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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5화

설경구처럼 권세에 아부하는 사람들에 대해 진서준은 호감이 별로 없었다.

지금은 자신을 공손하게 대하고 있지만 만약 자신이 초라한 처지가 된다면 가장 먼저 등에 칼을 꽂을 사람이 바로 이런 사람이니까.

하여 진서준은 설경구와 거리를 둘 생각이다.

잠시 후, 진서준은 조희선과 진서라를 도와 방 정리를 하기 시작했다.

별장은 지상 3층과 지하 1층으로 되어 있었고 지하 1층에는 주차장과 헬스장 그리고 3층 옥상으로 직행하는 엘리베이터도 있었다.

위층에는 거실과 주방, 다이닝룸이 있었고 2층에는 서재와 침실, 침실마다 화장실과 욕실을 따로 갖추고 있었으며 3층에는 각종 오락실로 구성되어 있었다.

위로 올라가면 천장이 있었고 옥상에는 야외 수영장도 있었다. 거기 서서 경치를 바라보면 서울시의 반을 한눈에 담을 수 있었다.

그뿐만 아니라 글라리아의 맨 꼭대기에는 안개가 피어올라 신비로워 보였다.

방 정리를 마친 세 사람은 옥상으로 나와 눈앞의 풍경을 바라보며 빠져들었다.

한참을 지켜보던 진서라와 조희선은 눈시울을 붉혔다.

그동안 그녀들의 삶을 생각하면 이런 삶은 상상조차 할 수 없었다. 이제 현실이 되니 그저 꿈만 같았다.

“어머니, 서라야. 이제부터 여기서 살 겁니다. 이곳은 공기도 아주 좋아서 두 사람이 요양하기에 아주 적합한 곳이에요.”

진서준은 활짝 웃으며 말했다.

“네 말대로 하자.”

조희선은 눈을 비비며 감격스러워했다.

“서라야, 당분간 일하지 말고 집에서 엄마도 돌보고 몸보신도 해. 너 지금 너무 말랐어.”

진서준은 뼈가 앙상한 진서라를 보면 마음이 아팠다.

“응.”

그녀는 고개를 끄덕였다.

“어머니 모시고 샤워하고 와. 갔다 오면 우리 밥 먹으러 가자.”

진서라와 조희선은 샤워를 한 뒤 옷을 갈아입고 거실로 나와 진서준과 함께 밥을 먹으러 나가려고 했다.

바로 그때, 문밖에서 자동차 엔진 소리가 들려왔다.

일어나서 확인해 보니 허사연이 온 것이었다.

“허사연 씨, 여긴 어쩐 일이에요?”

진서준은 놀란 표정을 지으며 허사연을 쳐다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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