합의이혼 후 곧 재혼한 아내

합의이혼 후 곧 재혼한 아내

에:  노지혜  연재 중
언어: Kore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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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챕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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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하린은 전생에 김씨 일가 공주님의 존엄을 다 버리고 박시언과 결혼해 그에게 잘 보이려고 안간힘을 쓰며 꼬리를 흔들었다. 박시언이 사랑하는 여자가 소은영이란 걸 해성에서 모르는 사람이 없다. 김하린은 단지 그에게 들러붙어 모든 걸 아낌없이 줄 뿐이다... 박시언은 그녀를 죽도록 증오했다. 그녀에게 남은 일말의 가치마저 쥐어 짜낸 후 수술대에서 처참하게 죽도록 내버려 뒀다. 새롭게 환생한 김하린은 박시언을 떠날 생각뿐이다. 합의이혼을 마치자 그녀를 뼛속까지 혐오하던 남편이 갑자기 태도가 180도로 바뀌었다. 무릎 꿇고 절절하게 재혼을 요구하는 전남편 앞에서 김하린은 오히려 그의 라이벌 품 안에 쏙 안겼다. 김하린이 말했다. “새 남친, 안녕!” 서도겸이 답했다. “선배, 안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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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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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ungsook Chun
신작들 올리고, 책임감 있게 끝까지 글 올려주세요. 중간에 삭제하지 말고.
2024-06-15 19:51:25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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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명순
업뎃 안하실거예요~이제 그만봐야하나 ~
2024-06-11 09:00:50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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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인경
넘 재미있어요~~업댓해주세요~~~
2024-06-08 08:52:44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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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은지
제발 신작올리고 유령도서 한되요 꼭 이렇게 재미지려면 업뎃이 안되니
2024-06-08 04:16:41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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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은지
너무너무재밌어요 빻리 업데쌔주세요
2024-06-07 04:33:51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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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명순
