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ll Chapters of 왕세자비로 환생했다니!: Chapter 291 - Chapter 300
317 Chapters
291화 저 사람을 죽일 겁니다.
어멈은 독을 복용했다.무슨 독을 복용했는지 알 수 없었다. 태의도 알아내지 못했고 방에도 아무런 흔적이 없었다. 어멈은 심지어 독주를 마신 뒤 절로 잔을 깨끗하게 씻었다.조태의가 비록 해독완을 먹였으나 두 알을 복용시켜도 희씨 어멈의 얼굴에는 여전히 조금의 핏기도 없었다. 다만 숨만 조금 붙어 있었는데 숨이 가늘어서 애타기 그지 없었다. 마치 당장이라도 숨이 끊겨질 듯 했다. 원경능이 들어와 보았을 때 순간 몸이 나른해졌다. 우문호가 조태의를 밀어내는 그 순간을 틈타 약상자를 꺼냈다.원경능은 침상 곁에 꿇어 청진기를 꺼내고는 심장 박동수를 들었다. 심장이 매우 미미하게 뛰고 있었다. 원경능은 떨리는 두 손으로 약상자를 뒤적여 아트로핀을 꺼냈다. 무슨 독을 마셨는지 막론하고 일단 주사하고 볼 상황이었다.저수부도 들어왔다. 문 어구에서 반 걸음 머뭇거리다가 곧추 뛰어들어왔다.우문호는 곧바로 그를 가로막고 흘깃 보았다. 속으로 놀라움을 금할 수 없었다. 저수부를 안지 오래 되었지만 그가 이렇게 심란해하는 모습을 본 건 처음이었다. 저수부의 눈빛은 매우 공허하고도 막연했다. 희씨 어멈을 바라 보고 있지만 눈에는 초점이 없었다.아까 밖에서 이미 부중에 사람을 보내 모든 약재를, 사용할 수 있는 모든 약재를 가져오도록 명했다.다만 희씨 어멈이 아무런 생기가 없는 모습을 보았을 때, 마치 찢어진 솜뭉치처럼 누워있는 것을 보았을 때, 그의 마음은 마치 순식간에 지옥으로 떨어지는 것 같았다. 오싹해서 온몸이 덜덜 떨렸다.우문호는 더 이상 그를 막지 않고 그저 싸늘하게 말했다."저수부 아마 너무 늦게 온 것 같습니다."그는 그저 목석처럼 그곳에 서있었다. 조용히 원경능이 희씨 어멈을 위해 수액을 놓고 위를 세척하는 것을 보았다. 무엇을 넣는지 알 수 없었다. 다만 원경능 약상자 안의 약을 모두 희씨 어멈에게 복용시키지 못하는 것이 한스러웠다.예전의 일이 머리 속에서 한 장면씩 스쳐 지나갔다. 그는 아직 처음 그녀를 보았을 때를 명확하게 기억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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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2화 한 가닥의 희망
이러한 말은 마치 무수의 비수처럼 우문호의 마음을 동시에 찔렀다.그는 손을 뻗어 그녀를 않았다. 마음의 고통을 참을 수 없어 눈을 감았다. 솟아 오르는 피와 눈물을 거의 참을 수 없었다."미안해, 미안해...."그의 목소리에는 고통과 회한이 담겨있었다.원경능은 그렇게 눈을 크게 뜨고 있었는데 증오로 가득 차있었다.원래 적에게 자비로운 것이 자신에게 잔인한 것이라는 이 말은 참으로 명언이었던 것이다.그녀는 예전에 그렇듯 마음이 약했고 자애로웠으며 동정심이 넘쳤다. 현재 보니 우습기 그지 없었다.저수부의 하인이 많은 약을 가지고 왔다.저수부는 약을 전부 탁자에 쏟아 부었다. 그 속에서 몇 병 고르고는 뚜껑을 열어 약을 꺼냈다. 모든 약은 그가 먼저 한 알 복용하고 차 한 잔 마실 시간 동안 기다렸다가 다시 희씨 어멈에게 간 약을 복용시켰다.