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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39화

서유는 여전히 아무 말도 없었고 조지는 그런 그녀를 굳이 강요하지 않았다. 그저 그 뒤로 자주 연이를 데리고 와 그녀에게 건네줄 뿐이었다.

낮이면 연이는 서유의 침대에 엎드려 작은 손가락으로 그녀의 얼굴을 콕콕 찌르며 놀았다.

“이모, 이모는 꼭 아빠가 사준 인형 같아요. 이모처럼 엄청 예쁜 얼굴인데 말을 못 해요.”

조지가 어떻게 얘기를 한 건지 연이는 첫 만남이 있고 난 뒤 서유를 엄마가 아닌 이모로 부르기 시작했다.

이모라는 소리에 서유는 저도 모르게 마음이 사르르 녹는 것 같았다. 그래서 그런지 저녁에는 자연스럽게 연이의 작은 몸을 꼭 끌어안고 자기도 했다.

연이는 마치 홀로 배에 앉아 망망대해를 건너고 있을 때 반짝거리며 길을 비춰주는 등대와도 같았다.

서유는 고개를 숙여 품속 아이의 얼굴을 보려고 했지만 지금은 아무것도 보이지 않았다.

죽으면 다시 볼 수 있으려나?

만약 죽어서도 제대로 앞을 보지 못하면 이승하의 얼굴도 못 보는 것 아닌가?

서유는 연이를 꼭 끌어안은 채 초점 없는 눈동자로 창밖 너머 먼 곳을 바라보았다.

‘승하 씨, 그거 알아요? 나 당신 아이 임신했어요. 만약 당신이 살아있었다면, 이 소식을 직접 전해 들었다면 얼마나 좋아했을까요. 하지만 당신은 이제 이 세상에 없죠... 승하 씨 당신은 내가 살아갈 이유를 없애놓고 또 당신을 찾으러 갈 수 없는 이유를 만들어줬어요... 나 이제 어떡해야 하죠? 당신이 남긴 아이를 낳으려니 우리 아이가 연이처럼 불쌍해질까 봐 두렵고, 아이를 지워버리자니 당신이 남기고 간 유일한 보물이라 마음에 걸려요. 난 대체 어떻게 해야 해요? 어떻게 해야 아이도 낳고 당신을 보러 갈 수도 있을까요...?’

서유는 답을 찾고 싶어 밤새 제발 꿈에 찾아오라고 빌고 또 빌었지만 결국 이승하는 또 꿈에 나타나지 않았다.

그녀는 침대 등받이 쿠션에 기대 홀로 깊이 생각하다가 결국 답을 내렸다.

서유는 뱃속 아이를 낳고 이씨 가문에 보낸 다음 이승하를 따라가기로 마음먹었다.

지금이야 아직 태어나기 전이기에 아이에게 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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