작가님. 업데 빨리해주세요~넘 잼있어요~
2024-06-04 15:25:37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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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예
재미ㅛ어요 단숨에 읽었네요 ㅎㅎ업데이트 기다릴께요
2024-06-03 22:26:07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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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명순
작가님 빨리 업뎃 해주세요
2024-06-01 17:07:07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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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미란
아직까진 여주 캐릭이 변질대지 않아서 재미있네요~~~^ 끝까지 자주적인 여주가 되어주세요~~ 서도훈과 결혼은 안되나요?^
2024-05-30 10:50:54
3
100 챕터
제1화
“CPR 시작해! 얼른! 전압 올려!”“교수님! 환자분 출혈이 심합니다. 방금 혈액 창고의 A형 혈액이 긴급하게 다른 곳으로 옮겨졌습니다!”인턴 간호사의 손은 피투성이였고 목소리까지 파르르 떨렸다.수술실에 피비린내가 진동했다.그녀는 지금까지 이렇게 많은 피를 본 적이 없다.지금 이 순간, 그녀의 머릿속에 문득 한 가지 생각이 스쳐 지나갔다.‘대체 누가 혈액 창고의 A형 혈액을 한꺼번에 가져갔지?’병상에 누운 여자는 창백한 얼굴에 입술이 바짝 말랐다. 그녀의 동공이 서서히 확장되기 시작했다.“박시언...”“네?”“박시언...”이번엔 인턴 간호사가 제대로 들었다. 병상에 누운 이 여자가 지금 마지막 한 가닥의 힘으로 ‘박시언’이라고 겨우 말을 내뱉고 있다.해성 최고 권력자, 상업계 빅 보스 박시언 대표!의사는 멘탈이 무너지기 직전이라 세 번이나 번호를 잘못 누르고 나서야 통화가 연결됐다. 그는 재빨리 전화기 너머의 상대에게 말했다.“대표님, 사모님께서 출혈이 심한데 혈액 창고의 혈액을 누가 전부 가져갔습니다! 제발 부탁드릴게요! 마지막으로 사모님 뵈러 와주세요 꼭!”전화기 너머의 남자는 잔인하기 그지없는 말투로 쌀쌀맞게 대답했다.“아직도 안 죽었어? 완전히 죽은후 다시 전화해.”뚜... 뚜...그는 매정하게 전화를 끊었다.병상에 누운 여자는 순간 두 눈에 모든 빛이 사라졌다.‘박시언... 내가 그렇게 미운 거야?’그녀가 이 지경이 되었는데도 박시언은 마지막 모습조차 보러 오지 않았다!기계에서 한없이 차가운 ‘삐...’ 소리가 울리고 환자의 활력 징후가 완전히 사라졌다.김하린은 그 순간 영혼이 몸에서 이탈하는 느낌을 받았다.바짝 여위고 창백한 몸이 무기력하게 병상에 쓰러졌다. 김하린은 극도의 피곤함이 몰려왔다. 그녀는 고작 27살에 난산으로 인한 대출혈로 병원 병실에서 생을 마감했다.생전에 그녀는 박시언을 죽을 만큼 사랑했다. 김씨 일가의 외동딸로 태어난 그녀는 충분히 우월한 삶을 누릴 수 있었다.하지만 박시언과 결혼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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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화
