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ll Chapters of 무적이 되어 돌아온 남자: Chapter 21 - Chapter 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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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1화
레스토랑 내부, 얼굴이 새파래질 정도로 화가 난 나봉희가 씩씩거리고 있었다.도범만 아니었다면 그녀가 지난 5년간 다른 사람들의 무시와 비웃음을 당할 일도 없었을 것이다.그 모든 것이 다 도범 때문이었다. 다 이 쓸모없는 사위 놈 때문이다.순간 그곳에서는 묘한 긴장감이 흐르고 있었다.성 씨 집안 도련님과 왕 씨 집안 도련님 모두 이류 가문(二流世家)의 도련님들로 박 씨 가문보다 더 큰 재벌가였다. 나봉희는 왕 씨 집안 도련님이 100억도 내놓을 수 있다고 했던 것을 떠올렸다. 그녀는 당장이라도 눈앞에 있는 이 퇴역한 망할 군인을 내쫓고 싶은 심정이었다.그녀는 도범이 몹시 증오스러웠다. 결혼식을 올린 그날 밤, 이 망할 자식이 자신의 딸아이가 술에 취한 틈을 타서 그녀의 순결을 빼앗아 갔을 것이다. 나봉희는 절대로 그런 그를 용서할 수가 없었다.그녀는 이렇게 많은 사람들이 지켜보고 있는 가운데 도범이 어떻게 이 상황을 마무리 지을 것인지 똑똑히 지켜볼 것이다.듣기로는 전장에서 돌아온 퇴역 군인들은 확실히 적지 않은 상금을 받는다고 했다. 하지만 보통은 5천~6천만 정도였고, 공을 세웠거나 말단 직책이라도 맡은 사람만이 더 많은 상금을 가질 수 있었다.확실한 것은 도범이 절대 그런 사람에 속할 리가 없다는 것이다.오늘 도범은 자신의 딸아이의 관심을 받으려고 이미 꽤 많은 돈을 썼었기에 이제 수중에 돈이 얼마 남지 않았을 것이다.여기서 만약 자신이 더 많은 음식을 시키면 도범은 아마 자신을 이 레스토랑에 팔아넘겨야 할 신세가 될 것이다.“이거, 이거 각각 두 개씩 주시고, 이것도 괜찮아 보이네요 주세요.”순간 메뉴판 아래쪽에 적힌 술 가격이 나봉희의 눈에 띄었다. 메뉴판에는 일반 사람들이 쉽게 소비할 수 있는 몇 천 원에 한 병인 와인도 있었지만 돈 많은 사람들을 위해 준비된 와인도 있었다. 심지어 가장 비싼 와인은 한 병에 4백만 원씩 했다.“이 와인, 한 병에 4백만 원씩 하는 이거 스무 병 주세요. 시율이 아버지가 지난 몇 년간 심적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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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2화
“아유 배불러. 진짜 맛있네. 정말 오랜만에 폭식했어!”나봉희가 음식을 와구와구 먹기 시작했다. 지난 오 년간 정말 많은 고생을 했었는데 이 모든 것이 다 도범 그 자식 때문이었다. 그 자식 때문에 그녀의 딸이 집에서 쫓겨났고 덩달아 그들 노부부도 함게 고생하게 되었다.무려 오 년 이었다. 오 년간 이런 진수성찬은 구경조차 못했었다!오늘 그녀한테는 도범이 이 만찬을 계산할 수 있을지 없을지 같은 건 크게 상관없었다. 아무튼 난처해질 사람은 자신이 아니었기에. 