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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8화

“내가 A대 가기 싫은 거 가지고 협박하지 마. 난 이혼하면 그만이야. 어디 서로 물어뜯어 보자고!”

김하린은 박시언이 고자질하는 것이 전혀 두렵지 않았다. 심지어 박시언은 김씨 가문에서 조금이라도 더 이익을 챙기려면 이 사실을 비밀로 해야 했다.

박시언은 결국 애써 침착하게 말했다.

“도대체 어떻게 하고 싶은데?”

“거래해. 내가 할머니한테 좋은 말하는 대신 너도 같이 연기를 해야 해.”

“연기를 해?”

박시언이 의심의 눈초리로 김하린을 쳐다보았다.

“겨우 그거야?”

“다른 사람이 봤을 때 넌 완벽한 남편이 되어야 해. 내 의견을 따르고, 내 체면까지 살려줘야 할 것이야. 그리고 적당히 내 편도 들어주고, 내가 믿고 의지할 만한 사람이 되어야 해. 얼마나 쉬워. 너한텐 손해 볼 일도 아니잖아.”

김하린은 굳이 돌려서 말하고 싶지 않았다. 김씨 가문 쪽에서는 박시언의 연기가 필요했다. 하지만 며칠 전 최미진이 난리를 치는 바람에 박시언은 김하린이 더욱 싫어졌고, 좋은 남편인 척하기에는 불가능했다.

박시언이 한참 동안 생각하더니 대답했다.

“그래. 네 말대로 할게.”

“그래.”

김하린은 태블릿 PC를 내려놓고 자리에서 일어나더니 치마를 정리하면서 말했다.

“할머니더러 저녁 식사하러 오시라고 해. 내가 직접 요리할 거야.”

박시언이 미간을 찌푸렸다.

“뭐 하려고?”

“할머니 앞에서 서로 사랑하는 부부인척해야 할머니가 너를 풀어줄 거 아니야.”

박시언이 피식 웃었다.

“너는 다 계획이 있었구나.”

박시언은 그녀의 속을 훤히 뚫어보는 듯했다.

김하린은 별로 대꾸도 하고 싶지 않았다.

오후, 이도하가 최미진을 픽업해 왔고, 김하린은 한창 주방에서 요리를 준비하고 있었다. 그리고 박시언은 옆에서 도와주고 있었고, 애써 서로 사랑하는 신혼부부인 척했다.

이 장면에 최미진이 흐뭇해하면서 고개를 끄덕였다.

식사하는 동안에도 박시언은 친절하게 김하린의 앞에 음식을 짚어주었고, 때로 서로 농담도 주고받았다.

최미진은 그제야 안심이 되는 듯했다.

“할머니, 저 내일 쇼핑하고 싶은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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