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ll Chapters of 계약 해지: 놔줘요 대표님: Chapter 731 - Chapter 7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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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31화
팔레 별장. 이승연은 이태석의 손을 잡고 말했다.“할아버지, 손자며느리 보러 가지 않으시겠어요?”용머리 지팡이를 든 이태석은 시선을 거두며 차갑게 말했다.“걔가 뭐라고 내가 만나러 가겠어?”고집스러운 그의 모습을 보고 이승연은 기어코 물러서지 않았다. “정말 보고 싶지 않았으면 결혼식에 오지도 않았겠죠.”비록 결혼식 과정을 전부 뒤에서 몰래 지켜보며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지만 서유의 그 문자 때문에 여기까지 온 것이다.이태석은 끝까지 인정하지 않았다.“아이를 임신하지 않으면 우리 집안에 발도 못 들여.”이승연은 씩 웃더니 말했다.“할아버지 잊으셨나 본데 지금 우리 가문의 주인은 할아버지가 아니라 승하예요.”이태석은 이를 악물고 그녀를 노려보았다.“너 지금 일부러 나 화나게 하려는 거지?”그녀는 손을 내저으며 말했다.“제가 어떻게 감히 할아버지를 화나게 하겠어요? 존경해도 모자란데.”이태석은 소매를 털며 코웃음을 쳤다.“내가 왔다는 건 알리지 마.”체면이 하늘을 찌르는 어르신은 이 말을 남기고 돌아섰다.고집쟁이 할아버지의 뒷모습을 바라보며 이승연은 고개를 살래살래 흔들었다.‘이러다 둘이 신혼여행에서 돌아와 손자라도 생기면 어떡하시려고 저러나?’해 질 녘, 결혼식이 끝나고 하객들이 흩어지고 서유와 이승하가 배에 올랐다.그는 이번 신혼여행을 위해 한 달 동안의 스케줄을 미뤘고 특별히 큰 배도 한 척 샀다.서유를 데리고 세계 일주를 하고 싶었지만 그룹 총수라 시간이 넉넉하지 않아 한 달만 일정을 잡았다.배가 출발하기 전, 정가혜와 주서희 그리고 연이는 준비한 신혼 선물을 그들에게 주었다.정가혜와 연이의 선물은 작은 여행 가방 두 개이고, 주서희의 선물은 큼지막한 빨간색 트렁크였다.주서희는 서유에게 밤에 샤워하기 전에만 열고 다른 때는 절대 열지 말라고 신신당부했다.서유는 안에 무엇이 들었는지 모르지만 주서희가 그렇게 수상한 것을 보고 조금 이상하다고 생각했다.주서희에게 더 자세히 묻고 싶었지만 정가혜가 또 그녀에게 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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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32화
