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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926화 사악한 힘

백우상은 오랫동안 침묵하다가 말했다.

“당시 제가 전란국에 버려져 피비린내 나는 나날들을 보내고 있을 때 천왕궁 식구들을 만나고 나서야 가족의 따뜻함이 어떤 것인지 느낄 수 있었습니다.”

“형님과 경운이를 만나고 그리고 한애와 엄여수, 창룡까지 그들이 있었기에 저는 다시 일어나 사람처럼 살 수 있었고요. 그리고 천왕궁은 저희가 모두가 함께 만든 단 하나뿐인 집입니다.”

“할아버지, 저의 이 말이 싫을 수도 있겠지만 지금 꼭 하려고요. 저에겐 백씨 가문보다 천왕궁이 더 소중합니다.”

백우상의 이 말은 그녀뿐만 아니라 조경운과 하천 등 모두의 마음을 대변한 것이었다.

천왕궁의 성원들은 대부분 비참한 과거를 가지고 있었지만 결국 절망 속에서 함께 성장했고 다시 태어나 천왕궁이란 모두의 집을 만든 것이다.

그러므로 이 세상 그 누구도 천왕궁을 갈라놓을 수 없으며 그 속에도 누구도 떠나지 않으려 했다.

백씨 가문의 가주란 자리는 비록 매우 큰 지위를 누릴 수 있었지만 이건 백우상이 원하는 것이 아니었다. 그녀는 단지 자신의 진정한 형제 자매들과 함께 하고 싶을 뿐이었으니 말이다.

“하하하.”

백고흥은 갑자기 하하 웃기 시작했고 그 웃음에는 씁쓸함이 스쳐 지났다.

“역시 못 말리겠구나.”

백고흥은 긴 한숨을 쉬더니 조경운을 돌아보며 말했다.

“이 놈아, 우리 손녀 앞으로는 너에게 맡길 테니 잘 보살펴 주거라. 네가 반신이건 홍루의 주인이건 상관없이 만약 우리 우상이를 조금이라도 힘들게 하면 가만 안 놔둘 테야.”

백고흥의 이 말은 이미 그의 태도를 표명한 셈이었다.

조경운은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당연하죠!!!”

이어 하천과 조경운 등은 백씨 가문에서 하루를 더 머물다가 곧바로 환용도로 출발했다.

조경운과 백우상이 환용도로 돌아오니 천왕궁 성원들은 전부 다시 모인 셈이었다.

그날 밤, 천왕궁의 모든 성원들은 한데 모여 날이 밝을 때까지 술을 마셨다.

다음날 아침, 하천이 아직 잠에서 깨지 않았을 무렵, 갑자기 조경운에게서 전화가 걸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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