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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34화

“아니, 없어.”

연재준이 말했다.

“당신 아버지하고 내가 만난 건 총 세 번뿐이야.”

그는 새해 첫날 길에서 한 번, 봉현진에서 인사드릴 때 한 번, 그리고 섣달그믐날 별장에서 한 번, 그렇게 총 세 번이라고 했다.

유월영은 앞에 말만 듣고는 고개를 떨구었다. 연재준은 한쪽 무릎을 꿇고 그녀의 얼굴을 감싸며 그녀의 눈을 바라봤다.

“자기, 어떻게 하면 이 일을 생각하지 않을 수 있을까?”

유월영은 고개를 가로저었다. 그녀는 이 일을 생각하지 않을 수 없었다. 갑자기 죽은 그 사람은 그녀의 아버지였다. 그녀가 기억을 잃지 않는 한 생각하지 않을 수 없었다.

연재준은 갑자기 그녀 얼굴에 다가와 키스하려 했지만 유월영은 자기도 모르게 피했다. 그는 더는 강요하지 않고 그저 그녀를 지그시 바라보기만 했다.

이렇게 가까운 거리에서 그의 눈을 찬찬히 볼 수 있었으며 평소의 날카로움은 없고 그녀에 대한 걱정만 있을 뿐이었다.

유월영은 입술을 깨물다 이불을 젖히고 침대에서 내려왔다. 그녀는 잠옷을 벗으면서 나지막이 말했다.

“나 경찰서 다시 가보려고요.”

그녀는 옷장을 열고 자기 옷을 찾아냈다. 그리고 돌아서자 연재준이 그녀를 품에 끌어안았다.

“경찰서에 가서 뭐 하려고?”

“자살이라고 해도 문제가 있다는 생각이 들어서요. 경찰을 찾아 더 자세히 조사 부탁드려야겠어요.”

유월영은 그를 밀어내면서 잠긴 목소리로 말했다.

“이제 설 연휴도 지났으니 재준 씨도 회사 나가 봐요. 난 괜찮으니까.”

말을 마치고 그녀는 화장실로 씻으러 들어갔다. 흐르는 물소리를 들으며 연재준의 미간에 주름이 잡혔다.

유월영은 이성적이라고 하기엔 분명히 이 일에 고집을 부리고 있었다. 그렇다고 제정신이 아니라고 하기에는 외출 하기 전 냉장고에서 빵과 우유를 챙길 정신은 있었다.

문이 닫히자 연재준의 얼굴이 점점 어두워지더니 이내 핸드폰을 꺼내 들었다.

“하정은 씨.”

유월영은 엘리베이터를 타고 내려가 문을 열자마자 하정은이 차 옆에 서 있는 걸 발견했다.

“사모님. 연 대표님께서 걱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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