석양의 잔조가 그녀의 몸에 뿌려져 은은한 금빛을 입혀 부드럽고 눈부시게 빛났다.서유가 입은 웨딩드레스는 따뜻한 노란빛을 받아 다이아몬드가 점점 옅은 파란색으로 빛나고 있었다.배 아래에 있는 모든 사람들은 이 장면을 보고 나서야 이 웨딩드레스가 왜 절판된 작품인지 알게 되었다.밤이 되면 빛의 작용하에 바다 색깔과 비슷한 은은한 푸른빛이 뿜어져 나와 아름다움이 극에 달했다.서유가 자신의 웨딩드레스를 멍하니 바라보고 있을 때, 이승하가 바로 앞으로 나아가 그녀를 끌고 기선의 꼭대기 층으로 재빨리 걸어갔다.“무슨 일인데 이렇게 급해요?”그녀를 잡아당긴 남자는 눈을 늘어뜨리고 그녀의 하얀 목덜미와 목덜미 아래, 보일 듯 말 듯 한 가슴을 힐끗 쳐다보았다.“왜겠어?”“석양 보려고요?”“너 보려고.”서유는 왜 자신을 보는지 묻고 싶었는데 갑자기 몸이 허공에 붕 뜨고 무거운 웨딩드레스까지 남자에게 들렸다.이승하는 자연스럽게 그녀를 안고 4층으로 올라간 후 닫힌 대문을 발로 차고 빠른 걸음으로 걸어 들어갔다.서유가 방안의 광경을 미처 살피기도 전에 남자가 그녀를 안아 둥그런 큰 침대에 놓았다.이승하는 서유 몸 위에 올라타고 음흉한 눈빛으로 그녀의 가슴 부위를 몇 초 동안 바라보다가 갑자기 미쳐버렸다.그가 고개를 숙이고 키스하자 서유가 손으로 남자를 밀어냈다.“아직 화장도 안 지웠고 샤워도 안 했어요. 너무 조급해하지 말아요.”결혼식 첫날밤을 그녀는 낭만적이고 좋은 추억을 남기고 싶었다. 평소처럼 반응이 오면 바로 관계를 맺고 싶지 않았다.이미 인내심을 잃은 남자는 그녀의 손을 떼고 한 손으로 그녀의 두 손목을 잡고 머리 위로 들어 올렸다.남자는 다시 한번 고개를 숙이고 그녀의 붉은 입술을 훔쳤다. 마치 가뭄의 단비처럼 마음속의 갈증이 비로소 풀리는 것 같았다.방금 결혼식장에서 맨살을 드러낸 서유를 보았을 때 얼마나 그녀를 갖고 싶었는지 모른다.만약 그녀에게 완벽한 결혼식을 선물하고 싶지 않았다면 진작 끌고 왔을 것이다. 하지만 지금이라도 늦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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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33화
서유는 작은 얼굴을 붉히며 붉은 입술을 달싹거렸다.“여...”그녀는 소리를 내려고 했지만 그럴 수가 없었다.“아... 못 하겠어요.”그녀는 빠르게 손바닥으로 타들어 가는 얼굴을 감쌌다. 그러면 조금 덜 민망했다.“음, 못 부르겠어?”남자는 그녀의 귀를 가볍게 깨물었고 뜨거운 입술이 민감한 피부에 닿자 몸이 흠칫 떨렸다.그녀는 목을 움츠리며 피하려 했지만 귀에 닿는 뜨거운 입김 때문에 더 이상 도망칠 곳이 없었다.“곧 부르게 해줄게...”이승하가 흐트러진 끈을 가볍게 뜯어내며 여러 명의 디자이너가 입혀준 웨딩드레스를 손쉽게 벗겨냈다.가느다란 손가락으로 웨딩드레스를 들어 올려 옆으로 던지고, 매혹적인 욕망으로 가득 찬 눈으로 가슴 패치만 붙인 여자를 바라보았다.그런 건 또 처음 보는지 그의 짙은 눈썹이 살짝 일그러졌다.“이게 뭐야?”그가 모르는 것 같아 서유는 작은 얼굴을 붉히면서도 그를 놀렸다.“변태 막는 거요.”이승하는 웃음기가 담긴 그녀의 눈매를 보고 단번에 자신을 놀리는 말이란 걸 알았다.남자의 입꼬리가 씩 올라가며 얼굴에 애정 섞인 웃음이 옅게 드러났다.그의 손끝은 일부러 그녀의 가장 민감한 곳을 스쳤다.“여보, 나쁜 짓 했으니까 벌을 받아야지.”깊고 갈라진 중저음 목소리가 옭아매듯 서유를 감히 움직이지 못하게 했고 호흡도 그의 손길을 따라 가빠졌다.그녀는 자신의 위에 있는 남자가 정장을 입고 머리카락 한 올도 흐트러지지 않은 모습을 보면서 정작 본인은 늘 흐트러진 모습이었다.