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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4화 사람이 숨어 있는데 당황하지 않을 리 있어?

‘욕실에 사람이 숨어 있는데 당황하지 않을 리 있어?’

권하윤은 감정을 숨기며 입을 열었다.

“내가 뭘 또 당황했다고 그래? 너 때문에 놀라서 그런 거지.”

민승현은 말없이 눈살을 찌푸린 채 권하윤을 쳐다봤다. 하지만 보면 볼수록 그녀가 이상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요즘 들어 나한테 매번 맞서더니 이렇게 쉽게 돈을 내놓는다고? 설마…….’

권하윤은 켕기는 구석이 있기에 민승현이 자신을 빤히 쳐다보자 뭔가 들킨 건 아닌지 불안했다.

심장은 점차 소리를 키우면서 당장이라도 밖으로 튀어나올 것처럼 요동쳤다.

“너…….”

민승현은 눈살을 찌푸리며 뭔가를 알아내려는 듯 권하윤을 바라봤다.

그리고 그 시각 권하윤은 시선을 욕실에 고정한 채 머릿속으로는 들키게 되면 어떻게 상황을 수습할지 궁리했다.

“너 설마 이 돈으로 나 협박하려는 거야?”

그 말을 듣는 순간 권하윤은 그제야 평정심을 다시 되찾았다. 하지만 너무 말문이 막혀 마른침을 두어 번 삼킨 뒤에야 자기 목소리를 되찾았다.

“내가 널 협박할 게 뭐가 있어?”

시치미를 떼는 권하윤의 태도에 민승현은 코웃음을 쳤다.

“그걸 말이라고 해? 당연히 너랑 합방하자고 협박하려는 수작이겠지.”

“…….”

‘고작 십몇 분이면서 어디서 나온 자신감이지? 그게 몇십억 가치가 될 거라고 생각하나?’

어이없어하는 권하윤과 달리 두 사람이 아직 합방도 하지 않았다는 말이 들리는 순간 민도준의 눈에 있던 짜증이 순식간에 사라졌다. 이윽고 욕실 문쪽을 향해 걸어가던 발걸음마저 멈췄다.

‘하, 그러니까 두 사람 아직이라는 거네?’

갑자기 기분이 좋아진 그는 욕실 안을 빙 둘러봤다. 좁은 욕실 안 벽면에는 핑크색 수건이 걸쳐져 있었고 세면대에는 한 사람의 것으로 보이는 세면도구만 있었다. 그것만 보면 이 공간은 이미 결혼한 여자의 욕실 같지 않았다.

한편, 밖에서는 여전히 실랑이를 벌이고 있었다.

“걱정 마. 난 너랑 너의 거기에 관심 없어. 돈 가졌으니 그만 가.”

권하윤은 팔을 쭉 뻗은 채 카드를 민승현에게 쥐여주고는 더 이상 그와는 접촉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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