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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9화 제수씨 피부 연해서 타면 안 좋아

온기가 느껴지는 민도준의 옷을 받아 든 권하윤은 상반신을 노출한 그를 보는 순간 분위기가 점차 이상하게 흘러간다는 느낌이 들었다.

갑자기 분위기가 닳아 오르기라도 할까 봐 그녀는 민도준의 눈을 마주치지 못했고 내내 고개를 숙인 채 건조기로 그의 옷을 말렸다.

“웅웅”거리는 바람 소리는 마침 그녀를 도와 어느 정도 민도준을 속일 수 있었다.

현학적인 설이 있는데 사람은 제3의 눈이 있어 시각적으로 감지할 수 없는 자기장 같은 걸 감지할 수 있다고 한다. 미치 지금처럼.

권하윤은 분명 고개를 돌리지 않았지만 여전히 등 뒤의 남자가 자기한테 점점 다가오고 있다는 걸 느낄 수 있었다.

아니나 다를까 뜨거운 열기가 그녀의 등 뒤에 전해지더니 천천히 그녀를 감싸안았다.

권하윤은 살짝 버둥거리며 낮게 경고했다.

“그만해요. 저 옷 말리고 있잖아요.”

하지만 그녀의 허리를 감싼 팔은 더욱 힘 있어졌고 웅웅 거리는 건조기 소리를 뚫고 남자의 가벼운 웃음소리가 정확히 그녀의 귀에 꽂혔다.

“말릴 거 계속 말려. 나는 내가 할 거 할 테니까.”

“…….”

그 시각, 화장실 밖.

민승현은 부들부들 떨며 금고의 문을 햔해 손을 뻗었다.

전에 민도준이 금고를 열 때 훔쳐본 적 있어 비밀번호를 알고 있었지만 너무 김장한 탓인지 여러 번 실패 후 겨우 정확한 숫자를 입력했다.

민승현은 문을 열면서도 계속 화장실 방향을 주시했다.

블랙썬의 화장실은 방음이 너무 잘되어 안에서 대체 무슨 말을 하는지 전혀 들을 수 없었다. 그저 계속 들려오는 건조기 바람 소리로 두 사람이 아직 나오지 않았다는 걸 판단했다.

손을 뻗어 입찰서를 가지려는 순간 그의 손은 이미 땀으로 흥건해져 있었다.

입찰서가 더러워져 민도준이 나중에 발견하기라도 할까 봐 그는 바지에 손을 몇 번 문지른 후에야 서류에 손을 댔다.

하지만 안에 놓인 입찰서는 고작 하나뿐이었다.

그 사실이 민승현은 믿기지 않았다. 입찰을 한 번만 진행하는데 고작 입찰서가 한 장 장뿐이라니 말이 안 됐다.

보통 소규모 프로젝트도 약 2, 3 차 심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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