오기가 생긴 여자가 손을 뻗어 남자의 목을 감쌌고 온몸의 힘을 다해 그대로 남자를 덮쳤다.이런 일에 항상 우위를 점하던 이승하였지만 이번에는 그녀가 갑자기 위에 올라탔다.이승하의 눈가에 놀라움의 흔적이 스쳐 지나가더니 이내 기쁨으로 바뀌었다.“여보, 혼자 해보려고?”서유는 그의 도발적인 모습을 따라 고개를 숙여 그의 귓가를 슥 문질렀다.“같이 해요, 네?”여자의 부드러운 몸과 향긋한 입에서 전해지는 뜨거운 숨결이 전류가 흐르는 것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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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34화
괜히 여보라고 불렀다. 이승하는 그녀를 놓아주는 대신 더 세게 몰아붙였다.밤새 침대 위, 욕실, 수영장, 바닥을 누비며 연달아 몇 번이고 행위를 저질렀다.이동하던 배도 몇 번 흔들렸는데 그 또한 두 사람 때문이었다...누군가 유리창 너머로 배 안의 모습을 봤다면 피가 솟구치고 얼굴이 붉어졌을 것이다.날이 밝아올 무렵 서유는 남자의 헐떡이는 숨소리가 거칠어지는 걸 들으며 이윽고 그녀의 붉은 입술이 삼켜졌다.그토록 큰 힘에 주체할 수 없었던 그녀가 나지막이 앓는 소리를 냈다.온몸의 힘이 풀린 순간 그녀를 무릎에 앉힌 남자는 다시 귀를 깨물며 달랬다.“여보, 한 번만 더.”이 남자는 결혼 후 몸속의 동물적 본성을 완전히 풀어낸 듯 끝없이 반복해서 원하고 또 원했다.서유는 남자의 어깨에 기대어 입술을 벌린 채 숨을 몰아쉬며 말했다.“이승하 씨, 한 달 동안 나한테 손대지 마요!”여전히 한 달 내내 그녀를 안고 싶었던 남자는 이 말에 짙은 눈썹을 살짝 들어 올렸다.“여보, 한 달은 너무 길어. 일주일은 어때?”서유가 작은 손톱으로 등을 확 긁자 남자가 앓는 소리를 냈다.“아파...”“나도 아파요.”이미 그곳이 잔뜩 부어올랐을 텐데 그는 무정하게도 아직도 원하고 있었다.그녀가 아프다고 말하자 이승하는 풀 곳 없는 욕망보다 아내의 몸이 더 중요했기에 감히 더 원할 수 없었다.남자는 크고 둥근 침대에 서유를 눕히고 이불을 덮어준 다음 밑을 확인했다.붉게 부어오른 그곳을 바라보는 이승하의 눈에는 안타까운 기색이 가득했다.“아내, 약 가져올게.”서유는 작은 얼굴이 빨개지며 가지 말라고 말하고 싶었지만 이미 그는 일어난 뒤였다.이승하는 재빨리 약을 가져와 자연스럽게 그녀에게 약을 발라주었다.하지만 서유는 민망한 듯 이불을 끌어당겨 얼굴을 이불 속에 파묻었다.부끄러워하는 아내의 모습을 본 남자의 아랫배에 또다시 열기가 솟구쳤고 약을 바른 다음 그는 재빨리 욕실로 향했다.1분도 지나지 않아 욕실에서 물 흐르는 소리가 들렸다.차가운 물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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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35화
