옆에 있던 두 남자가 주가을의 팔을 붙잡았다.주가을은 끊임없이 몸부림을 쳤지만 소용없었다.“너희들 도대체 뭐하는 짓이야? 난 정말 너희들을 몰라.”“너희들 이렇게 함부로 굴면 경찰에 신고할거야.”흑룡은 전혀 두려워하지 않았다. 그러고는 날카로운 칼을 주가을의 얼굴 가까이 댔다.“함부로 움직이지 마. 내가 실수로 너의 예쁜 얼굴을 베어버리면, 아깝 잖아.”“너 누구야?”“도대체 뭘 원하는 거야?”바로 그때 흑룡의 뒤에서 익숙한 목소리가 울려 퍼졌다.“주가을, 두려운 거야?”“오늘, 너를 단단히 혼내줄거야.”뒤에서 섹시한 옷차림을 한 김현지가 득의 양양하게 걸어나왔다.그리곤 그녀는 마치 뱀처럼 흑룡에게 매달렸다.”오빠, 오늘 저 년을 혼내 줘야 해.”“아니다. 죽이는 게 제일 좋겠다.”흑룡은 헤헤 웃으며 거리낌 없이 김현지의 몸에 손을 두었다. 그러자 김현지가 호통을 쳤다.“오빠, 정말 나쁜 손이라니까.”“하하, 이 오빠는 나쁘지 않아.”“걱정 마, 내가 약속했던 일을 당연히 지켜줄게.”흑룡은 주가을을 위아래로 훑어보았다. 저런 예쁜 여자들을 마주할 때 흑룡은 매우 흥분한다.“너, 얼굴이 참 예쁘다.”“너…너 함부로 행동하지 마.”“김현지, 내가 어제 이미 너를 놓아주지 않았어? 왜 또 다시 이런 일을 벌이는 거야.”김현지의 얼굴이 순식간에 어두워졌다.이른바 강산은 바꾸기 쉬워도 본성은 바꾸기 어려운데, 딱 김현지를 두고 하는 말이다.어떻게 또다시 이런 일을 벌이는 거지?어제 그렇게 떠난 후, 김현지는 자신의 방법을 통해 이 지역의 최고인 흑룡을 찾아냈다.그런 다음 그녀는 자신의 방법으로 흑룡을 꼬셨다.오늘 그렇게 흑룡을 데리고 주가을에게 복수를 하러 온 것이다.짝…김현지는 주가을의 뺨을 세게 때렸다.“주가을, 어떻게 네가 어제 날 풀어줬다고 뻔뻔하게 말하는 거야?”“너 덕분에 내가 어제 얼마나 고생을 했는지 알아? 어제 네 두세마디의 말 때문에 지금까지 내가 했던 노력이 무너졌어.”“다 너 때문에 내가 세
이 상황이 순식간에 지나가자 주가을의 가슴에 무수한 감정이 엄습했다.긴장, 황당, 흥분, 막막…온갖 감정이 복잡하게 꼬여 있었다.주가을의 머릿속은 하얘졌다.그리고 그녀는 그를 다시 만나게 될 줄은 전혀 예상하지 못했다!주가을은 당연히 그를 알아보았다.매우 친숙하였다.먼지로 뒤덮인 수많은 기억들이 샘솟듯 그녀의 마음속에 솟아올랐다.그 만남, 그 사랑, 그 약혼, 그리고 그…가슴이 찢어지는 절망!눈앞에 있는 이 남자의 이름은 한진이다!그는 바로 6년 전 주가을과 약혼한 후, 주가을이 그 스캔들을 일으켜 헤어진 남자였다.그는 그녀와 파혼한 그 약혼자였다!동시에 그는 주가을의 첫사랑이기도 하다.“한진, 당신이…왜 여기에?”한참 후에야 주가을은 방금의 충격에서 벗어났다.한진은 여느 해와 마찬가지로 겸손하고 어떤 여자라도 푹 빠져들 수 있는 웃음을 지었다.“이 쪽에 일이 있어서 볼일을 보다가 딱 마주쳤어!”“이 무리들은 정말 간이 크구나. 감히 대낮에 행패를 부리다니.”만약 주가을이 김현지의 내막을 알고 있지 않았다면, 이런 우연의 일치를 모두 한진이 고의로 계획한 것이라고 의심했을 것이다.하지만, 이 모든 것은 확실히 우연의 일치일 뿐이다!“가을아, 듣기로는 6년동안 네가 참 힘든 시기를 보냈다고 들었어.”