박시언은 이 비서의 시선을 따라 고개를 돌렸다.빨간색 드레스는 인파들 속에서 유난히 돋보였다.김하린은 버건디 색상의 롱 드레스를 입고 혼을 쏙 빼놓을 것 같은 미소를 날렸다. 그녀를 향한 기자들의 플래시가 마구 터지고 한순간 그녀는 마치 레드카펫을 걷는 톱스타를 방불케 했다.‘김하린?’박시언은 한참 넋 놓고 있다가 뒤늦게 그녀를 알아봤다.예전에 김하린은 항상 연한 화장에 수수한 치마를 입고 다녔다. 오늘 같은 모습은 전혀 본 적이 없다.이때 소은영의 안색이 확 짙어졌다. 그녀는 오늘 처음 김하린을 보게 됐다.섹시하고 여성미가 차 넘치는 김하린과 상반되게 그녀는 지나치게 평범하고 아직 미성숙한 학생 같았다.“하린 언니... 진짜 예쁘네요.”소은영의 말투에 은근 질투가 섞여 있었다.김하린은 어느덧 박시언과 소은영을 발견하고 두 사람을 향해 걸어왔다.소은영은 그녀가 아무것도 모른 채 나란히 팔짱을 끼고 있는 두 사람을 보고 매우 난감해할 줄 알았는데 정작 김하린은 일찌감치 알고 있다는 듯 담담한 미소를 지어 보였다.“사모님이 여기 계시는데 그럼 대표님 옆에 분은 누구시지?”일부 기자들이 나지막이 의논했다.김하린은 앞으로 나아가 박시언의 팔짱을 끼더니 소은영에게 손을 내밀며 가볍게 웃었다.“시언이한테 얘기 들었어요. 소은영 학생 맞으시죠? 반가워요, 김하린이에요. 앞으로 사모님이라고 불러요.”소은영은 난감한 표정으로 박시언에게 걸친 손을 빼내고 김하린과 가볍게 악수했다.“안녕하세요, 사모님.”그녀는 사모님이라는 세 글자를 내뱉기가 너무 어려웠다.김하린이 말을 이었다.“시언이가 후원하고 있는 빈곤 가정 학생이라고 들었어요. 2년 안에 출국할 계획이라고요?”소은영은 살며시 박시언을 쳐다봤다.박시언이 말했다.“은영의 성적이 아주 높아서 올해 출국시킬 예정이야. 근데 애가 겁이 많다 보니 오늘 세상 구경 좀 시켜주느라고 데리고 왔어.”그랬다. 이번엔 단지 소은영에게 세상 구경을 시켜주려고 데리고 나왔다.이때까지만 해도 박시언은 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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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화
작은 에피소드로 박시언의 관심이 온통 김하린에게 쏠렸다. 소은영의 표현은 아예 안중에도 없었다.경매가 끝나고 김하린이 막 떠나려 할 때 박시언과 소은영과 정면으로 마주쳐버렸다.“김하린, 부동산에 대해 아는 게 없으면 함부로 끼어들지나 말래?”박시언은 거리낌 없이 김하린의 체면을 짓밟았다.소은영도 옆에서 한 마디 덧붙였다.“그러게 말이에요. 언니 때문에 대표님 2조 원이나 손해 보게 생겼잖아요.”김하린이 가볍게 웃었다.“소은영 씨, 지금 뭔가 오해하나 본데 이 부지는 내가 산 거예요. 박시언이랑 무슨 연관이 있다는 거죠?”소은영이 아무렇지 않게 말을 내뱉었다.“그렇지만 무려 2조 원이라고요...”“고작 2조 원 갖고 뭘 그래요. 우리한텐 껌값에 불과한데 하린 씨는 더 말할 것도 없죠.”가까운 곳에서 배주원의 목소리가 들려왔다.“맞죠 하린 씨?”김하린은 배주원의 옆에 있는 서도겸을 힐긋 쳐다보더니 덤덤하게 말했다.“2조 원일 뿐, 그냥 한 번 재미 삼아 사 봤어요.”순간 소은영의 표정이 확 일그러졌다.2조 원이 박시언에게 아무렇지 않은 돈이고 김하린에겐 더 대수롭지 않은 돈이다!소은영은 얼굴이 벌겋게 달아올랐다. 이 사람들 앞에서 그녀야말로 어디 내놓기 부끄러운 우물 안의 개구리였으니까!서도겸이 무심코 말을 꺼냈다.“박 대표님 결혼한 거로 알고 있는데 옆에 있는 이 어린 여자분이 그럼 사모님이시겠네요?”소은영이 얼굴이 빨개지며 황급히 말했다.“아, 아니에요...”“이쪽이에요. 내 와이프 김하린.”박시언은 김하린을 제 옆으로 당겨왔다.김하린은 소리 없이 그의 손을 밀치려 했지만 박시언이 꽉 잡고 있었다.그는 아까부터 서도겸의 시선이 줄곧 김하린에게 꽂힌 걸 발견했다.남자는 남자가 제일 잘 안다. 그는 서도겸의 속내를 바로 알아챘다.“하린 씨가 사모님이셨네요. 내 정신 좀 봐. 아까 경매장에서 박 대표님이 이 여자분과 줄곧 웃고 얘기하고 계시니 난 또 사모님인 줄 알았죠.”배주원이 머리를 툭 치며 말했다.“그럼 이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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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화