“저 유람선에 있는데 잠깐 만나자고 하십니다.”이승하는 택이의 손가락이 가리키는 방향을 따라 함께 이동하고 있는 거대한 배를 바라보았다.배의 갑판 위에는 베레모를 쓰고 기품을 풍기는 한 남자가 서 있었다.그는 이승하를 보자 머리 위에 쓴 베레모를 벗고 입꼬리를 살짝 올리며 담담한 미소를 지었다.이승하의 부드러운 안색이 갑자기 어두워지고 매서운 눈동자에 적대감이 감돌았다.“내 항로를 어떻게 아는 거지?”“어르신의 배가 우리 배를 따라온 것 같습니다.”그렇다면 성에서 나온 뒤로 줄곧 따라오고 있었다는 뜻이었다.이승하는 통제당하고 감시당하는 듯한 느낌이 싫었기에 표정이 점점 더 안 좋아졌다.배에 타고 있던 강중헌은 입술을 벙긋했고 소리를 내지 않았지만 이승하는 그 말을 알아들었다.그는 주먹을 불끈 쥐고 침대에 누워 곤히 잠든 여인을 향해 고개를 돌렸다.몇 초 후 이승하는 돌아서서 택이에게 차가운 목소리로 지시했다.“잘 지키고 있어.”이승하는 이 말만 남기고 택이가 허리에 차고 있던 총을 챙긴 후 경호원들과 함께 그 거대한 배에 올라탔다.50세가 넘은 남자는 관리를 잘해 여전히 기품 있는 모습을 보였고 신사처럼 침착하고 우아해 보였다.배를 타는 이승하를 본 강중헌은 차분한 얼굴에 옅은 미소를 지었다.“승하야, 결혼 축하해.”강중헌은 어릴 때부터 그에게 사격과 전술을 가르치며 손수 이승하를 키웠고 이승하는 어르신을 볼 때마다 존경의 마음을 품고 있었다.하지만 강세은을 보내 서유를 납치하고, 자신을 협박했던 그 순간부터 존경심은 완전히 사라졌다.그는 무표정한 얼굴로 총을 손에 꼭 쥔 채 차가운 목소리로 물었다.“무슨 일로 찾아오셨습니까?”강중헌은 가죽 장갑을 낀 손으로 그의 어깨를 두드렸다.“당연히 결혼을 축하하러 왔지.”이승하는 총으로 그의 손을 떼며 가만히 응시하더니 이윽고 콧방귀를 뀌었다.“그래요?”결혼을 축하한다는 사람이 큰 배를 몰고 와서 들이받나?강중헌은 우아하게 웃었다.“그리고 루드웰에 대해 할 얘기가 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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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36화
이승하가 보이지 않자 그녀는 휴대폰을 내려놓고 방 안을 둘러보았다.그가 잠에서 깨어나 식사를 하러 내려갔다고 생각한 그녀의 시선은 방에 놓인 커다란 상자 몇 개로 향했다.힘이 빠진 다리로 겨우 침대에서 일어나자 하반신에서 밀려오는 고통에 이를 꽉 악물었다.못됐어, 이승하 진짜 못됐어. 매번 할 때마다 죽을 것처럼 몰아붙여서 아파 견딜 수가 없었다.할 때는 좋긴 해도 하고 나면 조금 견디기 힘들었다....벽을 붙잡고 한 발짝 다가간 그녀는 힘겹게 쭈그리고 앉아 여행 가방을 열었다.밤에 샤워하기 전에 여행 가방을 다시 열어보라는 주서희의 당부가 떠올랐다.어젯밤 이승하가 너무 급하게 몰아붙여 열어보는 걸 잊어버렸는데 혹시나 놓친 건 아니겠지... 약간의 기대와 들뜨는 마음으로 가방을 열자 안에는 알약이 가득했고 검은색 레이스로 된 속옷이 있었는데 가려야 할 곳만 작게 가린 그것은 입으면 속살이 훤히 드러났다.주서희 씨 요즘 아주 과감하네. 이런 물건을 선물하다니. 이게 아니어도 충분히 괴롭힘 당하고 있는데.그녀는 속옷을 옆으로 던져버리고 계속해서 가방 안을 살폈다...살피기 전에는 몰랐는데 내용물을 본 서유는 얼굴이 터질 듯이 붉어졌다.안에는 침대에서 사용하는 온갖 성인 도구들이 가득했다...더 웃긴 건 이런 게 사용 설명서까지 있었나?