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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37화

지현우는 말을 마친 뒤 바로 윌슨에게 연락해 전용기를 준비시켜두었다.

그러고는 부하에게 행적을 지우게 한 다음 소리소문없이 Y 국을 떠났다.

N 국에 도착했을 때는 벌써 늦은 저녁이었다.

도우미는 서유를 업은 채 조심스럽게 전용기에서 내렸다. 차가운 바람에 가뜩이나 야윈 서유의 몸이 더욱더 말라보여 마치 나뭇가지처럼 앙상해 보였다.

뒤에서 따라오던 지현우는 그 모습을 힐끔 보더니 자신의 손에 쥐고 있던 코트를 그녀에게 덮어주었다.

그리고 그 모습을 전부 지켜보던 조지는 잠깐 흠칫하더니 다시 아무 말 없이 아이를 안고 뒤를 따랐다.

N 국의 날씨는 매우 추웠기에 공항에서 내린 뒤 불과 5분도 채 되지 않아 서유는 몸을 덜덜 떨었다.

N 국 별장 운전기사가 미리 차량에 히터를 켜두었는데도 서유의 떨림은 멈추지 않았다.

지현우는 제일 뒷좌석 시트에 누워 양팔을 꼭 끌어안은 채 웅크려있으면서도 그의 코트는 덮지 않으려는 그녀를 보며 표정이 어두워졌다.

그는 서유 곁으로 다가와 억지로 코트를 몸에 덮어주었다. 덮어줄 때까지 서유는 가만히 있다가 그가 다시 자리로 돌아간 뒤에 바로 코트를 치워버렸다.

그 행동이 지현우의 눈에는 도발하려는 것으로밖에 보이지 않았다. 그는 혀를 차더니 결국 짜증 가득한 얼굴로 고개를 돌리며 다시는 덮어주려 하지 않았다.

조지의 품에 가만히 안겨있던 연이는 까만 눈동자로 뒷좌석에서 웅크리고 있는 서유를 바라보았다.

그녀의 모습이 왠지 모르게 방에 갇혔던 자신과 닮아 있어 아이는 그녀의 머리카락을 잡으려고 통통한 손을 내밀었다.

하지만 아직 어린아이라 그런지 팔이 짧아 그녀에게 닿지 않았다. 결국 아이는 조지 품에서 발버둥 쳐서 내려온 뒤 서유의 옆으로 다가가 그녀의 얼굴을 매만졌다.

“언니, 무서워하지 마요...”

부드러운 아이 손이 얼굴에 닿자 서유가 몸을 움찔거렸다.

눈앞에 있는 게 누군지는 몰랐지만 목소리로 아이라는 것은 확신할 수 있었다.

연이는 서유의 얼굴을 이리저리 매만지다 갑자기 울음을 터트렸다.

“엄마죠. 연이 엄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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