원경능은 그를 저지하지 않았다. 태의도 저지하지 않았다.그에게는 이 방에서 희씨 어멈에게 그 어떤 치료와 구급을 할 자격이 있었다. 그는 아무 말도 하지 않고 아무 것도 묻지 않았다. 얼굴에도 더 이상 비통한 표정이 없었다. 마치 나무사람 같았는데 절망의 기운이 뿜어져 나오고 있었다. 한 노인의 절망이었다.복용시킨 후 저수부는 의연히 침상 곁에 앉아있었다. 그녀의 손을 잡고는 한 마디도 하지 않았다.얼마 지나지 않아 상공공과 소요공도 왔다.소요공은 설련(雪蓮) 한 떨기를 가지고 왔는데 물을 끓이라고 명했다. 저수부가 직접 복용시켰지만 약물이 입가에서 흘러내렸다. 마신 것이 적었고 흘러내리는 것이 많았다.숨결은 여전히 미약했다. 다만 아까보다 조금 나아졌다.태의가 진맥했으나 답은 의연히 낙관적이지 못하다는 것이었다."저대, 먼저 돌아가. 보아하니 일시에 숨이 끊어질 것도 같지 않아."소요공이 위로했다."자네도 돌아가 처리해야 할 것이 있잖아."저수부는 조금도 움직이지 않고 그저 담담하게 말했다."급해할 것이 뭐 있어?""태상황께서 낭설을 퍼뜨린 사람을 엄하게 벌할 것이라 하셨어."조요공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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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3화 저택으로 돌아가 죄를 묻다
저수부는 강영후를 만난 뒤 탕양에게 직접 두 부부를 처소에 배웅하라고 부탁했다. 그는 희씨 어멈을 보러 다시 들어가지 않았다. 원경능의 그 말을 듣고 이미 마음을 놓았다.원경능은 대청에서 그를 막아 섰다. 그녀는 눈길을 올리고는 물었다."저수부께서 혹 덕강차루(德康茶樓)에 가셔서 물어보실 수 있습니다. 밖에 낭설들은 덕강차루에서부터 시작되었습니다."저수부는 그녀를 오랫동안 바라 보다가 느긋하게 답했다."네, 왕비, 감사합니다."그는 소요공과 걸어 나와 거리에 서있었다. 그의 청색 의복이 바람에 나부꼈다. 백발이 된 머리는 아침 햇살아래 반짝반짝 빛이 났다.날이 추워져 오고 가는 백성들은 이미 솜옷을 껴입고 있었다.저수부는 말을 이끌면서 천천히 걸었다. 소요공은 그의 뒤를 따르고 있었는데 몇 마디 나누고 싶었다. 다만 또 눈 앞의 이 광경이 자신들이 대막(大漠)의 전쟁터로 떠나던 전날과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들은 그때 아무 말도 안 했었다. 왜냐하면 모두 알고 있었었다. 그 전쟁이 참패할 수 있다는 사실을, 혹은 누구도 돌아오지 못하리라는 것을. 어젯밤 겪었던 것도 생사를 넘나드는 전쟁이었다.그들은 모퉁이에서 갈라섰다.저수부는 의연히 말을 이끌고 홀로 걷고 있었다. 하인은 멀리서 따라올 뿐 감히 가까이 가지 못했다.처음에 저수부의 뒷모습은 쓸쓸하고도 고독했다. 바닥에 비춰진 그의 그림자는 옅은 검은색 원을 그리고 있었다.그는 천천히 허리를 꼿꼿하게 펴더니 말에 올라탔다. 따스한 햇살이 그의 몸에 비췄지만 조금의 온기도 느껴지지 않았다. 저수부의 온몸에서 더 없는 한기가 뿜겨 나왔다.하인은 말을 타고 뒤를 따랐다.앞과 뒤로 말 세필이 저씨 저택을 향해 미친 듯 뛰고 있었다.그는 덕강차루에 조사하러 갈 필요가 없었다. 