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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32화

지현우는 가만히 선 채로 그녀를 바라보았다. 생에 대한 미련이 점점 사라지는 듯한 눈을 확인한 지현우는 순간 심장이 철렁해 그녀 앞으로 성큼성큼 다가갔다. 그러고는 또다시 그녀의 얼굴을 한 손에 쥐고 물었다.

“이승하가 죽었다니까 같이 죽고 싶기라도 해요?”

서유는 눈물 젖은 얼굴로 아무 말도 하지 않은 채 긍정의 뜻으로 그를 쳐다보았다.

지현우는 그녀의 마음을 알아채고 이번에는 그 희망마저 짓밟아버렸다.

“당신이 죽으려고 하면 나는 당신을 살려낼 겁니다. 몇 번이고 몇 번이고 살려낼 거에요. 그러니까 멋대로 죽을 생각은 안 하는 게 좋을 겁니다.”

“왜요?”

왜 이승하와 함께 죽지도 못하게 하는 거지?

지현우는 허리를 숙인 채 서유 얼굴 가까이 다가왔다.

“당신은 한평생 초희 심장으로 살아가야 하니까.”

서유는 그 말에 갑자기 입꼬리를 씩 올리더니 웃음을 터트렸다.

눈물을 계속 흘린 채 큰소리로 웃는 그녀의 모습에 지현우가 멈칫하다가 물었다.

“왜 웃어요?”

서유는 아무런 대답도 없이 그의 손을 뿌리치고 바닥에 누운 채 실성한 듯 울고 또 웃었다.

지현우는 그 모습을 한참 동안 바라보더니 낮은 목소리로 다시 한번 물었다.

“왜 웃는지 말해봐요.”

서유는 여전히 아무 말도 하지 않았고 이제는 기괴한 웃음소리까지 냈다.

지현우는 순간 등골이 오싹해 나 몸을 일으킨 후 바로 조지를 불렀다.

“정신적으로 충격을 받은 건 아닌지 한번 봐봐요.”

조지는 제자리에 가만히 선 채 퉁명스럽게 말했다.

“어차피 현우 씨가 원하는 건 초희 씨 심장 아니에요? 그러면 서유 씨가 충격받아서 미치광이가 되면 오히려 마음대로 휘두를 수 있어서 좋은 거 아닌가요?”

그 말에 지현우가 미간을 찌푸렸다.

“당신이 나를 속여서 Y 국으로 오게 한 거 아직 잊지 않습니다.”

“현우 씨를 속인 건 당신이 서유 씨를 곁에 둬서는 안 된다고 생각해서 그랬던 겁니다. 서유 씨는 초희 씨가 아니에요. 그저 초희 씨 심장을 가진 사람일 뿐이라고요. 이러는 거 서유 씨한테 가혹한 일이라는 생각 한 번도 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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