“사실, 나는 매우 너에게 미안하다고 생각해. 우리가 이렇게 우연히 다시 만났으니, 이건 운명이라 생각해.”“가을아, 넌 정말 강하고 착한 여자야!”주가을은 의지를 보였다.”상대해야 할 일은 끝까지 해야지.”“온 세상이 어두워져도 내 마음속엔 언제나 한 줄기 빛을 바라겠지.”사실 주가을은 이 말을 다시 할 때 이미 눈물이 그녀의 눈가에 반짝이기 시작했다.눈 앞에 있는 이 남자는 주가을에게 정말 너무 특별했다.“가을아, 사실 그때 너와 파혼한 것은 정말 어쩔 수 없었어. 사실…”한진의 말이 채 끝나기도 전에 주가을은 황급히 그의 말을 끊었다.“한진, 그만해.”“이미 그 일은 이미 지나간 일이잖아.”“이왕 지나간 일
주가을과 하천은 한진을 집으로 들이지 않았다.한진도 눈치를 보며 인사를 하고 떠났다.세 식구가 집으로 돌아오는 길, 하천은 집으로 가는 내내 아무 것도 묻지 않고 침묵을 지켰다.주가을은 답답해서 말했다.“사실 방금 그 남자는 제가 전에 말했던 약혼자예요.”“오늘 그와 마주친 것은 정말 우연이예요.”이미 하천과 주가을은 서로 정말 많은 일을 겪은 후였다.둘은 서로를 매우 믿고 있기 때문에, 이제 주가을은 하천에게 아무것도 숨길 생각이 없었다.하천은 고개를 끄덕였다.”알고 있어, 이제 우리 지나간 일은 그만 얘기하자.”“맞아요, 이미 다 지나간 일이죠.”이 말을 한 뒤 분위기는 다시 어색해졌다.가는 길에 아무 말도 없이 세 사람은 집으로 돌아왔다.식사를 마친 하천은 담배를 산다는 이유로 집을 나섰다.아래층으로 내려오니 하천의 안색은 어두워졌다.천왕전의 왕으로서 하천은 수많은 생사의 재난을 겪으며 지금의 권세와 지위를 얻었다.그리고 그는 이런 생사의 재난에서 살아남아 왔다.그 자신의 막강한 능력 외에도 알 수 없는 육감이 막대한 부분을 차지하고 있다.그래서 한진이라는 사람은 비록 방금 매우 신사적이고 매우 교양 있고, 심지어 완벽하다고 할 수 있지만,직감적으로 하천에게 이 사람은 절대 간단한 사람이 아니었다!그는 휴대폰을 꺼내 당용에게 직접 전화를 걸었다.전화가 연결되자 저쪽에서 당용의 공손한 목소리가 들려왔다.하천은 단도직입적으로 말했다.”6년 전 아내에게 한진이라는 약혼자가 있었다.”“나는 그의 모든 배경 자료를 원해.”“또한, 6년 전 나와 내 아내를 기절하게 만든 약을 먹였던 사람에 대해 조사 좀 해줘.”당용은 천왕전 대장1호인 한애가 소개해준 사람이다.그래서 하천은 그를 매우 믿고 있다.게다가 한애는 처음부터 당용에게 하천에 대해 얘기했다.그래서 당용은 6년전 주가을과 하천의 일을 이미 다 알고 있었다.“네, 하천 형님. 제가 바로 찾아오겠습니다!”전화를 끊고 하천은 옆 매점에 들러 담배 한 갑을 산 뒤
한진은 청주 일류 가문의 큰 도련님으로서 아주 화려한 생일 파티를 열었다.현장 전체에 각종 비싼 술들이 있었다.이 무리들은 여전히 그 당시와 마찬가지로, 방탕한 생활을 보내고 있었다.와인을 마시며 오늘 입고 온 명품 브랜드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 있었다.음악이 흘러나오자 그들은 무대에서 자신의 몸을 마음껏 흔들며 자신들의 청춘을 흥청망청 써댔다.주가을은 한쪽 구석에 혼자 앉아 과자 한 조각을 손에 들고 있다.