어젯밤 출궁할 때 이미 하인에게 조사하라고 분부했었다. 또한 조사 결과가 새벽에 그의 수중에 들어왔다.****저씨 저택, 저씨 가문의 기둥은 어젯밤 내내 돌아오지 않았다.공무로 출장을 가지 않는 외에 전례 없는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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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4화 넌 죽거라
제왕이 물었다."조부, 밖에서 무슨 낭설을 들으셨습니까? 다만 밖에 사람들이 무엇이라 해도 그만입니다. 입이 다른 사람들에게 달렸는데 무슨 말을 하는지 누가 관여할 수 있습니까? 저씨 가문은 효장발호 정도가 아닙니다."그는 밖의 사람들이 저씨 가문이 효장발호하다고 말했을 것이라 여겼다. 이 말이 나온 지 몇 년이 되었고 오늘 처음 듣는 소리가 아니었다. 그러나 외조부는 아마 오늘에야 들었을 것이다.사실 저씨 가문은 실로 방자했다. 밖에 얼마 많은 사람 들이 저씨 가문이라는 소리가 들어도 벌벌 떨고 있는가?저수부는 마치 제왕을 말을 듣지 못한 듯 저 대부인을 바라 보았다."대부인, 밖의 사람들이 무엇이라 말하는지 알고 있느냐?"저 대부인은 지명 당했지만 두려워하지 않았다. 그저 미소를 지으며 답했다."시아버님, 이 며느리는 예전부터 민간의 터무니없는 낭설에 관심이 없습니다.""그래."저수부의 눈빛은 마치 칼날 같았다. 그는 매서운 목소리로 말했다."예전부터 관심이 없었지. 만일 네가 관심이 있었다면 낭설이라는 것이 독침처럼 은연중에 사람을 죽인다는 것을 알 것이야."저수부는 감히 저수부의 이러한 눈빛과 마주하지 못해 고개를 수그렸다."네!"이 자리에 있는 많은 사람들은 저수부의 뜻을 깨쳤다.이번의 낭설이 실로 대단했기 때문이다. 이틀, 사흘밖에 안되었는데 경성을 휩쓸었다. 크고 작은 거리, 각 저택의 뒤채까지도 모두 이 이야기를 말하고 있었다.이도 이상한 일이 아니었다. 낭설의 주인공이 글쎄 지금의 수부였으니 말이다. 위세와 명망이 황제와 겨룰 수 있는 저수부였다.그리고 다른 한 사람은 평생 동안 태상황의 시중을 들던 희씨 어멈이었다. 평생 동안 태상황 신변에 있었으니 대단한 신임과 은총을 받았을 것이다.자연히 이 일은 다른 사람들의 주의를 각별히 끌었다.저 노부인의 낯빛도 조금 흔들리더니 눈길을 아래로 내리깔았다.그녀는 경고했었다. 하늘이 무너져 내려도 어르신이 모두 받칠 수 있을 것이라고. 다만 그 세 글자는 그의 역린(逆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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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5화 부인을 내쫓고 살인을 거행하다
