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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1화

주위의 사람들은 진서준이 범죄자였다는 소문을 듣고는 이 수표가 손버릇이 나쁜 진서준이 훔친 것이라고 생각했다.

전과가 있기 때문에 누구도 진서준의 말을 믿지 않았다.

몇몇 여직원은 입꼬리를 치켜들고는 경멸에 찬 표정을 지었다.

‘3년 동안이나 감옥에 있었으면서도 결국 물건을 훔치는 본성은 고쳐지지 않았구나. 정말 쓰레기네.’

이내 형사 두 명이 은행에 도착하였다.

“형사님, 이 사람이 20억짜리 수표를 훔쳤어요. 절대 여기서 빠져나가게 하지 마세요.”

장혜윤이 진서준을 가리키며 입을 열었다.

그중 사각형 얼굴의 한 형사가 진서준을 쳐다보며 미간을 찌푸렸다.

“이 수표 당신이 훔친 겁니까?”

“당연히 아니죠. 이 수표는 주인께서 저한테 주신 겁니다.”

진서준은 담담하게 대답했다.

바로 이때, 정장 차림을 한 중년 남자가 굳은 표정을 지으며 물었다.

“무슨 일인가요?”

그 사람을 발견한 장혜윤은 이내 웃음을 지으며 대답했다.

“지점장님, 이 사람이 훔친 수표로 돈을 꺼내려 합니다.”

최우식은 미간을 살짝 찌푸리며 장혜윤의 말이 좀 석연치 않다는 걸 느꼈다.

수표라는 건 막 함부로 훔칠 수가 있는 것이 아니었다.

최우식이 자신의 말을 믿어주지 않자 장혜윤은 이내 진서준이 전과가 있다는 사실을 털어놓았다.

그가 전과자였다는 얘기를 듣고 최우식과 두 명의 형사는 장혜윤의 말을 반쯤 믿기 시작했다.

장혜윤은 진서준을 가리키며 차갑게 말했다.

“진서준, 빨리 죄를 인정하는 게 어때? 안 그럼 또 감방에 갈지도 몰라.”

“넌 2년 동안이나 옥살이를 한 경험이 있으니 그곳이 얼마나 복잡한 곳인지는 잘 알고 있을 거 아니야?”

한편, 최우식은 장혜윤을 향해 입을 열었다.

“수표 한번 줘봐요.”

그녀는 냉큼 최우식에게 수표를 건네주었고 수표를 건네받은 최우식은 수표 위의 사인을 확인하고는 차갑게 콧방귀를 뀌었다.

“간이 부었군요. 감히 허성태 씨의 수표를 훔치다니.”

허성태는 서울시 몇몇 은행의 VIP 고객이었기 때문에 거의 모든 은행의 지점장들은 허성태의 사인을 알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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