누가 도범더러 돈이 많은 것처럼 큰소리치면서 자신이 계산하겠다고 호언장담하라고 했는가.“대박 정말 부럽다. 저기 저쪽 테이블 한 8천만 원 정도 나왔을걸! 저거 여기서 제일 비싼 와인이잖아!”주변 테이블에 있던 사람들 대부분이 아직 떠나지 않고 남아 있었다. 적지 않은 사람들이 그들 테이블에 놓인 맛있는 요리를 보고 부러워하고 있었다.“확실히 많긴 해. 특히 저 와인 스무 병 중 두 병 밖에 마시지 않았잖아. 참, 저렇게 많이 시키다니. 정말 부잔가 봐!”한 남자가 크게 감탄하며 말했다.“근데 저 남자 아무리 봐도 하루에 2억씩 벌 사람 같지는 않아 보이는데? 입은 것도 저렇게 평범한데 말이야. 정말 저걸 다 계산할 돈이 있는 거 맞아? 설마 무전 취식하려는 거 아니겠지?”다른 한 여자는 도범의 능력과, 과연 그가 정말 계산할 수 있을지에 대해 의심을 품고 있었다.“다들 잘 드셨어요? 다 드셨으면 이제 계산할게요!”도범이 미소 지으며 계산하려고 했다.“그래 그러거라. 우린 다 먹었다. 아가씨, 여기 얼마죠? 여기 남은 술은 가져갈 테니 포장해 주세요!”나봉희가 손을 흔들었다. 그녀는 과연 이 큰돈을 도범이 지불할 수 있을지 지켜보고 있었다.그때 뜻밖에도 종업원 대신 매니저가 미소 띤 얼굴로 다가와 도범에게 계산서를 내밀었다.“저기 손님, 저쪽으로 가서 계산해 주시겠습니까? 저희 레스토랑에 방문해 주셔서 감사합니다!”도범은 그 남자의 미소가 석연찮게 느껴졌다. 남자의 미소가 어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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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3화
“도범이 네가 방금까지만 해도 그렇게 계산할 수 있다고 큰 소리를 치더니? 네가 나더러 마음껏 시켜도 된다며? 이제서야 자신이 빈털터리라는 것을 인정한 것이냐?”“돈이 없으면 없었지 그렇게까지 허세를 부릴 필요가 있었어? 봐라 시율아, 쟤가 이런 사람이야, 이런 사람한테 시집가서 잘 살 수 있을 것 같아?”화가 난 나봉희가 박시율을 끌어당기며 말했다.“가자 시율아, 나랑 가자 응? 쟤 혼자 남아서 뭘 할 수 있나 두고 보자. 저런 사람은 맞아 죽어도 싸. 돈도 없으면서 뭘 그렇게 잘난척한 거야?”“도범아, 정말 너한테 실망이구나!”박영호 역시 몹시 화가 난 상태였다.“돈이 없으면 없다고 하면 되지. 그러면 이렇게 망신스러운 일도 없었을 것 아니냐. 네가 없는 형편에 끝까지 밥을 사겠다고 했잖니. 어떻게 너 같은 사람을 믿고 내 딸을 줄 수 있겠어?”“도범아, 도대체 어떻게 된 거야? 정말로 돈이 없어?”박시율이 깊은 한숨을 내쉬고 도범을 향해 물었다.도범이 씁쓸하게 웃더니 박시율에게 계산서를 건네며 말했다.“돈이 없어서 그러는 게 아니라 이런 명세서를 보고 정말 계산할 수가 없는걸, 계산하고 싶지도 않고!”박시율이 의아한 눈빛으로 계산서를 보더니 순간 얼굴을 굳히고 매니저를 향해 쏘아붙였다.“저기요 매니저님, 이게 어떻게 된 거죠? 저희는 8천만 정도의 소비밖에 하지 않았는데 왜 8억 몇천만 원이라고 찍혀있죠?”“뭐?”그 소리를 들은 나봉희가 다급히 계산서를 빼앗아 가서 자세히 훑어보더니 씩씩거리며 매니저를 바라보았다.“이게 어떻게 된 거예요? 