저 대인은 당장에 다리가 나른해졌다.그와 부인은 서로 손님처럼 공경하며 지냈지만 부인을 위해 죽을 정도는 아니었다.저 대부인은 마음에 분노가 일어 날카로운 목소리로 말했다."태상황께서 이 며느리를 죽이련다는 걸 믿지 않습니다. 호국후 이미 죽은 지 그렇게 오래 되었는데 제가 그러한 낭설을 퍼뜨려도 그의 자손들에게 사죄를 하면 될 입니다. 태상황께서는 저를 죽이려 하지 않을 겁니다. 시아버님께서 그 희씨 어멈을 보호하기 위해, 그 어멈을 위해 가족을 죽이는 걸 마다하지 않으시군요. 시어머님이 목소리를 잃은 것도 당신께서 하신 겁니다. 시아버님께서는 그 비천하고도 교활한 노파를 보호하려고 하시는군요. 이렇게 하시는 것이 시어머님에게 미안하지 않습니까? 당신을 위해 가문의 일로 수고하시고 자식을 낳으셨습니다. 시아버님은 시어머님에게 떳떳하지 못합니다."뺨 하나가 그녀의 얼굴로 향했다.저 대부인은 경악하며 오른쪽을 바라 보았다. 그러나 자신을 때린 것이 글쎄 시어머님인 것을 발견했다. 얼굴에 노여움이 가득했는데 근육마저 모두 떨리고 있었다. 또한 눈에는 공포감이 가득 차있어 한 마디도 하지 못했다.저 대부인은 얼굴을 어루만지면서 눈물을 흘렸다."시어머님? 왜 그러십니까? 제가 당신을 위해 말하는데 왜 때리십니까? 왜 이렇게 시아버님을 두려워하십니까? 억울하지도 않습니까? 여태껏 다른 여인의 그림자 밑에서 사는 것이 억울하지도 않습니까? 시아버님께서 감히 당신을 죽이시기라도 하겠습니까?"저 노부인의 눈에는 비통함으로 가득 찼다. 억울하다고? 그녀는 달갑게 여겼다.전에는 달갑게 여겼었다.그의 부친은 죄를 얻기 전에 조정의 어사대부였다. 소인의 참언을 듣고 조회에서 황제에게 무례를 저질렀고 심지어 황제를 모욕했었다. 황제는 크게 진노하여 구족을 멸하라고 명을 내렸다.저수부가 저지하고 사정하지 않았다면 그녀 가문 백서른둘의 모두 머리가 날아갔을 것이었다.최종적으로 부친만 죽였고 모친과 형제자매 그리고 가족들은 모두 목숨을 구할 수 있게 되었다.은혜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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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6화 모두 손녀의 잘못입니다
저씨 가문의 태노부인은 저수부의 생모였다.태노부인은 군주의 신분으로 저수부의 부친에게 시집왔었다.신분이 고귀하여 매우 문벌을 따졌다. 옛날 저수부가 돌아와 그녀에게 궁녀를 정실로 맞이하련다고 말했을 때 단호하게 반대했었다. 그녀는 모든 세력을 출동했었고 심지어 친히 입궁하여 희씨 어멈을 경고했었다.군주의 신분이라 황궁의 비빈들, 그리고 봉호를 받은 부인들과 모두 교제가 빈번했었다. 이 일로 인하여 비빈들은 희씨 어멈을 한동안 억압한 적도 있었다.그녀의 문벌은 절대 궁녀 하나로 인해 더럽혀져서는 안되었다. 비록 최후에 아들이 죄를 입은 어사의 딸을 부인으로 들였지만 태노부인은 여전히 마음에 썩 들지 않았었다. 다만 투쟁을 거쳐 저수부가 승리를 거두었었다.어째든 그 궁녀만 아니면 괜찮았다.태노부인은 몇 년 전부터 암자에 들어가 삭발하지 않고 수행을 했었다. 자손들이 복을 받고 저씨 가문이 만세에 전해지기를 빌었다.그녀가 저택을 떠난 뒤로부터 저씨 가문에서 진정으로 권력을 거머쥔 사람은 저수부였다.저 대인은 황급한 중에 조모를 찾아오려는 생각을 했었다. 그의 조모여야만 부친을 누를 수 있었다.다행히 월미암은 바로 경성에 있었다. 오고 가는 것도 빨라 최대한 시간을 미뤘다. 한 통, 또 한 통을 쓰면서 쓴 것이 마음에 들지 않는다고 관사더러 저수부에게 전하라 했다.저수부는 마치 조급하지도 않는 듯 천천히 차를 마셨다. 또한 찐빵 두 개도 먹었다.밑에 사람들은 의연히 소리를 내지 못하고 바닥에 꿇어있었다. 도리어 저 대부인은 이미 자리에서 일어났다. 