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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4화

김하린은 뒤도 돌아보지 않고 이곳을 떠났고, 소은영은 박시언의 손을 잡으면서 말했다.

“대표님, 언니가 홧김에 한 말일 거예요. 마음에 두지 말고 화 푸세요.”

박시언이 손을 빼버리자 소은영은 멈칫하고 말았다.

이때 그가 담담하게 말했다.

“회사에 처리할 거 있으니까 공부하고 있어. 필요한 거 있으면 아주머니한테 말씀드리고.”

“대표님...”

박시언을 잡으려고 했지만 가차 없이 떠나버렸다.

밖에서 마당을 쓸고 있던 유미란은 소은영을 향해 콧방귀를 꼈다.

‘부부싸움 하는 것 가지고, 정말 안주인이라도 된 줄 알았나 봐?’

유미란의 표정에 소은영은 화가 치밀어올랐다.

김하린은 학교 맞은편에 있는 아파트로 돌아갔고, 점심이 되자 강한나가 방문했다.

강한나가 흥분하면서 말했다.

“정말 박시언한테 이혼하자고 말했어? 대답했어?”

김하린이 곰곰이 생각하더니 말했다.

“대답 안 했어요.”

“그러면 대답한 거나 다름없는 거지. 내 개인 변호사한테 이혼서류를 준비하라고 할게. 재산을 전부 뺏어서 빈털터리로 만들어 버리자고!”

흥분한 강한나는 지금 바로 김하린을 끌고 변호사 사무실로 가고 싶었다.

김하린이 고개를 흔들었다.

“아마도 이혼 못 할 거예요.”

“왜?”

강한나가 멈칫하더니 말했다.

“이혼할 마음이 있었으면 제가 먼저 말 꺼낼 필요도 없이 진작에 저랑 이혼했겠죠.”

“그렇긴 한 데... 그런데 왜...”

강한나는 이해가 가지 않았다.

“처음부터 서로 이용하려고 맺어진 혼인이었어요. 박씨 가문과 김씨 가문은 아직 서로 이용 가치가 있는 거예요. 그래서 저희가 이혼하면 안 되는 거고요. 시언이 할머니께서도 저를 손주며느리로 엄청나게 예뻐해 주셔서 은영 씨 하나 때문에 저랑 이혼하지 못하게 할 거예요.”

김하린은 누구보다도 잘 알고 있었기 때문에 오늘 집을 나서면서 일부러 유미란 앞에서 이혼을 언급한 것이다.

유미란은 예전부터 최미진을 모셔 온 사람이라 이 소식을 꼭 알릴 거라고 믿고 있었다. 그러면 소은영은 바로 더 빌리지에서 쫓겨날 것이었다.

강한나는 그제야 깨달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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