지금 저희에게 바가지를 씌우는 거예요? 저 술은 한 병에 4백만 원짜리였잖아요? 왜 여기에는 4천만 원이라고 적혀있죠? 혹시 잘못 보고 동그라미 하나 더 입력한 거 아니에요?”“하하 죄송한데 가격표의 가격은 정확합니다. 이 스무 병의 술은 마침 오늘 공수해 온 것이라 특별히 열 배의 가격에 팔고 있답니다! 손님들께서 스무 병을 시키셨으니 8억 원이고 거기에 요리까지 더해서 모두 8억 1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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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4화
“이리 가져와 봐. 어디 보자...”박영호 역시 서둘러 메뉴판을 가져가서 자세히 살펴보고는 안색이 어두워졌다.“아까 봤을 때 분명히 동그라미가 여섯 개였는데 왜 일곱 개가 된 거지?”“하하 노안이라도 오셨나 봅니다? 동그라미는 줄곧 일곱 개였습니다. 손님들께서 잘못 보셨겠죠!”뚱뚱한 매니저가 간사하게 웃으면서 말했다.“어쨌든 주문을 하셨으니 돈을 지불해 주시기 바랍니다!”나봉희가 눈알을 굴리며 생각하다 입을 열었다.“이건 우리와는 상관없는 일이에요. 이 사람이, 도범이 산다고 했으니까 남은 사람들은 돌아가도 되죠? 쟤랑 해결 보면 되잖아요!”말을 마친 그녀는 곧바로 박시율과 남은 사람들을 향해 눈짓하며 자신을 따라 나오라는 사인을 보냈다. 도범 그 자식은 자신이 벌인 일이니 책임을 져야지.무려 8억이 넘는 가격이니 도범이 물 수 없는 것도 당연했다. 8억은커녕 8천 만도 도범은 물 수 없었을 것이다.“죄송합니다. 현재로서는 당신들 전부 여기서 벗어날 수 없습니다.”매니저가 손짓하자 여러 명의 장정들이 몰려와 그들을 둘러쌌다.“이게 다 도범 너 때문이야. 돈도 없으면서 왜 이렇게 비싼 곳에서 밥을 산다고 한 거야? 있어 보이는 척 큰소리나 치고. 지금 이 상황을 봐. 그렇게 많은 돈을 무슨 수로 갚아? 넌 끝까지 우리에게 해만 끼치는구나!”나갈 수 없다는 것을 확인한 나봉희는 노발대발하며 눈에 불을 켜고 도범을 탓했다.“그게 무슨 말이에요 어머니? 이게 다 어머니가 끝까지 그렇게 비싼 술을 시키겠다고 우겨서 벌어진 일이잖아요!”박시율 역시 어떻게 이 상황을 헤쳐나갈지 몰라 막막하기만 했다.“난 도범이 마음껏 시키라고 해서 시켰을 뿐이야. 그리고 쟤가 그렇게 가난할 줄 난들 알았겠니?”나봉희가 입을 삐쭉거리며 말을 뱉긴 했지만 속으로 은근히 양심이 찔리긴 했다. 하지만 순식간에 장정들에게 둘러싸였고 이곳에서 벗어날 수도 없다. 어찌하면 좋단 말인가? 자그마치 8억이 넘는 돈이다. 절대 작은 돈일 수 없었다!박시율이 잠깐 생각하더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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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5화