서유는 얼굴을 붉히며 손을 뻗어 주서희가 캐리어 붙인 메모지를 떼어냈다.[서유 씨, 대표님과 함께 노력해서 빨리 아이 가져요.]됐다, 차마 더 볼 수가 없었다. 서유는 캐리어를 탁 닫아버렸다.이번엔 정가혜가 보낸 여행 가방으로 시선을 돌렸다.정가혜는 의사가 아니니까 아이를 낳으라고 재촉하지는 않겠지?다소 두려움 반 기대 반으로 천천히 정가혜가 준 캐리어를 열어보는데...역시나 주서의 친구답게 선물한 물건도 아주 똑같았다!서유는 정가혜가 준 가방을 닫고 연이가 준 것에 시선을 옮겼다.아이가 준 선물이니 저렇게 음란하지는 않겠지?재빨리 가방을 열어보니 안은 정말 깨끗했고, 은행 카드 세 장과 포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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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37화
아니, 김영주는 오래전에 죽었어.어린 저 아가씨는 그녀가 아니다.멍한 표정으로 서유를 바라보는 강중헌의 모습에 이승하의 표정이 살짝 변했다.“어르신, 제 아내를 아세요?”정신을 차린 강중헌은 날카로운 눈매에 담긴 감정을 빠르게 감췄다.“저 여자가 네 아내인가?”강중헌은 대답 대신 되물었다.“이미 알아보지 않으셨어요?”자신을 염탐하고 있는 게 아니었나?그의 아내에 대해 알아보지 않았다고?고개를 돌린 강중헌은 자신을 경계하는 이승하를 돌아보았다.“승하야, 난 너를 친아들처럼 대했는데 왜 네 아내를 조사하겠어.”이승하는 의심스러운 눈빛을 보내다 이내 감췄다. 친아들보다 더 잘 대해주기는 했다.어렸을 때도 늘 그런 모습에 의아했는데 자라고 보니 자신이 그만큼 이용 가치가 있었던 것 같았다.하지만 강중헌은 이승하를 함부로 이용하지는 않았고 대부분 자신이 재계를 휩쓸 수 있도록 돕는 미션만 주었다.이승하가 고개를 숙이고 생각에 잠겨 있는데 강중헌은 다시 그에게 다가와 어깨를 두드리며 말했다....“승하야, 네 아내가 얼굴이 망가지기 전 김씨 가문의 둘째 아가씨와 똑같게 생겼어. 결혼하기 전에 출신에 대해 알아보지 않았어?”멈칫한 이승하는 고개를 들어 천천히 서유를 바라보았다.배에 탄 여자는 그를 보더니 아무것도 모른 채 손을 흔들었다.“고아입니다. 김씨 가문 아가씨와는 아무 상관이 없어요.”설사 연관이 있다고 해도 무슨 상관인가. 이미 그의 아내였고 아무도 그들의 사랑을 막을 수 없었다.“알아보는 게 좋을 거야. 네 어린 아내가 또다시 이씨 가문에 의해 죽음으로 내몰리지 않도록 말이야.”그 말에 이승하의 안색이 일그러지며 짙은 눈썹도 함께 찡그렸다.“무슨 말씀이세요?”이씨 가문에서 누군가의 아내를 죽음으로 내몬 적이 있었나?“내가 짜 놓은 판이 끝나면 누가 죽었는지 너도 알게 될 거야.”강중헌은 수수께끼만 남기고 베레모를 다시 쓰더니 다시 한번 그의 어깨를 두드렸다.“승하야, 반년 후에 다시 올 테니까 그때는 나와의 약속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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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38화