순간 화면이 정지됐다. 잠시 후 서도겸이 웃을 듯 말 듯 한 표정으로 입을 열었다.“사모님, 착한 사람 누명 씌우면 안 돼요.”“그래요. 우린 다 정직한 장사를 하는 사람이라고요!”배주원이 정색하며 김하린에게 말했다.“제대로 된 장사인지 아닌지는 제가 단정 짓는 게 아니죠. 저보다도 박시언이 꽤 관심을 보일 것 같네요.”김하린이 여유 넘치게 말했다.“저는 그저 아무것도 모르는 부잣집 딸이지만 박시언은 달라요. 방금 한 말 시언이한테 똑같이 해주면 신경 쓰려나 모르겠네요.”“이 여자 진짜 교활하네!”배주원이 끝내 참지 못하고 화를 냈다.김하린은 진지한 눈빛으로 서도겸을 쳐다봤다.“단도직입적으로 말할게요. 1조6천억 원 빌려주면 3년 후에 원금에 이자까지 전부 갚아드릴게요.”배주원이 두 눈을 부릅떴다.“웃기지마요. 1조6천억 원이면 3년 후에 이자가 얼마나 되는지는 알아요? 만약 못 갚으면 우리한텐 순손실이 1조6천억 원이라고요. 하린 씨는 박시언 씨 와이프라 그때 가서 누가 감히 하린 씨한테 함부로 하겠어요?”“이자가 얼마인지 알아요. 계약서 쓰라면 쓸게요. 만약 못 갚으면 제 명의로 된 김씨 가문의 부동산과 지분을 전부 드릴게요. 또한 평생 배진을 위해 일하고 마음껏 부려먹으셔도 돼요.”김하린이 머뭇거리다가 말을 이었다.“그리고 저랑 박시언의 결혼은 3년을 버티지 못할 겁니다. 3년 후에도 계속 함께 산다고 해도 박시언은 절대 저를 지켜주지 않아요.”서도겸은 시선을 올리고 김하린을 한참 쳐다봤다.배주원도 귀가 쫑긋해졌다.방금 어떤 흥미진진한 가십거리를 들은 것만 같았다.다만 배주원은 재빨리 사색을 가다듬고 말했다.“그래도 안 돼요! 절대 허락 못 해요!”말이 떨어지기도 전에 옆에서 중저음의 차가운 목소리가 울려 퍼졌다.“좋아요. 빌려드리죠.”“뭐라고?!”배주원은 의자에서 펄쩍 뛰어올랐다.“너도 미친 거니?”“재무팀에 말해서 계좌 이체해줄게요. 계약서는 나중에 작성합시다.”“서도겸, 너 이 자식이!”배주원이 발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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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화
소은영의 미소가 순간 확 굳어버렸다.“왜요?”“대표님께서 오늘 밤엔 사모님과 함께 참석하신다고 합니다. 그러니까 은영 씨는 안 오시는 게 나을 것 같아요.”소은영은 억지 미소를 지었다.“그러시구나... 마침 잘됐네요. 저도 원래 가고 싶지 않았거든요.”“네, 그럼 이만.”소은영은 다 끊긴 전화를 들고 입술을 깨물었다.뒤에 있는 룸메이트들은 서로를 멀뚱멀뚱 쳐다봤다.“은영아, 네 남친 나오지 말래?”“오늘 열릴 연회가 국제 연회라고 했잖아. 네 남친 일부러 너 데리고 해외 사업가들을 만나러 간다고 하지 않았어?”소은영은 뒤에서 의심 어린 눈길로 자신을 쳐다보는 룸메이트들에게 억지 미소를 지었다.“아주 중요한 바이어를 데리고 가야 한대. 내가 따라가면 귀찮기만 했지.”소은영은 머리를 숙이고 손에 든 드레스를 바라보며 눈빛이 살짝 짙어졌다.박시언은 줄곧 김하린을 싫어했는데 왜 갑자기...소은영은 드레스를 꽉 쥐었다.그녀는 오늘 밤 연회를 오랫동안 기대해왔다. 절대 이렇게 포기할 순 없다....날이 어두워지고 박시언은 비서에게 분부하여 화려하고 단정한 프렌치 롱 드레스를 김하린에게 보내라고 했다.박시언이 아래층에서 잠깐 기다린 후 김하린이 2층에서 천천히 내려왔다.지난번에 이미 그녀가 버건디색 드레스를 입은 모습을 봤지만 오늘 이 드레스를 보니 또 한 번 경악을 금치 못했다.전에는 김하린이 이토록 예쁜 줄 몰랐었다.“나 준비됐어.”