박 씨 가문은 그래도 어느 정도 위망이 있는 가문이었다. 혹시 가문의 이름을 대면 말이라도 통할지 몰라 던져 본 것이었다.그 말을 들은 매니저가 곧바로 손을 저으며 장정들에게 그만하라는 사인을 보내더니 그녀를 향해 웃으면서 말했다.“당신이 박 씨 가문 아가씨 박시율 맞죠? 그럼 당신 얼굴을 봐서 이렇게 하기로 하죠. 당신이 직접 저희 보스에게 가서 이 일을 해결해 달라고 부탁하는 겁니다.”“당신들 보스가 누군데?”도범은 그 남자의 말에 눈썹을 찡그렸다. 뭔가 석연치 않았다. 보아하니 상대방은 진작에 박시율이 여기 있는 것을 알아채고 일부러 자신들에게 시비를 거는 것 같았다.“하하 우리 보스가 누군지 네가 알 필요는 없지!”뚱보 매니저가 간사한 웃음을 짓더니 이어서 말했다.“박시율 씨, 현재 저희 보스가 안쪽에 계십니다. 당신이 가서 얘기한다면 보스께서 당신 얼굴을 봐서라도 오늘 이 일을 그냥 넘어가 줄 것입니다.”“네, 알겠어요!”박시율은 미간을 찌푸리며 어쩔 수 없이 알겠다고 답했다.상대편에는 저렇게 많은 사람들이 있는데 이쪽에는 군인이었던 도범 외에는 연약한 노인과 아이뿐이었다. 그녀는 절대 일을 크게 만들고 싶지 않았다. 이러다 싸움이라도 나면 수아는 어쩐단 말인가? 자신의 부모님들과 도범의 어머니는 또 어쩌고?“나도 당신과 함께 갈 거야!”도범이 걱정스러워하며 말했다.“미안한데 우리 보스가 너를 만나겠다고 한 적 없거든. 넌 들어갈 수 없어. 우리도 너에 관해서 들은 게 좀 있는데 넌 그냥 데릴 사위로 들어온 거라며? 그러니까 너는 박 씨 가문에 속하지도 못하는 외부인일 뿐이니 우리 보스와 얘기 나눌 자격도 없지.”레스토랑 매니저가 비웃으며 말했다.“그래? 너희들이 나를 막을 수 있을지 없을지는 두고 봐야 알지!”도범의 낯빛이 어두워지더니 무서운 살기를 내뿜었다. 주위에 있던 사람들은 순식간에 주변 온도가 몇 도는 내려간 듯한 싸늘한 기운을 느꼈다.그 모습을 본 박시율은 혹시 도범이 사고라도 칠까 두려워져 다급하게 몸을 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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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6화
박시율은 룸 앞에서 망설이고 있었다.그녀는 누군가가 자신들을 함정에 빠뜨렸다는 느낌을 떨칠 수 없었다. 예전에 자신도 이 가게의 메뉴판을 본 적 있었다. 제일 비싼 와인이라고 해봤자 한 병에 4백만 원 정도였었는데 어떻게 갑자기 4천만 원이 될 수 있단 말인가?그리고 이 룸 안에 있는 사람이 자신도 아는 사람이라는 것이 더욱 의심스러웠다.아는 사람이었다면 왜 굳이 이런 짓을 벌이는 걸까?하지만 여기서 자신이 물러선다면 부모님들은 어쩌고 또 수아는 어쩐단 말인가?도범은 몇 년간 군인 생활을 했었고 뜨거운 열정도 지닌 남자였다. 또한 그는 싸움도 제법 하는 것 같았는데 두세 명 정도는 쉽게 눕힐 수 있어 보였다.하지만 상대가 너무 많았다. 스무 명 정도 되는 장정들이었고 한눈에 봐도 길거리의 양아치와는 차원이 달라 보였다. 도범이 아무리 대단하다고 해도 혼사서는 그 많은 사람들을 상대하기에는 무리였다.만약 도범의 성질에 정말 그들과 싸움이라도 붙게 되면 그땐 진짜 큰일이었다.최악의 상황까지 생각한 박시율은 속으로 엄청난 후회를 하고 있었다. 외식을 하는 게 아니었다. 아니면 이런 곳에 와서 밥을 먹지 말았어야 했다. 길가에 널린 아무 가정식 백반집에 가서 몇 만 원짜리 밥을 먹는 것이 훨씬 마음 편했을 것이다.이제 다른 선택권이 없다. 그녀는 깊은 한숨을 내쉬고 방문을 열고 안으로 들어섰다.