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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7화

하지만 진영숙은 아니었다.

이번 일로 화가 나는데 풀 곳이 없어서 너무 갑갑했다.

그녀가 싸늘한 목소리로 말했다.

“오는 25일 날 경원이 귀국할 거야. 이유영 그 계집애랑은 빨리 이혼하고 쟤도 빠른 시일 내에 치워버려.”

진영숙이 아무리 이유영이 싫어도 지금 시점에서 시력까지 잃은 한지음을 며느리로 받아줄 이유도 없었다.

물론 최근 이유영이 보인 행보가 괘씸해서 단칼에 내쳐버릴 생각이었다.

유경원의 귀국 소식을 들은 강이한과 강서희의 표정이 서서히 굳어갔다.

예전이었다면 신랄하게 반박했겠지만 그래도 진영숙의 건강을 고려해서 그는 담담히 말했다.

“다른 생각하지 말고 일단은 좀 쉬세요.”

“이한아!”

말을 마치고 뒤돌아서는데 뒤에서 진영숙의 앙칼진 목소리가 들려왔다.

“이유영 걔도 마음에 안 들지만 다른 여자 만나고 싶었으면 적어도 이유영보다 더 나은 애를 만났어야지. 넌 어째 여자 보는 눈이 점점 더 형편없어지냐!”

모두가 인정하는 미인에 성격까지 좋은 이유영도 마음에 안 드는데 한지음을 마음에 들어할 리가 없었다.

진영숙은 아들의 철없는 행동이 생각할수록 화가 치밀었다.

걸음을 멈춘 강이한은 싸늘한 눈빛으로 엄마를 바라보다가 말없이 병실을 나갔다.

강서희는 씩씩거리는 진영숙을 달래주었다.

“엄마, 의사가 화를 내면 안 좋다고 했잖아.”

“내가 화가 안 나게 생겼어? 쟤 하는 꼬라지 좀 봐!”

“엄마도 그만해. 이유영 때문에 그 소란이 났는데 오빠라고 마음이 편하겠어?”

이유영 얘기가 나오자 진영숙의 얼굴이 흉측하게 일그러졌다.

“아비 뻘 되는 남자랑 바람이 난 년을 뭐가 아쉬워서 잡고 있는 거야?”

진영숙이 가장 화가 난 부분은 이혼 얘기를 이유영이 먼저 꺼냈다는 점이었다.

그렇게 시끄럽게 떠들어댔는데도 정작 이혼이 진행되지 않으니 점점 아들도 미워지기 시작했다.

이유영은 놔주지 않으면서 더 보잘것없는 한지음까지 챙기니 그게 더 이해가 되지 않았다.

비록 이유영이 세강의 안주인으로서 정말 부족하다고 생각하지만 아들의 이런 행보도 그녀가 원하던 방향은 아니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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