온 게 아니야!"

혜윤은 팔짱을 끼며 무시하는 표정으로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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