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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0화

수표의 재질이 꽤 두꺼워 그녀의 얼굴에 생채기를 냈고 아픈 고통이 느껴졌다.

그녀는 몇 초간 꼼짝도 하지 않은 채 그 자리에 서 있다가 조용히 허리를 굽혀 표를 집어 들었다.

액수를 본 순간 입안에 맴돌던 쓴맛이 순식간에 가슴 전체로 퍼졌다.

5년이라는 시간으로 맞바꾼 1,000억. 이 정도면 꽤 가치 있는 거래인 것 같았다.

5년 전의 그녀는 정말 돈이 필요했었지만 지금은 죽어서 가져갈 수도 없는 돈이 더 이상 필요하지 않았다.

서유는 담담한 표정으로 수표를 다시 차 안으로 던졌다.

“이 대표님 돈 많으시네요. 그런데 그 돈을 받으면 정정당당하게 임씨 가문에 시집갈 수가 없어서요.”

그녀의 말은 임씨 가문의 며느리 자리에 비해 1,000억은 아무것도 아니라는 뜻이었다.

오히려 그의 돈을 받으면 재벌가에 시집가는데 방해가 될 뿐이었다.

이승하는 그제야 그녀가 왜 한푼도 받지 않았는지 그 이유를 알았다. 알고 보니 재벌가에 시집갈 계획이었다.

그는 마음속에 의문이 흔적도 없이 사라졌다. 고개를 들어 마치 모르는 사람을 보는 것처럼 아무런 감정도 담기지 않은 눈으로 그녀를 바라보았다.

“너 앞으로 영원히 내 앞에 나타나지 마.”

서유는 상관없다는 듯이 웃었다.

“걱정하지 마요.”

그녀에게는 미래가 없었기에 영원히 그의 앞에 나타날 기회가 없을 것이다.

그를 향한 깊은 사랑도 시간이 지나면 무덤에 묻혀 아무도 모를 텐데 말이다.

이승하는 개인 별장에 도착했다. 비서가 차를 문 앞에 세우자 이연석이 재빨리 차에서 내렸다. 마침 별장에 들어가서 이승하를 만나려고 했는데 코닉세그가 한 대가 정원으로 들어오는 것을 보고 멈춰 섰다.

190센치에 가까운 남자가 차에서 내렸다. 큰 키에 탄탄한 몸매가 흠잡을 데 없이 완벽한 비율을 자랑했다. 온몸에서 뿜어져 나오는 오만한 아우라에서 강한 카리스마가 느껴져 쉽게 다가갈 수 없었다.

이연석조차도 이승하를 보면 조금 겁을 먹을 때가 있었는데 그의 경쟁상대들은 더 할 것이다.

그는 마음을 정리하며 이승하에게 다가갔다.

“형, 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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