일이 이렇게 된 이상 꿇어도 소용이 없으니 구차하게 굴 필요가 없었다. 자신도 지체 높은 가문에서 나온 아가씨였고 동네북이 아니었다.그녀도 원래 희씨 어멈을 찾아가는 것을 동의하지 않았다. 시어머님이 전에 그녀를 건드리지 말라고 경고했었다.다만 명양을 위해 찾을 수밖에 없었다. 그녀는 자신이 고귀한 신분을 마다하고 한 어멈을 찾아가 목돈까지 쥐어준다면 희씨 어멈이 꼭 받을 것이라 생각했었다. 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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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7화 먼저 은혜와 원한은 말하지 않도록 하지
저수부가 관사에게 온화하게 말했다."둘째 아가씨를 방으로 부축하고 잘 지켜보거라."저명양이 울며 말했다."아닙니다. 손녀 돌아가지 않겠습니다. 손녀 이렇게 빕니다, 모친을 살려주십시오."저수부는 그녀를 바라 보았다."네가 모친에게 내가 희씨 어멈의 말만 듣는다고 말했다 들었다. 네가 희씨 어멈을 불러 너희 모친을 위해 사정하라고 하거라. 희씨 어멈이 네 모친이 죽을 필요가 없다고 한 마디만 한다면 죽이지 않으마."저명양은 온몸을 떨었다."아니요, 아니요. 전 그 노파에게 사정하러 가지 않겠습니다. 가지 않겠습니다."그러나 저명취는 벌떡 일어났다."조부, 정말입니까? 좋습니다. 그렇다면 제가 희씨 어멈을 찾으러 가겠습니다. 희씨 어멈이 오기 전에 모친을 죽이시면 안됩니다.""너에게 두 시진을 죽겠다. 두 시진이면 너희 태조모도 도착했을 것이야."저수부는 뭇사람들을 둘러보며 분부했다."대청의 문을 굳게 닫고 누구도 내보내지 말거라. 나가는 사람은 당장에 저씨 가문에서 내쫓을 것이야. 또한 누구도 더 이상 사정하지 말거라. 난 잠시 눈을 붙여야겠다."효장발호라고 쓰여진 편액 아래 저수부는 천천히 눈을 감았다. 너무 힘들었다. 마음과 몸이 다 극도로 피로했다.그의 나이에 이미 온 저녁을 자지 않으면 안되었다.그가 잔인한 것인가? 아니었다. 이 화는 언젠가 찾아올 일이었다.오늘 그가 잔인하게 하지 않는다면 미래 다른 사람이 저씨 가문을 잔인하게 대할 것이다.저명취는 하인에게 마차로 초왕부로 보내달라고 명하였다. 그녀는 신분도 마다하고 희씨 어멈에게 사정하려 하였다. 조부가 절대 겁주려고 한다는 것이 아니란 걸 알고 있었다. 조부는 엄격하고 신속한 사람이었다. 조모가 바로 이렇게 목소리를 잃은 것이었다. 정실부인도 이렇게 대하는데 다른 사람들은 말할 필요도 없었다.또한 조모가 무슨 잘못을 저질렀던가? 다만 희씨 어멈에 대해 몇 마디 날조하였는데 평생 말을 하지 못하는 고통을 겪어야 했다.밖에서 떠드는 소문은 매 한마디가 악랄하고 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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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8화 사정하려다가 실패
