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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54화 위기

문태훈은 그 물음에 약간 깨고소해하는 미소를 지었다.

“그래요. 공씨 가문에서 두 사람 약혼한 사이라는 거 모르는 사람이 없었거든요.”

그 말을 듣는 순간 권하윤은 무릎 위에 놓여있던 손을 꽉 그러쥐었다.

“두 사람 혹시 애틋한 관계였어요?”

“저는 제삼자라서 그런 것까지는 몰라요. 그런데 민 사장님이 매년 겨울마다 해원에 한 달씩 놀러 오곤 했어요. 무슨 일이 있든 미루거나 취소한 적이 없거든요.”

‘한 달.’

솔직히 얼마 되지 않는 시간인 것 같지만 모든 사업이 경성에 있는 민도준이 해원에 한 달씩이나 머물러 지낸다는 건 쉬운 일이 아니었다.

그런 불편함을 고사하면서까지 계속 그 일을 견지했다는 건 두 사람의 관계가 얼마나 애틋했는지 간접적으로 증명했다.

끝내 답을 얻었지만 권하윤의 마음은 조금도 편안해지지 않았다.

문태훈은 그런 권하윤의 표정을 보면서 악랄하게 비웃어댔다.

“그러니까 민 사장님이 만약 당신이 이성호의 딸이라는 걸 알면 그 결과는 우리 가주님한테 발각되는 것보다 좋지는 않을 거예요.”

권하윤은 목구멍을 막고 있는 감정을 꾹꾹 눌러 삼킨 채 담담한 어조로 말했다.

“민 사장님이 알게 되면 공씨 가문 가주도 알게 될 테니 우리의 안전을 위해서라도 비밀 꼭 지켜 주길 바라요.”

“…….”

-

커피숍을 나선 권하윤은 이내 차에 올라탔지만 한참 동안 떠나지 않았다.

그녀는 무의식적으로 민도준과 채팅했던 화면을 켰다.

마지막 메시지는 그녀가 그저께 보낸 거였다. 별장에서 나와 집으로 돌아갔다는 문자.

하지만 민도준은 답장하지 않았다.

그저께가 아니라 어제, 그리고 오늘까지도 그는 여전히 아무런 답장도 하지 않았다.

이런 상황은 예전에 없었던 거라 권하윤은 무척 불안했다.

‘설마 내가 다른 속셈이 있다는 의심이 들어 이젠 나랑 더 이상 엮이고 싶지 않나?’

하지만 그와 동시에 조금은 안도했다. 만약 이대로 두 사람의 연락이 끊긴다면 그것대로 좋은 일이었으니.

마음속에서 자꾸만 솟아나는 괴로움을 그녀는 무시해 버리고 자리를 떴다.

하지만 그녀의 차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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