이 과자는 프랑스 최고의 간식이었지만, 주가을은 삼키기가 힘들었다.어쩌면 이 6년 간의 경험 때문이었다.주가을은 이미 성숙해져 있었고, 이 세상을 충분히 경험했다.그러나 이 사람들은 여전히 그 당시와 같은 부잣집 도련님 아가씨였고, 그들의 세계에는 오직 돈과 술 뿐이었다!주가을은 사실 이 자리에 오고 싶지 않았다.그녀는 심지어 한진과 조금의 친분도 원하지 않는다.하지만 한진이 직접 차를 몰고 회사 앞까지 찾아와서 애걸복걸하였다. 그 모습에 주가을의 마음이 약해진 것이었다.“가을아, 왜 그래. 기분이 별로야?”한진은 주가을에게 다가와 와인 한 잔을 건넸다.“우리 오랜만에 만났는데, 자, 한잔하자.”주가을은 완곡하게 거절했다.”한진씨, 나는 술을 마시지 않아.”“아…”한진은 약간 머쓱했다. 그는 그제서야 주가을이 확실히 술을 마시지 않는 다는 걸 깨달았다.주가을은 그가 아직 자신이 술을 마시지 않는 다는 걸 기억하고 있다고 생각했다.그러나 그는 벌써 까맣게 잊고 있었다.“가을아, 너 정말 너무한다.”“오늘 한진이 생일인데, 체면도 안 세워주는 거야?”바로 이때, 주가을과 비슷한 나이의 사치스럽게 차려 입은 여자가 다가왔다.그녀의 말투에는 조금의 불쾌함이 배어 있다.이 여자의 이름은 장여울이고, 그리 주가을과 사이가 좋지 않다.장여울은 당시 줄곧 한진을 좋아했지만, 한진은 주가을과 만나고 있었다.그래서 장여울은 항상 주가을을 적으로 생각했고, 사사건건 그녀를 괴롭혔다.하지만 나중에 한진과 주가을이 파혼을 했지만,
펑!주가을은 머릿속이 터지는 거 같았다.그녀는 마치 등뒤에 가시가 돋은 듯 공포에 질려 있었다.그녀는 마치 한진이 자신의 생일파티에 이런 짓을 할 줄은 전혀 예상하지 못했다.그는 지금 무엇을 하려는 거지?바로 그 순간 한진에 대한 좋은 인상들은 순식간에 사라졌다.심지어 눈 앞의 이 남자가 매우 가식적이고 얄밉기까지 했다.지금 한진은 이미 결혼했고, 주가을은 이미 다섯 살짜리 아이의 엄마이다.그런데 나랑 다시 시작하자고 하다니, 나 주가을이 우스운 거야?그런 주가을의 마음을 눈치채지 못한 한진의 얼굴에는 기대의 웃음이 떠나지 않았다.“어때, 가을아?”“사실 지난 6년 동안 나는 너를 잊을 수 없었어. 그때 너와 파혼한 건 가족들의 핍박 때문이었어.”“나는 너의 그 일을 전혀 개의치가 않아. 나는 진심으로 너를 좋아해.”“하지만 당시 집에서는 나에게 강동 쪽 사람인 박연진과 결혼하라고 강요해서 나도 어쩔 수 없이 한 결혼이었어.”“나와 박연진의 관계는 그리 좋지 않아. 그녀는 대부분의 시간을 강동에서 지내고 있고, 나와 그녀 사이에는 아이도 없어.”한진은 기대하는 표정으로 주가을을 바라보았다.동시에 그는 이미 그 반지를 손에 들고 주가을의 손에 끼우려 하였다.아래쪽에서 한진의 친구들도 덩달아 소란을 피우기 시작했다.“대답해!대답해!”“결혼해! 결혼해!”하지만 한진이 주가을의 손을 잡으려 할 때였다.주가을은 무의식적으로 손을 움츠렸다.한진은 어리둥절해하며 무심코 눈살을 찌푸렸다.”가을아, 싫은 거야?”“아직 나는 박연진과 이혼하지 않았지만, 곧 그녀와 완전히 헤어질 거야.”“그때가 되면 나도 명분 좋게 너를 아내로 맞이할 수 있겠지!”“그리고 너의 딸 솔이도 내 친딸처럼 대할 거야.”“6년 동안 네가 고생한 거 잘 알아. 이제는 너를 잘 지켜주고 싶어!”한진의 이 말의 뜻은 이미 상당히 뚜렷하게 밝혀졌다.그는 주가을을 애인으로 삼고 싶어 한다.주가을은 한진이 정말 이런 일을 벌일 줄 몰랐다.확실한 건 그녀는 지금
