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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7화

최미진은 박시언을 늘 엄하게 대했고, 박시언은 회초리를 피할 수조차 없었다.

최미진이 젖 먹던 힘으로 때린 나머지 박시언의 몸이 시퍼렇게 멍들기 시작했다.

김하린은 그저 우두커니 지켜볼 뿐이다. 박시언은 이를 꽉 깨문 채 아프다는 말 한마디 하지 않았다.

결국 회초리가 부러지고, 최미진이 냉랭하게 말했다.

“그래도 사과 안 할 거야?”

박시언은 여전히 묵묵부답이었다.

김하린은 박시언의 성격을 잘 알고 있었다. 이렇게까지 맞고도 사과하지 않는 걸 보니 절대 사과할 마음이 없어 보였다.

김하린이 말했다.

“할머니, 화 푸세요. 저는 사실 시언이를 탓한 적 없어요. 얼른 의사 선생님이나 불러와야겠어요.’

김하린의 이해 넓은 모습에 최미진은 그제야 화가 가라앉는 듯했다.

박시언의 할머니로서 그가 어떤 성격인지 모를 리가 없었다.

박시언에게 사과를 요구하는 것은 불가능한 일이었다.

아까는 그저 김하린의 화를 풀어주려고 연기한 것이다.

최미진이 김하린의 손을 어루만지면서 말했다.

“하린아, 이제부터 할머니가 시언이를 잘 보고 있을게. 그리고 약속할게. 그년은 이제부터 우리 박씨 집안에 한 발짝도 들어오지 못해. 이 집안의 안주인은 너야.”

김하린은 그저 웃을 뿐이다.

바닥에 무릎 꿇고 있던 박시언은 차가운 눈빛으로 김하린을 쳐다보았다.

날이 어두워지고, 최미진은 결국 이도하더러 의사 선생님을 불러오라고는 이곳을 떠났다.

김하린은 소파에 앉아 차를 마시고 있었고, 그제야 바닥에서 일어난 박시언은 싫증난 표정으로 말했다.

“김하린, 연기 다했어?”

김하린이 아무 말도 하지 않자 박시언이 또 이어서 말했다.

“이혼을 핑계로 할머니더러 은영이를 쫓아내게 해? 정말 대단해. 내가 너 우습게 봤어.”

“마음대로 생각해.”

김하린은 그가 자신을 어떻게 생각하든지 전혀 신경 쓰지 않았다. 이때 마침 의사 선생님이 도착했고, 김하린이 말했다.

“이따 약 바르실 때 너무 살살하실 필요 없어요. 박 대표님은 가죽이 두꺼워서 아파하지도 않아요.”

의사 선생님은 고개 숙여 박시언의 눈치만 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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