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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2화

그림 전시회는 오후 3시에 끝났다.

백윤서는 국제전시센터 밖에 주차된 낯익은 차를 바라보았다.

그녀는 재빨리 조수석 문을 열고 차에 앉았다.

“오빠… 언제 왔어요? 왜 전화 안 했어요? 오빠가 온 걸 미리 알았으면 내가 일찍 나왔을 텐데, 그럼 이렇게 오래 기다릴 필요 없었는데.”

기성은에게 백윤서의 수업 스케줄 사본이 있기 때문에 그는 오늘 그녀가 교외 활동으로 그림 전시회를 보러 온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전연우는 비행기에서 내린 지 얼마 안 되어 근처를 지나가던 중이었고, 그래서 가는 길에 그녀를 데리러 왔다.

전연우가 말했다.

“괜찮아.”

백윤서가 말했다.

“오빠, 그 프로젝트는 어떻게 됐어요?”

전연우가 대답했다.

“계약서에 사인했어.”

“축하해요! 오빠가 이 프로젝트 때문에 일주일 넘게 잠도 잘 못 자고 고생했잖아요. 드디어 이제 잠시 쉴 수 있게 되었네요.”

차가 시동이 걸리고 전연우가 말했다.

“윤아, 안전벨트 매.”

백윤서는 깜짝 놀라며 그의 말에 얌전하게 말했다.

“아, 깜빡했네요.”

그녀는 재빨리 안전벨트를 맸다. 예전에는 전연우가 늘 그녀의 안전벨트를 매는 것을 도왔다.

백윤서는 그가 피곤해하는 것을 보고 조용히 앉아서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전연우는 차를 돌렸고 마치 누군가 길을 건너려고 하는 것을 보았는데 그 익숙한 모습은 장소월 같았다.

그녀는 몸을 숙여 휠체어를 탄 사람의 옷과 스카프를 정리해 주었다. 허리까지 오는 길이의 약간 곱슬한 긴 머리는 어깨에 흘러내렸다. 장소월은 생수병 뚜껑을 열고 그 남자에게 물을 마시도록 했다.

전연우는 날카로운 눈빛으로 그녀의 모든 움직임을 지켜보면서 얇고 차가운 입술을 앙다물었는데 그 선은 더욱 차가워 보였다.

차 안에는 범상치 않은 분위기가 서서히 퍼지면서 불쾌감이 스며들었다.

백윤서도 그 모습을 보고 말했다.

“오늘 학교에서 전시회를 보는 활동을 조직했는데 소월이가 친구랑 같이 왔더라고요. 그런데 그 사람의 다리를 보니… 장애인 같았어요.”

전연우는 그 순간 멀지 않은 곳에 서 있는 장소월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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