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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4화 이제는 사람을 물기까지 해?

권하윤과 한참 동안 입을 맞추고도 만족이 되지 않았는지 권하윤 허리에 감고 있던 손은 점차 위로 올라갔다.

물기 있는 손이 권하윤의 몸을 타고 올라가며 긴 물 자국을 냈지만 권하윤은 소리를 내지 못하고 그저 몸을 버둥댈 뿐이었다.

‘여기서 키스하는 것도 이미 간 떨어지는데 더 하려고 한다고?’

순간 드는 생각에 가슴이 철렁한 권하윤은 남자를 밀어낼 수 없자 아예 그의 입술을 깨물었다.

“습!”

그제야 권하윤을 놓아준 민도준의 눈에는 순간 검은 소용돌이가 몰아쳤다.

“내가 너무 오냐오냐해줬나 보네? 이제는 사람을 물기까지 해?”

“저 정말 차 끓여야 해요. 이렇게 오래 나왔는데 돌아가지 않으면 사람들이 의심할 거예요.”

“그래서 뭐?”

잔뜩 긴장해서 겨우 말을 내뱉은 권하윤과 다르게 민도준의 말투는 대수롭지 않아 보였다.

그 말에 권하윤은 말문이 턱 막혔다.

민도준은 뭘 하든 손해 보지 않을 테지만 이 일이 만약 발각되기라도 하면 그녀는 매장되지 않으면 다행이었다.

하지만 이 순간 그녀는 감히 화를 낼 수 없었다.

민도준이 어디에서 묻혀왔는지 모를 피를 덕지덕지 묻혀온 것도 있지만 지금 그의 상태는 그녀가 보기에도 많이 이상해 보였기 때문이었다.

겉보기에는 평온해 보이는 모습이었지만 속에는 마치 당장 사람을 공격하려는 듯한 맹수가 숨어 있는 듯 위험해 보였다.

이 순간 그의 화를 돋울 수 없기에 권하윤은 할 수 없이 낮고 간질거리는 목소리로 말했다.

“들키기라도 하면 저 곧바로 민씨 집안에서 쫓겨날 거예요. 잘못하다간 할아버님께서 민씨 가문 명예를 지킨다는 명목으로 저 죽일 수도 있다고요.”

권하윤은 고개를 쳐들며 불쌍한 표정을 지었다.

“제가 죽는 건 괜찮은데 그러면 앞으로 민 사장님 보지 못하잖아요. 앞으로 더 같이 있고 싶은데. 혹시 민 사장님은 제가 죽어도 괜찮아요?”

민도준은 자기 품에 안긴 권하윤이 살기 위해 마음에도 없는 말을 하는 걸 그저 지켜보기만 했다.

마치 태생이 남자 마음을 훔치기 위해 태어난 것처럼 어찌나 입에 발린 말만 골라 하는지 감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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