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

제82화

이른 아침.

소채은은 얇은 허리선을 강조하도록 만든 세련된 검은색 정장을 입었다.

검은 스타킹은 가늘고 긴 두 다리를 감쌌고, 게다가 완벽한 미모까지 더해 그녀는 단번에 도시적인 사람으로 변했다.

“구주야, 나 회사 다녀올 테니까 집에서 기다리고 있어!”

인사를 건넨 뒤 소채은은 곧장 차를 몰아 SK제약으로 향했고, 그렇게 윤구주는 홀로 소씨 저택에 남게 되었다.

그녀가 떠나는 것을 다 보고 나서야 윤구주는 몸을 돌려 방으로 돌아갔다.

그때, 뒤에서 누군가 차갑게 콧방귀를 뀌는 소리가 들려왔다.

고개를 돌려 보니, 소청하가 눈을 부릅뜨고 윤구주를 노려보고 있었다.

“아버지가 자네를 좋아한다고 해서, 자네가 우리 집에서 거들먹거리며 살 수 있다는 생각은 하지 말게. 그건 어림도 없어! 그리고 채은이, 정말 자네가 우리 딸이랑 어울린다고 생각하는 건 아니지? 내가 자네라면 더 창피해지기 전에 얼른 소씨 저택을 떠났을 거야!”

소청하의 이런 태도에, 윤구주는 더 상대하기도 귀찮아 그만 몸을 돌려 떠나려고 했다.

“어이, 지금 나 말하고 있는 거 안 보여? 이 자식이 귀가 먹었나, 거기 서지 못해!”

윤구주가 자신을 무시하는 것을 보고 소청하는 화가 나서 거의 벌떡 일어날 뻔했다.

바로 그때, 천희수가 안쪽에서 걸어 나왔다.

“여보, 무슨 일이예요?”

그러자 소청하는 발을 동동 구르며 울분을 토했다.

“화가 나 죽겠어! 이거, 정말 화병이라도 걸릴 것 같군!”

“누가 또 건드렸어요?”

천희수는 고개를 갸웃거리며 물었다.

“누구겠어? 당연히 우리 집에 거저 사는 그놈이지!”

“윤구주 군 말이에요?”

“그래!”

“나는 아무래도 여보가 조금 지나친 것 같아요. 그 아이가 여보한테 뭘 잘못한 것도 아니잖아요! 게다가 지난번 공장에서 그 아이가 우리를 도왔고...”

그러나 소청하는 오히려 불같이 화를 내며 말했다.

“상관없어! 아무튼, 난 어느 하나 마음에 드는 게 없으니까! 퉤, 감히 내 사위가 되겠다고? 차라리 나를 때려죽이라 그래!”

소청하는 윤구주가 떠난 방향을 향해
잠긴 챕터
앱에서 이 책을 계속 읽으세요.

관련 챕터

최신 챕터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