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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2화 칼을 가지러 가다

민시영은 정면으로 민도준을 향해 달려갔지만 그녀를 보기 바쁘게 바로 몸을 피하는 민도준 때문에 허공을 안았다.

열정적으로 달려갔는데 무시를 당하자 민시영은 손으로 허리를 잡으며 소리쳤다.

“오빠! 또 이럴래?”

“내가 어쨌는데?”

민도준은 무덤덤하게 대답했다.

“왜 나 반겨주지 않아?”

“더워.”

귀찮은 듯 짤막하게 대답한 그가 긴 다리를 내디디며 앞으로 가는 바람에 혼자 덩그러니 남게 된 민시영은 참지 못하고 입을 열었다.

하지만 그녀가 뭔가 말하려고 하던 그때, 민도준 뒤에서 따라 들어오던 민지훈이 그녀의 어깨를 안으며 안으로 끌고 갔다.

“자자, 누나, 내가 환영해.”

“저리 비켜!”

그 시각, 민도준이 점점 자기한테로 다가오자 권하윤의 머리는 몇 초간 동작을 멈췄다.

특히 민도준이 그녀를 희롱하는 듯 입꼬리를 씩 올리며 “제수씨”라는 호칭을 부를 때는 그대로 넋이 나갔다.

‘여기 사람이 이렇게 많이 모여 있는데 설마 엉뚱한 말은 하지 않겠지?’

권하윤은 걱정되는 마음에 불쌍한 표정을 지으며 민도준에게 눈빛을 보냈다.

하지만 민도준은 그녀의 표정을 본 체 만 체 하더니 상대가 놀라 얼굴이 새하얗게 질리자 그제야 여상스러운 목소리로 입을 열었다.

“좀 비켜주지?”

권하윤은 그제야 자기가 길을 막고 있다는 걸 발견했고 적잖이 당황했는지 고개를 떨구며 비켜났다.

“죄송해요.”

민도준이 나타나자 편안하던 분위기는 어느새 사라졌다.

차를 마시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고개를 숙인 채 핸드폰만 보는 사람도 있었다. 그들은 마치 약속이라도 한 듯 고개를 숙이고 있었다.

이러한 분위기 속에서 찻잔은 이내 바닥을 보였고 방안에서는 오직 민시영과 민도준의 목소리만 가끔씩 울려 퍼졌다. 하지만 특이한 점이 있다면 민시영이 7,8 마디를 하면 민도준은 그저 한 마디 대답 정도 하는 게 다였다.

다행히 민지훈이 아예 대놓고 전화를 받고 있었던 덕에 분위기는 너무 어색하지 않았다.

그런 분위기가 한참 동안 이어졌을 때 민지훈이 갑자기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 동작에 사람들은 핸드폰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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