순간 안으로 들어선 그녀의 낯빛이 어두워졌다. 룸 안에서 그녀를 기다리고 있던 사람이 왕 씨 집안의 도련님, 왕호였다.“왕 씨 가문의 도련님이 이 레스토랑의 보스인 줄은 몰랐네!”박시율이 담담하게 웃으며 문을 닫았다.“도련님은 내가 아래층에서 밥을 먹고 있다는 걸 알고 있었던 거네. 그래서 나를 만나기 위해 일부러 이런 장난을 친 거야? 난 이런 장난을 즐기지 않아!”“하하!”왕호가 웃으면서 몸을 일으키고 그녀에게 다가갔다.“시율이 너는 지금까지 줄곧 나를 본체만체했었지. 내가 이렇게 나오지 않았다면 네가 순순히 날 만나러 왔겠어?”왕호가 미소 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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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7화
이 자식이 단지 그녀의 얼굴 한번 보려고 이런 일까지 벌일 줄은 상상도 못했다.“내가 할 말은 여기까지, 부모님이 아직 밑에서 기다리고 있어서 이만 내려가 봐야 돼. 그 술은 원래 가격대로 한 병에 4백만 원씩 계산해 줘. 정확히 총 9600만이야. 남은 18병은 포장해 갈 테니까 그렇게 알아!”박시율은 말을 마치고 곧장 돌아서서 밖으로 나가려 했다.“잠깐!”그녀가 막 손잡이를 돌리려고 할 때 왕호가 자리에서 일어났다.“박시율, 너 그 쓰레기 같은 데릴 사위 녀석이 진짜 9600만 원을 계산할 수 있을 거라 생각해?”“난 그를 믿어. 그가 계산할 수 있을 거라고 확신할 수 있어. 그 사람은 비록 당신처럼 부유하지는 못해도 나를 속일 사람은 아니거든!”박시율이 싸늘하게 말했다.“하하 미안한데 박시율, 너 정말 내가 네 얼굴이나 한번 보려고 이런 짓을 벌인 것 같아?”왕호는 이미 약이 바싹 오른 상태였다. 그의 눈에서 광기가 일었다.“오늘 8억 1600만 정확하게 계산하지 않으면 여기서 못 나갈 줄 알아!”“너…”박시율은 연약한 줄로만 알았던 왕호가 이런 말까지 할 줄은 생각지 못했다.그녀가 머리를 돌려 믿을 수 없다는 듯이 그를 바라보았다.“박시율 난 이제 더 이상 얌전하게만 앉아서 널 기다릴 생각이 없어. 내가 널 좋아한 시간이 5년이야. 지난 5년간 넌 단 한 번도 나한테 기회를 주지 않았어! 오늘 밤 이 8억 1600만 원을 내놓지 않으면 네 남편은 여기서 죽는 거야. 아 그리고 네 부모와 딸도 밑에 있었지?”“박 씨 집안의 체면을 생각해서 죽이지는 못해도 손 좀 봐주는 건 괜찮잖아? 어차피 너희 박 씨 집안은 우리 왕 씨 집안을 해코지할 수도 없어. 그저 일개 삼류 가문일 뿐이잖아?”왕호가 싸늘하게 웃으며 박시율 앞으로 천천히 다가갔다.“박시율, 나도 어쩔 수가 없었어. 난 진심을 다해서 너에게 다가가려고 했었는데 네가 날 보는 척도 하지 않았잖아? 결국 너 때문에 내가 이런 방법까지 쓰게 된 거야!”“왕호 당신 정말 미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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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8화
