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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97화

유월영은 입술을 깨물었다.

“서씨 가문이 현우 씨에게 무언가를 약속했나요?”

신현우는 암묵적으로 동의했다.

상인은 끊임없는 교환 속에서 이익을 창출한다. 서씨 가족이 신현우의 마음을 충분히 움직일 수 있는 조건을 제공했으니 신현우가 자연스럽게 합의를 권유하는 행렬에 가입하게 되었다.

신현우도 충분히 인간미가 넘쳤다. 그는 상사의 신분으로 유월영에게 합의를 강요하지 않았을뿐더러 그녀에게 혜택까지 마련했다.

그 혜택은 5%의 급여 인상뿐만 아니라 유월영이 최근에 회사 내에서 보인 형편없는 업무 내용 때문에 해고되지 않을 것을 간접적으로 보장하는 사항도 포함되어 있었다.

유월영은 크게 숨을 내쉬었고 서씨 가족의 행동에 가슴이 뭉클했다. 서씨 가족은 서정희를 구하기 위해 사각지대가 없는 모든 면에서 때로는 강경한 태도로, 때로는 회유하는 태도로 유월영을 전면적으로 침투시켰다. 세상 그 어느 부모라도 다 이렇게 전력을 다할 것이다.

“현우 씨, 제가 다시 생각해 볼게요.”

전화를 끊고 유월영은 면을 다 먹었다.

그러고는 방으로 돌아가는 길에 로비를 지나가면서 객실 서비스에 환자가 먹을 수 있는 담담한 음식을 보내달라고 주문했다.

엘리베이터에 들어가자마자 유월영에게 또 전화가 걸려 왔다. 이번에는 신연우였다.

반 달 전, 신연우는 유월영에게 자기가 한 달 동안 비밀 실험을 진행할 것이라고 알렸다. 그래서 유월영이 메시지를 보내면 자기가 받을 수 있지만 늦게 답장할 수 있어 긴급한 일이 발생하면 주저하지 말고 신현우에게 직접 도움을 청하라고 신신당부했었다.

그래서 이번에 유월영한테 문제가 생긴 것은 신연우가 미처 알지 못했을 것이다. 하지만 지금 이 시각에 전화를 걸어온 것을 보면 아마도 알게 된 것 같았다.

유월영은 엘리베이터에서 나와 복도를 걸으며 전화를 받았다.

“네, 연우 씨.”

그녀가 예상한 대로 신연우는 방금 서울에서 일어난 일을 알게 된 것 같았고 처음으로 건넨 말은 유월영에 대한 사과였다.

“월영 씨, 미안해요.”

유월영은 이 사과가 약간 우스꽝스러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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