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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3화 약속하면 원하는 대로 해줄게요

권하윤은 조용히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소파에 앉아 계세요. 제가 술 갖고 올게요.”

민도준이 아무 말 없이 자리에 앉자 권하윤은 그제야 안심하고 위층으로 햔했다.

술을 가지려는 목적도 있었지만 당장 옷을 갈아입는 게 더 시급했다.

샤워가운을 입고 민도준과 함께 있는다는 건 마치 늑대 앞에서 배를 까고 누워있는 토끼랑 다를 바가 없었으니까.

하지만 가운을 벗고 갈아입을 옷을 손에 든 순간 욕실 문이 열리는 소리가 들렸다.

권하윤은 깜짝 놀라 뒤를 돌아보며 다급히 옷으로 가슴을 가렸다.

“왜 들어왔어요!”

민도준은 노골적인 눈빛으로 눈앞의 광경을 바라봤다.

“누가 왔다고 알려주려고.”

“누가 왔다고요?”

권하윤은 부끄러워할 새도 없이 정신없이 옷을 걸쳤다.

그 모습을 대놓고 지켜보던 민도준은 더 이상 볼게 없어지자 그제야 시선을 돌렸다.

‘분명 민승현이 돌아왔을 텐데. 큰일이네.’

권하윤은 순간 조급해났다.

하지만 그런 그녀와 달리 민도준은 아무 일 없는 듯 욕조 쪽으로 다가가 물을 손으로 휘젓더니 손가락 사이에 꽃잎을 끼운 채로 들어 올렸다.

“둘이 같이 목욕이라도 하려고 했나 봐?”

처음에 당황스러워하던 모습은 어느새 사라지고 권하윤은 이미 진정을 되찾았다.

그녀는 민승현과 다른 방을 사용해왔고 민승현도 그녀 방에 들어온 적이 거의 없었기에 민도준이 이 안에 숨어 있기만 한다면 발견될 리가 없었다.

생각을 마친 권하윤은 시선을 민도준 쪽으로 돌렸다. 그가 입고 있던 검은 셔츠는 어느새 뜨거운 열기에 나른해졌는지 몸에 달라붙어 잘빠진 근육 라인이 선명하게 드러났다.

하지만 권하윤은 그것을 감상할 여유가 없었다. 그저 다급하게 다가가 상의하는 투로 입을 열었다.

“혹시 계속 여기 숨어있으면 안 돼요? 저 민승현 바로 돌려보낼게요. 약속할게요.”

“음?”

민도준은 손에 묻은 물방울을 툭툭 털어버렸다.

“무슨 뜻이야? 나더러 상간 남처럼 욕실에 숨어 권하윤 씨 약혼남이 떠날 때까지 기다리라는 건가?”

그가 말하면 말할수록 권하윤은 마음이 불편해졌다.

민도준을 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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