박시율한테서 나는 향긋한 내음이 왕호의 마음을 거세게 흔들었다.박시율은 왕호한테서 나는 술 냄새에 속이 메슥거려 곧바로 있는 힘껏 그를 밀쳐버렸다.“당신 선 넘지 마!”왕호는 가만히 서서 그녀를 안았던 여운을 되새기고 있었다. 자그마치 5년이었다. 그는 그녀를 너무나 오랫동안 짝사랑하고 있었다.그 오랜 시간 동안 그는 그녀의 손도 한번 잡아 보지 못했다.불과 몇 초전, 그가 그녀의 허리를 끌어안았다는 것을 믿을 수가 없었다. 꿈이라면 깨고 싶지 않았다.“하하, 내가 선을 넘었다고?”왕호가 씩 웃더니 어깨를 으쓱거렸다.“알았어. 넌 내가 좋아하는 여자니까 나도 그만큼 널 존중해 주지. 그럼 이렇게 해. 네가 지금 8억 1600만 원을 내놓을 수 있으면 이대로 순순히 돌아가도 좋아. 그런데 네가 계산할 돈이 없다면 내가 선 넘는 걸 할 자격이 없어.”“난…”박시율의 얼굴이 급격하게 어두워졌다. 그녀가 무기력하게 답했다.“우리한테는 그만한 돈이 없어!”“돈이 없어?”왕호가 비열하게 웃었다.“돈이 없으면 네 남편의 목숨을 걸어서라도 갚아야지. 그러면 네 딸은 아빠를 잃을 거고, 네 부모 역시 멀쩡하게는 못 나가겠지. 아, 내 부하들이 좀 거칠어서 말이야!”박시율의 얼굴이 더욱 어두워지는 것을 본 왕호가 이어서 말했다.“시윤아, 난 정말 진심으로 너를 좋아해. 이러는 건 어때? 나도 너를 괴롭히고 싶지 않으니까, 오늘 밤 나랑 커피 마시러 나가서 얘기 좀 하고 영화까지 보면 이번 일은 없던 걸로 해줄게!”“그냥 커피 마시고 영화만 보면 된다고?”박시율은 입술을 잘근잘근 씹으며 눈썹을 찌푸렸다. 마음속에는 불안이 가시지 않았다. 비록 예전에 왕호가 그녀를 존중해 주긴 했었지만 오늘 일만 봐도 그가 호락호락한 사람이 아니라는 것쯤은 알 수 있었다“하하, 네가 만약 다른 걸 하고 싶다면 그것도 가능하지!”왕호가 씩 웃으며 말했다.“사실 내가 원하는 건 그렇게 큰 게 아니야. 내가 널 오랜 시간 동안 쫓아다녔었는데 네가 한 번도 나랑 제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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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9화
도범은 몇 년간 군인 신분으로 전장을 돌아다녀서 그런지 성격이 너무 충동적으로 변한 것 같았다. 만약 이대로 싸움이라도 난다면 틀림없이 멀쩡하게 나갈 수 없을 것이다.“걱정하지 마. 내가 누구야, 나 왕 씨 집안 도련님이야. 그것도 집안에서 유일하게 상속권을 부여받은 도련님인데 허튼소리 하겠어?”왕호가 가슴을 탕탕 치며 자신 있게 말했다.박시율은 문을 열고 룸을 나섰다.왕호 또한 그녀의 뒤를 따라 나와 문 앞에 서있는 뚱보 매니저한테 지시를 내렸다.“시율 아가씨는 내 오랜 친구이니까 그 8억은 그냥 없던 일로 하고 넘어가. 친구의 얼굴을 봐서 오늘 이 저녁은 내가 산 걸로 해둬. 돈은 받지 마!”“그러면, 남은 와인 18 병은…”매니저가 잠시 고민하더니 그에게 일깨워줬다.“당연히 포장해 드려야지. 계산서에도 20병 가격대로 찍혀있잖아. 시켜서 남았는데 당연히 가져가게 해야지!”왕호가 씩 웃었다. 어차피 그 술의 성본을 따져보면 그저 몇 백만 원에 불과했다. 4천만 원에 한 병이라는 건 처음부터 박시율을 함정에 빠트릴 미끼였을 뿐이었다.“고마워.”박시율이 애써 미소 짓고 매니저와 함께 아래층으로 내려갔다.