하천? 주가을의 남편?그가 어떻게 들어온 거지?이 곳은 한진이 평일 모임이나 각종 행사를 위해 마련한 개인 별장이다.이 별장은 매우 은밀한 곳에 있어서, 그의 아버지조차도 그가 여기에 별장을 마련한 지 모른다.심지어 별장 밖에는 경비원도 있었다.한진 본인의 허락 없이는 누구도 이 곳에 들어올 수 없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하지만 하천 이 남자는 귀신처럼 찾아왔다.“하천아, 너…너 어떻게 왔어?”주가을도 멍하니 하천을 바라보았다. 주가을은 하천을 보자 마자 마음이 안정되었다.하천 품에 안기고 싶은 기분까지 들었다.“난 널 데리러 왔어.”하천은 미소를 지으며 그녀를 바라보았다. 그리고는 그녀의 손을 꼭 붙잡았다.사실 하천은 도착한지 꽤 오래 되었다. 그가 나타나지 않은 이유는 주가을의 태도를 몰래 관찰하고 싶었기 때문이다.하지만 이번에도 주가을은 하천을 실망시키지 않았다.특히 주가을이 장여울에게 하천이 자신이 남편이니 누구와도 비교할 수 없다고 경고하는 말을 들었을 때, 하천의 입꼬리는 올라가 있었다.하천은 주가을의 손을 잡고 떠나려 하자 주가을은 거절하지 않았다.두 사람은 그렇게 많은 사람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떠났다.“가을아, 너 정말 나를 거절할 거야?”그러나 한진은 빠른 걸음으로 그들에게 다가갔다. 그는 주가을의 거절을 받아들일 수 없었다.한진이 주가을을 정말 사랑해서가 아니라 한진을 거절한 여자들은 여태까지 없었기 때문이다.“한 번만 경고할 테니 내 아내에게 찝적거리지 마.”“그렇지 않으면 죽는 것 보다 못 살게 해 줄 거야!”이 몇 마디 말을 할 때, 하천의 몸에서 날카롭고 매서운 살기가 풍겼다.이런 기질은 국제적으로 유명한 거물들을 몸서리치게 했다.한진도 순식간에 얼음이 되었다.그 것은 공포였다. 한진은 살면서 이렇게 무서운 남자를 본 적이 없다.그 옆에서는 또 한 번 장여울의 목소리가 울려 퍼졌다.”너 이 겁대가리 없는 놈이 감히 우리 진이를 위협하다니.”“경비원, 경비원 어디 갔어. 이리 빨리 와 봐
6년이라는 시간이면, 평범한 사람의 외모는 분명 기억하지 못할 것이다.하지만 은찬호처럼 특별한 눈동자는 평생 기억하게 된다.그해 하천은 하씨 집안에서 쫓겨나 청주에서 떠돌아다니며 거지가 되었다.그러다가 어느 날 그가 육교 밑으로 들어가 자려고 할 때,그는 갑자기 뒤통수를 얻어맞았다.하천이 기절하기 1초전, 그는 고개를 돌려 그를 때리는 자의 모습을 보았다.구체적인 모습은 이제 하천도 기억하지 못한다. 하지만 왼쪽 눈에 박힌 유리 눈동자는 여전히 그의 머릿속에는 생생하게 기억이 났다.그때 그를 기절시킨 사람은 바로 눈 앞에 있는 이 은찬호였다.“나 기억 안나?”한참 동안 자신을 뚫어져라 쳐다보던 은찬호는 얼떨떨한 얼굴을 하며 하천에게 대답했다.“너 낯이 익다?”“어디서 본 것 같아.”“그런데 어디서 만났는지는 기억이 나지 않아.”