“서유야, 방금 그분은 S조직 사람인데 일이 좀 있어서 날 찾아온 거야.”잠시 머뭇거리던 이승하는 질문을 피하며 정확한 내용을 말하지 않고 간결하게 설명했다.루드웰은 정말 위험한 곳이었고, 그는 6개월 동안 서유가 자신을 걱정하게 하고 싶지 않았다.“저분이 어르신이었군요...”서유는 멀어져 가는 배를 바라보며 중얼거리다가 다시 돌아서서 이승하에게 물었다.“무슨 일인데요?”강중헌은 강세은을 보내 그녀를 납치하며 이승하를 협박했고, 그게 실패하자 직접 찾아온 것으로 보아 분명 심각한 일인 것 같았다.“그냥 내부 문제일 뿐이니 너무 걱정하지 않아도 돼.”서유는 그가 말하길 꺼리자 더 이상 묻지 않고 대신 그의 팔짱을 꼈다.“승하 씨, 나랑 같이 위로 가요. 줄 선물이 있어요.”“날 뭐라고 불렀어?”이승하는 한 손으로 그녀의 허리를 잡고 턱을 들어 올린 채 조용히 그녀를 바라보았다.“여보.”여전히 그녀에게 불편하고 어색한 말이었다.“기억해, 난 당신 남편이야. 평생 그렇게 불러야 해.”이승하의 손끝이 그녀의 볼을 부드럽게 꼬집었고 그의 눈에서 흘러나오는 눈빛은 강하고 위압적이었다.“다음번엔 또 잊어버리면 기억할 때까지 침대에서 벌을 줄 거야.”서유는 옅은 미소를 지으며 턱을 들어 그를 바라보았다.“방금 아내가 아니라 서유라고 부르지 않았나요, 그럼 당신도 혼나야 하는 거 아닌가?”“그럼... 침대에서 날 벌할 기회를 줄게.”“?”됐다. 어차피 말로는 이승하를 이길 수 없으니 스스로 무담을 파는 건 그만하자.그녀는 그의 팔짱을 낀 채 위층으로 올라가려 했지만, 한 발짝 떼기도 전에 갑자기 몸이 공중으로 들리더니 그대로 휙 그의 품에 안겼다.남자는 공주님 안기로 그녀를 들어 올린 후 길고 가느다란 눈매에 웃음을 머금은 채 그녀의 작고 하얀 얼굴을 바라보았다.“밑에 약을 발라서 걷는 거 불편하잖아.”서유의 귀 끝이 눈에 띄게 달아올랐다.특히 갑판 위에 줄줄이 서 있는 경호원들을 보고는 피가 뚝뚝 떨어질 정도로 얼굴이 빨갛게 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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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39화
서유는 그 말에 손을 떼고 얼굴을 찡그리며 그를 바라보았다.“다시 말해봐요.”“내가...”이승하는 다시 말하려다가 붉어진 그녀의 눈가를 보고 말을 멈추었다.남자는 조금 당황한 듯 손을 뻗어 그녀를 안아주었다.“그런 말 안 할게. 화내지 마, 응?”“싫어!”서유는 그를 밀어내고 긴장하면서도 걱정스러운 얼굴로 그를 바라보았다.“당신 머릿속에 있는 뇌종양도 재발할 수 있다고 했어요. 일부러 그런 말을 자꾸 하는 거죠?”그녀에게 감추려 했지만 다 들켜버린 남자는 멈칫하더니 손을 뻗어 여자의 창백한 얼굴을 만졌다.“미안해, 다신 그런 말 안 할 테니까 걱정하지 마, 응?”서유는 눈시울을 붉히며 몇 초 동안 그를 노려보다가 이내 그의 품에 안겼다.“말했어요. 당신을 남편이라고 부르면 평생 내 남편이 될 거라고. 내 남편은 아무 일 없어야 해요, 꼭.”남자는 그녀를 품에 꼭 안고 날카로운 턱을 어깨에 얹었다.“알았어, 약속할게. 절대 아무 일도 없을 거야.”결혼 서약서에 적힌 대로 생사를 함께하며 백년해로할 거다.그의 확답을 듣고 서유는 안심했다.그녀는 이승하를 밀어내고 손에 쥔 은행 카드를 바라보았다.