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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3화 배신에 대한 분노

가슴이 차가워지자 권하윤은 2초간 멍하니 있다가 자신의 앞자락을 확 잡아당겼다.

“민승현, 정도껏 해.”

하지만 민승현은 마치 그 소리를 듣지 못한 것처럼 붉게 충혈된 눈으로 권하윤을 노려봤다.

그도 그럴 것이 풀어헤쳐진 앞자락 때문에 핑크색 속옷 주위에 나있는 빨간 손자국이 고스란이 공기 속에 드러났기 때문이었다.

순간 민승현의 이성은 불에 활활 타버렸다.

손자국의 색깔만 보더라도 그 당시 상황이 얼마나 격렬했을지 상상할 수 있었다.

심지어 민승현의 눈앞에는 권하윤이 다른 남자와 침대에서 뒹굴고 있는 환영이 나타났다.

이 모든 건 남자의 존엄과 자존심에 대한 도전이었다.

버금 거리는 권하윤의 입술이 슬로비디오처럼 천천히 민승현의 눈에 들어왔다. 그리고 그녀의 탐스러운 입술을 보는 순간 민승현의 마음속에는 한 가지 생각만 들었다.

오늘 반드시 이 주제도 모르는 년을 제대로 혼내줘야겠다는 생각.

그는 거의 사냥감을 노리는 짐승처럼 권하윤에게 달려들었고 그녀가 버둥대며 거절하는 데도 불구하고 끈질기게 그녀를 자기 아래에 눌렀다.

“내가 오늘 너 꼭 죽여버릴 거야!”

“민승현! 이거 놔!”

차 앞줄의 공간은 한정되어 있어 발로 걷어차지 않으면 몸으로 부딛힐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몇 번 거치고 나니 민승현도 경계심이 생겼는지 쉽게 당하지 않았다.

민승현이 자신의 옷을 찢는 모습을 지켜볼 수밖에 없게 된 권하윤의 얼굴에는 당황스러움이 점차 나타났다.

민승현이 물론 명목상으로는 그녀의 약혼남이긴 하지만 그가 강민정과 바람을 피운 뒤로 그녀는 민승현과 스킨십을 하게 될 거라고 생각지도 못했다.

더욱이 이런 상황에서 관계를 맺는다는 건 상상조차 하지 못했다.

하지만 남녀 사이의 힘의 차이 때문에 권하윤의 몸부림은 점점 무기력해졌다.

그리고 그녀가 오늘은 도망칠 수 없나라고 생각할 때 마침 차창 밖에서 누군가가 창문을 두드렸다.

“똑똑-”

“승현아, 안에 있어?”

차창밖에는 민지훈이 미소를 지은 채 서있었다. 그의 표정에 약간의 어색함이 섞여 있다는 것도 쉽게 알 수 있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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