하천은 어깨를 으쓱하며 더 묻지 않았다.그러자 손중화는 다급 해했다.”찬호야, 너 6년 전에 한씨 집안에서 조폭으로 일하지 않았어?”은찬호는 멍 해져서 급히 고개를 끄덕였다.“네, 손 형님. 저는 그때 한씨 집안의 외삼촌 조천호와 함께 일했습니다.”“그런데 나중에 한씨 집안이 커지니, 조천호의 영향력도 세져서 저희를 못마땅하게 여겨 버렸습니다.”손중화는 계속해서 물었다.”그럼 6년 전에 누군가 너를 찾아 육교 밑에서 거지를 잡으라 한 적이 있니?”“그리고 그 거지에게 약을 먹이고, 또 별도로 주씨 집안의 아가씨 주가을을 잡아 그 거지와 하룻밤을 보내게 했어.”“이 사건은 구체적으로 어떻게 된 일이야?”“그때 너를 시켜서 이렇게 하게 한 것은 한씨 집안의 큰 도련님 한진이지?”이 말이 나오자 은찬호의 머릿속은 복잡해졌다.좋지 않은 예감이 순식간에 은찬호의 온몸을 덮쳤다.그는 무의식중에 두 걸음 뒤로 물러났다.그리고는 돌아서서 문을 열고 도망치려 하였다.그러나 문을 열자 밖에서는 검은 옷을 입은 남자 두 명이 가슴에 칼을 들이댔다.”다시 들어가.”은찬호는 벌벌 떨다가 돌아서서 다시 하천을 보
하천은 날카로운 칼을 번쩍 들었다.쓱 하는 소리와 함께 손가락 하나처럼 긴 칼날이 모두 은찬호의 등을 찔렀다.은찬호는 두 눈을 부릅뜨고 입에서 피를 한 모금 뿜으며 순식간에 바닥에 쓰러졌다.은찬호가 들고 있던 5만원짜리 지폐들은 모두 피로 물들었다.잠시 동안 온 방의 분위기가 굳어졌다.손중화와 당용도 가슴의 철렁 내려앉았다.하천에게 사람을 죽이는 것은 파리 한 마리를 죽이는 것과 같다.게다가 이 칼은 얼마나 무서운 힘을 가지고 있는 거지? 어떻게 그 손가락 만한 칼날을 은찬호의 몸에 꽃을 수 있는 거지?매우 무섭다!하천은 옆에 있던 손수건으로 자신의 손을 닦은 뒤 방금 녹화가 끝난 휴대폰을 집어 들었다.영상속에는 은찬호가 진실을 말한 부분이 있다.하천이 사람을 죽이는 부분은 당연히 녹음할 수 밖엔 없었다.“나와서 솔직하게 말해!”“돈은 주겠다고 했으니 줄게.”“지하에 같이 묻어줘.”그 말을 한 후 하천은 발걸음을 옮겼다.방안에는 당용과 손중화 두 사람이 있었는데, 등이 이미 많이 젖어 있었다!저녁을 먹고 정홍영과 주지원은 주솔이를 데리고 산책을 나갔고, 하천과 주가을은 집에서 쉬기로 했다.주가을의 기분은 여전히 좀 이상했다. 아마 오늘 그 일에서 완전히 벗어나지 못한 듯했다.돌아오는 길에 하천은 줄곧 이 진실을 주가을에게 알려야 할지 말지 고민했다.어쨌든 6년 전 그 일은 주가을에게 너무 잔인했다.그녀가 진실을 알고 나서 견딜 수 없을까 봐 걱정되었다.그래서 처음에 하천은 이 사실을 숨기려 하였다.하지만 생각해 보니, 그는 주가을에게 이 일의 진상을 알 권리가 있다고 생각했다.물론 하천도 사심이 있었음은 인정하지 않을 수 없다.그는 주가을과 한진이라는 남자를 철저히 알아보기를 원했다.“가을아, 카카오톡으로 영상 하나를 보냈어. 보고 난 후 나는 너가 너무 흥분하지 않았으면 좋겠어.”주가을은 멍 해져서 무의식적으로 핸드폰을 집어 들었다.방금 그 영상의 재생 버튼을 눌렀는데, 바로 보이는 영상 속 은찬호의 얼굴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