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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4화

진영숙은 분을 이기지 못하고 온몸을 부들부들 떨었다.

사람들이 수군거리는 소리가 커지는 가운데, 강이한의 눈빛이 매섭게 변했다. 준수한 얼굴에는 온통 유영에 대한 분노로 가득했다.

전에는 어떻게 난리를 피우든 기사에 나도 그녀가 직접 사람들 앞에서 입을 열지 않은 이상 되돌릴 기회가 있었다.

하지만 지금은 상황이 달랐다.

그렇게나 그와 선을 긋고 싶었던 걸까? 이런 극단적인 방식을 택할 정도로?

강이한이 보기에 유영이 사람들 앞에서 대놓고 이혼을 말한 건 일부러 한짓이다.

그녀는 한지음에 대해서 줄곧 무관심한 태도를 유지했다. 그런데 지금 사람들이 다 보는 앞에서 그에게 실망하고 심지어 절망한 아내의 모습을 연기하고 있었다.

그녀의 그런 행동은 그를 조강지처 두고 바람을 피운 나쁜 남자로 몰아가고 있었다.

강이한은 주먹을 꽉 쥐고 여자를 노려보며 으르렁거렸다.

“이유영, 안으로 들어가!”

이 순간에도 그는 애써 분노를 자제했다.

“이혼하자고!”

그의 입장에서는 많이 양보한 거였지만 그녀의 태도에는 거침이 없었다.

유영은 이혼 소송을 길게 끌수록 자신에게 불리하다는 것을 잘 알고 있었다.

양 변호사의 실력을 믿기는 하지만 이곳은 강이한의 본진인 청하시였다.

그가 끝까지 협의를 해주지 않으면 그들의 관계는 계속 지속될 수밖에 없었다.

유경원이 진영숙의 전폭적인 지지를 받으며 가족 행사에 참석하고 한지음의 참석을 강이한이 방관했을 때, 그녀의 마음은 착잡했다.

더 이상 표면적인 관계도 유지할 생각이 없어진 것이다.

줄곧 신경을 끄고 싶었지만 그들의 지속되는 자극에 그녀는 마지막 인내심마저 사라져 버렸다.

“이혼해!”

강이한이 분노에 치를 떨며 어떻게든 유영을 끌고 안으로 들어가려던 순간, 뒤에서 노부인의 근엄한 목소리가 들려왔다.

노부인은 체면을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사람이었다. 그래서 지금 이 상황에 굉장히 화가 난 상태였다.

전통적인 사상을 가진 노인은 이혼을 하더라도 남자가 먼저 여자를 내쳐야 맞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여자인 유영이 먼저 이혼 얘기를 꺼낸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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