저명취는 원경능은 쉽게 허락하자 참지 못하고 눈길을 올리면서 의심스레 말했다."당신 설마 희씨 어멈에게 가지 못한다는 명을 내린 건 아니겠죠? 당신이 이렇게 좋은 마음일 리가 없어요."원경능은 눈에는 조소가 섞여있었다."당신의 모친이 곧 죽게 생겼는데 아직 이곳에서 제 인격을 의심할 여유가 있나 봐요?"저명취는 차가운 얼굴로 몸을 돌리고는 아사에게 싸늘히 말했다."네가 길을 안내하렴."아사가 콧방귀를 꼈다."절 하인으로 부리지 말아요. 전 누구의 하인도 아니거든요. 당신의 거들먹거리는 표정을 거두세요."저명취는 실로 어이가 없었다. 그녀는 자연히 아사가 누군지 알고 있었다. 그날 제왕부에서 논쟁할 때 아사도 있었다.저명취는 분노를 참으며 말했다."사 아가씨, 수고스러운 대로 길을 안내해주세요."아사도 화를 참으며 자신의 가만있지 못하는 주먹을 감추었다. 자신이 잠시라도 억제하지 못한다면 그녀의 콧날로 휘두를까 봐 두려웠다.아사는 저명취를 데리고 희씨 어멈의 방에 왔다. 저명취는 약 냄새가 코끝을 찌르자 몰래 미간을 찌푸렸다. 아사가 그녀를 데리고 침상에 이르렀을 때 기씨 어멈이 위독해 보이는 희씨 어멈을 지키고 있는 것을 발견했다. 저명취는 크게 놀랐다."어멈은.... 어멈은 어찌 된 일인가요?"저명취는 당황해 말도 바로 못했다. 아사가 싸늘하게 말했다."만일 밖의 낭설이 당신을 말한 것이라면 압력과 입방아 속에서도 살아갈 수 있을까요?"저명취는 숨을 크게 들이켰다. '어쩐지 조부가 하룻밤에 백발이 되었다고 했어. 어쩐지 조부가 이렇듯 크게 화를 낸다고 했어. 어쩐지 조부가 모친을 죽이련다고 했어.'순간 저명취는 넋을 일었다.그녀는 원래 희씨 어멈을 찾아와 도리로써 그녀를 설득시키고 정으로 감동시킨다면 조부가 모친을 죽이게 내버려두지 않을 것이라 생각했었다. 황궁에 오랫동안 있었으니 세상 물정을 꽤 알 것이었다. 이는 낭설을 더 크게 부각시킬 것이었다.그녀는 희씨 어멈을 데리고 가기만 한다면 필히 조부를 저지할 수 있으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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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9화 태노부인이 쓸모가 있을까
그녀는 무기력하게 저씨 저택의 대문에 돌아갔다. 그러나 태조모의 가마가 문 어구에 서있는 것을 발견했다. 그녀의 마음 속에 울분은 태조모의 자상한 얼굴을 보았을 때 순간 터져 나왔다. 그녀는 태노부인의 앞에 꿇어앉아 울며 말했다."태조모, 이 일을 공정하게 처리하시려고 드디어 돌아오셨네요. 만일 조금 더 늦었다면 큰 사단이 났을 겁니다."아직 저택의 문 어구였다. 비록 일반 사람들은 들어오지 못했으나 노태부인은 저명취의 이러한 추태가 마음에 들지 않았다. 자상한 얼굴에 순간 한기가 어리더니 위엄이 있게 말했다."일어나서 나와 함께 들어가자꾸나."말하고는 한 늙은 어멈의 부축을 받으며 곧장 안으로 들어갔다.저명취는 자신이 추태를 부렸음을 알고 일어나 눈물을 훔쳤다. 그제야 내쫓긴 부친이 등 뒤에 흐트러진 몰골로 서있는 것이 보였다.저명취는 비통하여 흐느끼며 말했다."부친."저 대인은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울지 말고 들어가거라. 너희 태조모가 우리의 편을 들어줄 거다."저수부는 노태부인의 도래를 기다리고 있었다.노태부인의 가마가 도착했을 때 이미 하인이 들어와 보고했었다.저수부는 천천히 눈을 떴다. 의연히 꿇어있는 방안의 사람을 보면서 피로한 미간을 주물렀다. 