김하린이 머리를 살짝 들자 박시언은 입술을 앙다물었다.“이 비서한테 말해서 차 대기시킬게.”김하린은 거들떠보지 않고 문을 열었더니 이 비서가 마침 문 앞에서 기다렸다.드레스로 갈아입은 김하린을 보자 이 비서도 놀란 기색이 역력했다.“사모님, 드레스가 너무 예쁘세요. 소은영 씨가 입은 것보다 더 예뻐요.”소은영을 언급하자 박시언이 비서를 힐긋 쳐다봤다.이 비서는 자신이 말실수한 걸 알아채고 서둘러 입을 다물었다.“괜찮아요.”김하린은 이 일에 대해 전혀 신경 쓰지 않은 채 차에 올라탔다.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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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화
소은영의 목소리가 너무 높아 주위에 순간 고요한 정적이 흘렀다.정신을 차리고 보니 모든 이의 시선이 그녀에게 쏠렸다.그중에는 박시언과 김하린도 포함돼 있었다.뭇사람들에게 소은영은 그저 까칠하고 교양 없는 여자로만 낙인됐다.허리가 구부정한 정원사는 쪼그리고 앉아서 바닥에 떨어진 장미를 주우며 쉴 새 없이 사과했다.주위 시선을 느낀 소은영은 표정이 일그러지더니 재빨리 미안한 척하며 말을 이었다.“죄송해요, 제가 너무 경황이 없었어요. 괜찮으시죠 어르신?”김하린이 가까운 곳에서 이 광경을 지켜보았다.소은영은 이젠 더 이상 수습이 불가했다. 지금 이러는 건 오히려 가식적으로밖에 안 보였다.그 시각 소은영도 박시언과 나란히 서 있는 김하린을 발견했다.“쟤가 여길 왜 와?”박시언은 미간을 구겼다.김하린은 그의 표정을 유심히 살폈는데 정말 소은영이 올 줄 몰랐던 눈치였다.그럼 설마 소은영 스스로 오게 된 걸까?김하린은 침묵했다.이 전개는 전생과 달랐다. 그녀의 기억대로라면 전생에 박시언은 소은영을 데리고 연회에 참석했고 그 자리에서 소은영은 서호철 어르신의 찬사를 받으며 순조롭게 출국길에 올라섰다. 졸업 후에는 박시언과 서호철 어르신의 후원으로 탄탄대로만 걷게 되었고...김하린은 오늘 박시언이 소은영을 데려오지 않았으니 그녀가 연회장에 안 나타날 줄 알았다.뜻밖에도 소은영은 끝까지 제 발로 찾아오고 말았다.“대표님!”이 비서가 연회장의 인기척 소리에 재빨리 달려왔다.박시언은 이미 불쾌한 어투로 변했다.“누가 얘 들여보냈어?”“제가...”이 비서는 고개를 푹 숙였다.“소은영 씨가 대표님께 도움이 될 줄 알았어요.”박시언은 미간을 문질렀다.그는 전에 늘 소은영에게 관대했다.하지만 이런 장소에 김하린을 데려온 이상 소은영은 나타나지 말았어야 했다!“소은영 씨 모든 게 낯설 텐데 얼른 가봐.”김하린이 무심코 샴페인을 한 모금 마시면서 말했다.박시언은 당황해하며 어쩔 바를 모르는 소은영을 쳐다보다가 결국 혼자 내버려 두기가 안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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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화
박시언의 표정을 보니 그 부지가 대박 난다는 걸 진작 알고 있는 듯싶었다.하지만 그는 과감하게 매입을 포기하고 스티븐에게 그 부지를 양보했다.이 또한 박시언다운 선택이다.김하린이 진지하게 말했다.“난 그저 칭찬 몇 마디 한 것뿐이야. 너무 깊게 생각하지 마.”박시언은 미간을 구기고 그녀의 말을 되짚어보았다.‘하긴, 김하린 머리로 그 부지가 향후 몇 년 사이에 가치가 부상한다는 걸 알 리가 없지. 내가 괜한 생각 했네.’“그래. 그러길 바랄게.”박시언은 더는 김하린을 신경 쓰지 않은 채 소은영을 데리고 다른 사람들과 인사를 나누러 갔다.소은영은 떠나기 전에 미안함이 섞인 눈빛으로 김하린을 쳐다봤다.애써 감춘다고 노력은 했지만 김하린은 여전히 그녀의 눈빛 속에 숨은 의기양양한 미소를 보아냈다.김하린은 고개 들어 샴페인 한 잔을 원샷했다.그녀는 지금 다른 사람들 눈에 남편을 뺏긴 패배한 여자로 거듭났다.