“왜 아직도 안 오는 거야? 설마 무슨 일이라도 생긴 건 아니겠지?”아래층에서 기다리던 서정이 걱정스러운 듯 물었다.“그럴 일 없을 거예요. 비록 우리가 쫓겨난 신세긴 하지만 우리 딸이 박 씨 가문 사람인 건 변치 않는걸요. 여기 보스라는 사람도 막 대할 수는 없을 거예요.”“아까 그 사람 말투로 보아 아는 사람 같아 보이던데.”나봉희가 미간을 찌푸리며 애써 위로했다.“오 분 됐어요. 제가 들어가서 확인해 볼게요!”시간을 확인하던 도범은 오 분이 지난 것을 확인하고 곧장 안으로 들어갔다. 그는 혹시 박시율한테 무슨 위험한 상황이 벌어질까 걱정되었다.“너 이자식, 우리 보스의 허락 없이는 위층으로 올라갈 수 없어…”장정들 중 한 사람이 앞으로 나서며 도범의 앞을 가로막았다.“퍽!”하지만 채 1초도 안 되어서 도범의 발차기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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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0화
나이가 제법 어려 보이는듯한 그녀는 섹시한 미니스커트 차림에 블레이즈를 넣은 검은색 머리를 길게 풀어헤치고 있었다. 입꼬리를 씩 올릴 때마다 보조개가 움푹 패어 들어가는 그녀는 트렌디한 분위기가 흘러넘쳤다.특히 아름답게 반짝이는 두 눈이 매력적이었다. 젊음의 에너지가 넘쳐흐르는 그녀는 보는 이들의 눈까지 즐겁게 해주고 있었다.“저 애가 바로 용 씨 가문의 둘째 아가씨라고? 진짜 예쁘게 생겼네. 나이도 어린데 벌써 미모가 저 정도면 2년 뒤쯤에는 얼굴로 이름 좀 날리겠는데?”한 남자가 그녀의 미모에 탄복하며 곁에 있던 다른 남자와 소곤거리며 말했다.“비켜!”도범은 용 씨 가문의 둘째 아가씨한테는 관심도 주지 않고 곧바로 앞을 가로막은 장정들을 향해 화를 내며 소리쳤다.“거기 잘생긴 오빠, 무슨 일 있어요?”용 씨 가문의 아가씨는 도범을 보고 잠깐 멈칫거렸다. 보아하니 저 사람이 바로 아버지가 말했던 도범이라는 자가 확실해 보였다.그녀는 도범을 빤히 바라보았다. 겉보기에는 별로 대단해 보이지도 않는데 왜 아버지는 자신과 오빠한테 어떻게든 저 사람과 가깝게 지내고 잘 보이기까지 하라고 했을까?의심스러웠지만 일단 아버지가 시킨 대로 할 수밖에 없었다. 자신의 아버지가 심상치 않은 사람이라고 했으니 분명 저 사람한테 뭔가가 있을 것이다.“잠깐만요 아가씨, 당신이 바로 그 중주 최고의 갑부 용준혁의 따님 맞으신가요?”도범이 미처 답하기도 전에 나봉희가 눈앞에 소녀를 찬찬히 살펴보더니 놀라 물었다.어쩐지 귀한 분위기를 풍기는 것이 범상치 않다 했었다. 심지어 레스토랑에 있는 장정들마저 그 여자아이를 보고 당황해하며 꺼리는 기색이었다.상대방의 신분이 범상치 않는 것이 확실했다.“맞아요. 제 이름이 용신애예요!”용신애가 머리를 끄덕이고는 물었다.“지금 이게 다 무슨 상황이죠? 지나가다가 이 레스토랑의 장식과 분위기가 마음에 들어서 밥이나 먹으려고 들어왔는데, 왜들 싸우고 계시나요?”“아이고, 아가씨 그게 말입니다. 저희가 밥을 먹으러 왔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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