그리고는 식어버린 차를 한 모금 마셨다.관사가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어르신, 마시지 마십시오. 제가 따뜻한 차를 올려드리겠습니다.""차가운 찻물이 사람의 마음을 더 맑게 하는 법이다."저수부가 무거운 목소리로 말하고는 천천히 잔을 내려놓았다. 태노부인이 동씨 어멈(佟嬷嬷)의 부축을 받으며 들어오는 것이 보였다.그는 천천히 몸을 일으키고는 나가 태노부인을 부축했다. 한마디도 하지 않고 태노부인은 상석에 모시고는 곧 자신도 자리에 앉았다.태노부인은 자리에 앉은 뒤 무거운 눈빛으로 뭇사람들을 훑어보았다."다들 꿇어앉아 무엇 하느냐? 일어나거라!"일찍부터 전전긍긍하고 있던 저 대부인은 노태부인이 돌아온 것을 보고 안정을 되찾았다. 그녀는 무릎을 꿇은 채 울면서 다가갔다."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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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0화 내쫓아야 한다
이 말을 뱉자 현장은 쥐 죽은 듯 고요해졌다. 울먹이며 사정하던 소리도 순간 사라졌다.태노부인은 화를 내며 자리에서 일어나더니 날카로운 목소리로 말했다."그렇다면 네 모친인 나마저도 쫓아내려는 것이야? 오늘 네가 감히 대청 안의 누구라도 해한다면 네 앞에서 당장 죽어버릴 것이야. 네가 불효의 죄명을 안도록 말이다."저수부를 그녀를 바라 보며 차갑게 말했다."전 사실 당장 월미안으로 보내버리라고 명할 수 있습니다. 다만 전 당신이 이곳에서 바라 보기를 바랍니다. 우리 저씨 가문의 사람들이 당신의 방임 하에 어떻게 되었는지 말입니다. 이 사람들 중 하나라도 쓸만한 사람이 있습니까? 당신이 죽고, 제가 죽으면 이 사람들은 다른 사람 도마 위의 고기가 될 겁니다. 다만 그때가 되면 당신도, 저도 못 볼 겁니다."태노부인이 화를 내며 말했다."그러나 내가 너에게 늘 권고하지 않았느냐? 네가 아직 여력이 있을 때 가문의 사람들을 모두 발탁하라고 말이다. 우리 저씨 가문이 거대한 나무로 자라 땅에 뿌리를 길게 박으면 누가 감히 우리를 건드릴 수 있겠느냐? 현재 아무런 일도 발생하지 않았는데 가족들에게 화살을 돌리다니, 나약한 것이 아니고 무엇이냐? 네가 정말 영웅이라면 저씨 가문의 천추 가업을 위해 힘써야지 소심하면 안 된다."저수부가 싸늘하게 울었다."당신 역모하려는 생각입니까? 나이를 잔뜩 처먹고 융통성이 없으니 언젠가는 우리 저씨 가문의 큰 화가 될 겁니다. 만일 부친께서 아직 계신다면 제가 죽더라도 당신을 내쫓으라고 충고할 겁니다. 당신이 우리 저씨 가문 자손들을 해코지하지 못하게 말입니다."이 말에 뭇사람들은 경악했다. 이 말은 불효막심하고 인륜에 어긋나는 말이었다. 태노부인은 눈을 뒤집더니 거의 당장에 혼절할 뻔 하였다.바로 이때 저수부는 이미 목아에게 손짓을 하고는 그 독주로 눈길을 돌렸다.목아는 성큼성큼 다가와 독주를 들고는 저 대부인의 곁으로 갔다. 저 대부인은 새된 소리를 지르며 힘껏 뒤로 숨었다. 그녀의 눈은 경악과 공포감으로 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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