남편 박시언은 신혼인 아내를 내팽개치고 다른 여자 파트너와 함께 사업가들과 인사를 나누러 갔다. 김하린의 꼴이 말이 아니었다. 이보다 더 황당한 경우가 있을까?김하린도 답답할 따름이었다. 원래 이 기회를 빌려 대기업 회장들과 친분을 쌓으려 했는데 박시언이 가버리니 그녀 홀로 선뜻 그분들 앞에 나서기가 어려웠다.‘어떻게 하면 아주 자연스럽게 저 사업가들에게 다가갈 수 있을까?’김하린은 주위를 쭉 둘러보다가 가까운 곳에 놓인 피아노가 눈에 들어왔다.그녀는 입꼬리를 살짝 말아 올렸다.‘찾았다!’김하린은 우아하게 피아노 앞으로 걸어가 원래 피아노를 치던 분과 짤막하게 인사를 나눈 후 자리에 앉았다.그녀는 어려서부터 김씨 일가의 따님으로 살아오며 많은 걸 배웠었다. 전생에는 아무런 쓸모가 없었는데 지금 이렇게 써먹게 될 줄이야.오랜만에 만져보는 피아노인지라 조금은 낯설었지만 습관이라는 건 쉽게 변하지 않는다.김하린은 곧장 현란한 손놀림으로 피아노를 연주했다. 연회장에 순간 지금 분위기와 아주 잘 어울리는 은은한 피아노곡이 흘러나왔고 다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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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화
잠시 후 소은영이 일그러진 표정으로 화장실에서 나왔다. 그녀는 어느덧 하얀색 드레스로 갈아입었다.이에 박시언이 물었다.“왜 그래?”“방금 화장실에서 옷 갈아입고 나올 때 하린 언니 본 것 같아요.”“김하린?”소은영이 머리를 끄덕이고 말을 이었다.“지난번 그 남자분과 함께 있더라고요. 두 분 꽤 친해 보이던데...”그녀는 박시언의 표정을 살피며 재빨리 말했다.“제가 잘못 봤을 수도 있어요. 언니가 왜 서도겸 같은 사람이랑 친하겠어요... 서도겸 그 사람 망명자라면서요?”“김하린 진짜...”박시언이 싸늘한 어투로 말했다.그는 저번에 이미 서도겸이 김하린에게 호감이 있다는 걸 알아챘다.‘이 여자가 정말! 위험이 있으면 피해 다녀야지 왜 서도겸 같은 망명자와도 가깝게 지내는 거야?!’박시언은 저도 몰래 가슴이 답답했다.그 시각 김하린은 화장실에서 나와 불만 가득한 박시언의 얼굴을 보더니 의아한 표정을 지었다.“방금 뭐 하러 갔어?”박시언이 목소리를 내리깔았다.“나? 화장실 다녀왔는데.”김하린은 영문도 모른 채 그에게 답했다.이때 소은영이 앞으로 나서서 일부러 친한 척하며 김하린의 손을 잡았다.“언니, 저 아까 봤어요. 서도겸 씨 착한 사람 아니에요. 언니 절대 속으면 안 돼요.”김하린은 뒤늦게 손을 빼냈다.소은영은 허공에 손이 붕 뜬 채 속상한 얼굴로 말했다.“언니, 저 일부러 대표님께 고자질한 거 아니에요... 그냥 서도겸 진짜 좋은 사람 같지 않아서 그런 거예요.”“서도겸이 어떤 사람인지는 내가 알아서 판단해요. 딴 사람에 대해 왈가왈부하지 말아 줄래요?”김하린이 차갑게 쏘아붙였다.“저는...”소은영은 입술을 꼭 깨물고 상처받은 듯한 표정을 지었다.이에 박시언이 싸늘한 어투로 말했다.“은영이는 널 위해 그런 거잖아. 분수도 모르고 건드리지 말아야 할 사람 건드리지나 마.”소은영이 박시언의 소매를 잡아당기며 너무 심하게 몰아붙인다고 원망하는 듯싶었다.이 광경을 본 김하린은 순간 소은영이야말로 박시언 아내인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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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화
