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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40화

서울시, 주서희네 병원.

이승하가 혼수상태에 빠지고 나서 벌써 2개월이라는 시간이 흘렀다.

병상에 누운 남자는 핏기 하나 없는 창백한 얼굴에 눈을 감은 채 미동도 없었다.

미세한 움직임이라도 있으면 좋으련만 숨소리도 무척이나 옅은 것이 마치 껍데기만 이곳에 남겨두고 진작에 죽은 사람 같았다.

이연석은 소수빈이 건네준 면봉에 따뜻한 물을 적셔 이승하의 갈라진 입술을 촉촉하게 적셔주었다. 그러고는 깨끗한 타올로 입가를 닦아주며 뒤에 서 있는 경호실장에게 물었다.

“아직도 못 찾았어?”

경호실장은 고개를 푹 숙인 채 답했다.

“죄송합니다. Y 국을 다 뒤졌는데도 아무런 소식이 없었습니다...”

이연석은 손에 든 타올을 꽉 쥐더니 몸을 돌려 경호실장의 머리에 던졌다.

“쓸모없는 새끼, 사람 하나 제대로 못 찾아?”

경호실장은 그의 분노를 그대로 받았다.

“3개월 전에 누가 서유 씨가 Y 국으로 가는 전용기에 탑승한 모습을 봤다고 했는데 왜 아직도 못 찾는 거야, 왜!”

이연석은 얼굴이 붉으락푸르락해져서 몇 번이나 더 욕을 했다.

“단서가 있는데도 찾지 못하는 건 단순 능력 부족 아닌가? 안 그래?!”

여전히 고개를 숙인 채 가만히 듣고 있는 경호실장에 이연석은 옆에 있는 물건을 들어 그의 머리를 힘껏 때리려다가 소수빈에 의해 제지당했다.

“서유 씨를 목격했다던 그 전용기는 Y 국 왕실 일원인 윌슨이라는 분의 것이었습니다. 하지만 서유 씨를 모르신다고 하고 자신의 전용기에 태운 적도 없다고 하니 아무래도 목격자의 말을 의심하는 게 맞을 것 같습니다.”

이연석의 얼굴에는 지금 분노와 그간 JS 그룹을 관리하면서 쌓였던 피로와 이승하가 여태 깨어나지 못한 것에 대한 초조함과 불안함으로 가득했다.

그리고 그 탓인지 평소 어느 정도 진중한 모습이었던 그는 현재 교양 없는 재벌 2세처럼 행동했다.

그는 한참을 씩씩거리다 천천히 화를 가라앉히고 다시 병상 옆에 앉았다.

그러고는 여태 깨어나지 못한 자신의 형을 보며 자책하듯 말했다.

“형, 미안해요. 시간이 이렇게나 지났는데 아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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