“이건 원하지 않는다니까 나중에 내가 옷과 선물을 사줄게요.”그는 부족한 게 없는데 굳이 그녀가 돈을 써야 할 필요가 있을까?하지만 서유의 성의가 있기에 이승하는 고개를 끄덕였다.“그래.”이윤재와 이동하는 아내와 결혼한 뒤 옷 한 벌도 사주지 않았다고 들었다.서유가 사준 옷을 입고 JS그룹에 출근하면 그들이 부러워 미치겠지?이승하는 이 생각을 하니 왠지 모르게 기분이 좋아졌고, 약간의 기대감을 안고 서유의 작은 머리를 쓰다듬었다.“돌아가면 옷 사줘.”서유도 달콤하게 대꾸했다.“그래요.”두 사람이 다정한 시간을 보내고 있을 때 옆에 놓여 있던 휴대폰이 다시 울렸고 또 심혜진의 전화였다.서유는 전화를 받지도 않고 바로 수신 거부 버튼을 누른 뒤 전화기를 꺼버렸다.이를 본 이승하는 미간이 살짝 찌푸려졌고 의아한 표정으로 잠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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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40화
서유는 이미 훌훌 털어버렸고 멀리 내다보았다. 아무리 본적도 없는 엄마와 관련 있는 일이라도 더 이상 지나간 과거에 얽매이고 싶지는 않았다.김초희는 엄마가 누군지도 알고 그 속에 담긴 원한도 잘 알겠지만 한 번도 엄마 아빠의 집안에 돌아가지 않았다.그것만 봐도 이미 마음이 차갑게 식어 영국에서 지현우의 도움을 받으며 살아갈지언정 집으로 돌아가지 않은 것이다.잘 아는 김초희도 그런 선택을 했는데 30년 동안 혼자 살아온 그녀가 왜 과거를 돌아보겠나.이승하는 그 말을 듣고 안심이 되면서도 걱정스러운 마음이 들었다.“나랑 피로 얼룩진 원수 사이면 어떡해?” 잠시 생각에 잠긴 서유가 그에게 물었다.“당신이 우리 엄마를 죽였어요?”이승하는 인상을 찌푸렸다. “난 너보다 겨우 한 살 많아. 네 어머니가 돌아가실 때 내가 고작 몇 살이었다고 죽이겠어?”김초희에 대해 알아봤을 때 김초희의 어머니가 서유를 낳고 얼마 지나지 않아 세상을 떠났다는 사실을 알았다.서유는 고개를 갸웃거렸다. “그럼 우리 엄마를 죽인 것도 아닌데 무슨 원한이 있겠어요?”다른 사람들은 기껏해야 친척이었고 원수가 맞든 아니든 진실을 알기 전에 쉽게 판단할 일도 아니고 그녀와도 상관없는 것이었다.이승하는 한참 서유를 바라보다가 손을 들어 그녀의 머리를 쓰다듬었다.“알겠어, 고마워 여보.”“고마우면 밥 해줘요.”이승하는 다소 믿기지 않는다는 듯이 굳어있었다.“내가 한 음식 먹기 힘들다면서?”먹기 싫다고 작은 얼굴을 잔뜩 찌푸리면서 주방에 못 들어가게 해놓고.“결혼 첫날에는 당연히 당신이 요리해야죠.”기선제압을 확실히 해서 음식을 만들어야 이제부터 집안의 모든 일을 그에게 맡길 수 있었다.먹기 힘든 건 그다음이었다.이승하는 그녀의 속셈을 한눈에 꿰뚫어 보고는 손을 뻗어 그녀의 코를 툭 건드렸다.“알았어, 다녀올게.”남자가 일어나 배에 있는 부엌으로 가자 택이는 휴대전화를 들고 바짝 뒤따랐다.“보스, 정보 보시겠어요?”“말해봐.”이승하는 고개도 들지 않은 채 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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