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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1화 조금 익숙하네

‘설마 그림이 가짜라는 걸 알아차렸나?’

‘아닐 거야. 최수인 씨도 그 털보가 이 바닥에서는 알아줄 정도라고 했잖아. 게다가 구별하기도 힘들 테고. 아무리 발견한다 해도 이렇게 빨리 발견하지는 않았을 거야.’

‘아닌가? 강민정이 사람을 찾아 감별해 봤나?’

짧은 시간 동안 별의별 생각을 다 하던 권하윤은 그나마 담담한 목소리로 전화를 받았다.

“여보세요.”

“너 어디야!”

귀에 거슬리는 목소리가 전화기 너머로 들려오자 권하윤은 핸드폰을 귀에 멀리 가져갔다.

“무슨 일로 전화했는지나 말해.”

권하윤에게 사과할 기회를 주기 위해 전화를 한 거였는데 상대의 냉담한 태도에 민승현은 울컥해서 버럭 화를 냈다.

“누군 뭐 너한테 전화하고 싶어서 한 줄 알아? 셋째 누나가 돌아왔어. 할아버지가 본가에 모이라니까 너도 빨리 와!”

민씨 집안 셋째 민시영에 관한 얘기는 권하윤도 들은 적이 있었다. 모든 사람의 사랑을 한몸에 받고 자란 부잣집 아가씨.

민씨 집안 어르신부터 숙부, 숙모, 언니, 동생 할 것 없이 모두가 좋아하는 사람.

그렇게 사랑을 받고자란 민씨 가문 아가씨라면 도도하고 싸가지 없을 수도 있지만 모든 사람들에게 잘해주는 그녀의 성격 때문에 메이드들조차 입이 마르도록 칭찬을 아끼지 않는다는 소문도 자자하다.

게다가 민시영은 민씨 가문에서 민도준과 가까이 지내는 유일한 가족이다.

-

민씨 저택

권하윤이 저택 본관 거실에 도착했을 때 안에서 사람들의 웃음소리가 흘러나왔다.

남의 시선을 신경 쓰는 얌전한 규수의 웃음소리가 아니라 가족들과 화목하게 앉아 있을 때 나오는 거침없는 웃음소리였다.

그 소리를 듣고 있으니 권하윤마저 기분이 좋아지는 것 같았다.

권하윤이 도착했을 때 거실에는 이미 사람들이 많이 모여있었다. 그리고 그중 맨 가운데 자리에 민시영이 앉아있었다.

권하윤이 도착한 것을 보자 붉은색 드레스를 입은 민시영이 몸을 일으키더니 그녀를 안았다.

“승현의 약혼녀 권하윤 씨 맞죠? 드디어 만났네요. 전에는 제가 해외에 있는 바람에 두 사람 약혼식 축하주도 못 마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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