원래 타임 라인이라면 3년 후 서호철이 사망한 후에야 서도겸의 신분이 밝혀진다.그렇다면 설마 그녀의 환생으로 무심코 모든 것이 바뀐 걸까?그 시각 소은영은 서호철의 말을 듣고 얼굴이 백지장이 되었다.‘서도겸 소문에 고아였잖아? 서호철의 손자라니? 이게 말이 돼?’방금 그녀가 한 말을 서호철이 고스란히 들었을 게 뻔하다!서호철의 심기를 건드리면 이번 생은 금융계에서 어떤 활로도 찾을 수 없다.소은영은 멘탈이 탈탈 털린 채 박시언에게 구원의 신호를 보냈다.“어르신, 은영이가 생각이 짧아서 말실수했어요. 아직 어리다 보니 부디 노여움 푸세요.”서호철은 썩 내키지 않는 표정으로 말했다.“자네 옆에 업계 천재가 나왔다고 들었는데 인제 보니 별 거 아니구먼.”소은영은 사색이 되었다.그녀는 이미 서호철에게 제대로 낙인이 찍혔다.김하린은 이 광경을 쭉 지켜보았다.이렇게 된 이상 박시언의 말은 아무 소용이 없다. 남의 집 귀한 손자를 그딴 식으로 헐뜯었으니 연회장에서 내쫓지 않은 것만으로도 충분히 체면을 준 셈이다.박시언은 입술을 앙다물고 더는 말을 잇지 않았다.한편 서호철은 한결 부드러운 눈빛으로 김하린을 바라봤다.“김씨 일가의 여식이라고 했나?”김하린은 정신을 가다듬고 먼저 말을 걸어오는 어르신께 머리를 끄덕였다.“네, 김하린입니다.”“김종현 그 자식 젊었을 때 잘생긴 줄 몰랐는데 손녀가 이렇게 예쁘네. 40년 전에 나랑 자네 할아버지가 의형제를 맺었거든. 눈 깜짝할 사이에 자네가 벌써 이렇게 컸어.”‘의형제?’김하린의 기억 속에서 할아버지는 항상 한량 같았고 집안일은 전혀 묻지 않으셨다. 또한 너무 일찍 돌아가서 서호철 어르신과 친분이 있다는 얘기는 아예 들은 적이 없다.김하린이 어떻게 대답해야 할지 몰라 망설일 때 서호철이 대뜸 그녀에게 물었다.“결혼은 했고?”김하린이 고개를 끄덕였다.“네.”“뉘 집 자식이야?”김하린은 옆에 있는 박시언을 힐긋 살폈다.서호철은 박시언을 보더니 표정이 확 일그러졌다.“박동준의 손자였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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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화
배주원의 차가 가까운 곳에 있는 미완성 건물 앞에 도착했다.“X발 손정원 이 새끼가 어떻게 사람을 이딴 곳에 가둬 두냐고?!”배주원은 주위를 쭉 둘러보았지만 칠흑 같은 어둠 속에서 아무런 인기척도 없었다. 들리는 거라곤 본인의 메아리뿐이었다.서도겸은 차에서 손정원을 끌어냈다. 그는 허둥지둥거리다가 겨우 제대로 섰다.배주원이 앞으로 다가와 발로 툭 차며 물었다.“말해! 하린 씨 어디에 가뒀어?”“그건, 쟤네들이 숨긴 거라. 원래 그 쌍... 김하린 씨를 따끔하게 혼낼 생각이었어요. 돈 받으면 이 건물 폭발시켜서 박시언 목숨도 따내고 거액의 돈도 챙겨서 도겸 씨한테 공을 세워줄 생각이었는데 김하린 씨랑 도겸 씨가 아는 사이일 줄은 꿈에도 몰랐어요...”“폭발시켜? 여길 폭발시킨다는 거야?”배주원이 두 눈을 부릅떴다.“설마 시한폭탄?”손정원은 겁에 질린 채 머리를 끄덕이며 사시나무 떨듯 온몸을 떨었다.서도겸의 눈가에 싸늘한 빛이 감돌았고 손정원은 두려움에 휩싸여 침을 꼴깍 삼켰다.“주원아, 얘 꽁꽁 묶어둬. 폭탄 터지거든 얘부터 죽일 테니까.”손정원은 황급히 바닥에 무릎을 꿇었지만 결국 배주원에 의해 사지가 묶였다.미완성 건물은 구조가 매우 복잡했고 지금 서도겸은 김하린이 무사하다는 걸 확인했다. 급선무는 주변에 있는 폭탄을 제거하는 일이다.바로 이때 검은색 벤틀리가 건물에 도착했다.서도겸은 이 차 주인이 박시언이란 걸 한눈에 알아봤다.“대표님, 여기 어디예요... 저 무서워요...”소은영이 두려운 표정으로 박시언의 소매를 잡아당겼다.박시언은 그녀의 손등을 톡톡 두드렸다.“넌 차에 있어. 내려오지 말고.”소은영이 머리를 끄덕였다.배주원은 차에서 내리는 박시언을 보더니 코웃음을 쳤다.“와이프가 납치당했는데 애인이랑 알콩달콩할 새가 있어요?”“대체 누가 김하린 납치했어?”박시언이 싸늘한 눈길로 서도겸을 쳐다봤다.“내 기억이 맞다면 손정원은 서도겸 씨 부하일 텐데요?”서도겸이 차갑게 쏘아붙였다.“얘가 제멋대로 일을 벌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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