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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32화

가주가 고민이 가득한 얼굴로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어쩌면 이번에야 말로 이들이 큰 일을 치를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럼 며칠 뒤에 있을 연회는 어떻게 할까요?”

집사는 오랜 세월 가주의 옆을 지켜온 사람으로서, 말하지 않아도 알 수 있는 것들이 있었다.

“일단 그냥 지켜보자.”

가주는 그 말을 끝으로 몸을 돌려 서재 밖으로 향했다. 집사도 그의 뒤를 따라 나섰지만, 얼굴엔 의문이 가득해 보였다. 하지만 가주는 그런 그의 표정을 보고도 설명을 덧붙이지 않았다.

“아참, 정한이 좀 불러오거라. 시킬 일이 좀 있어.”

나정한은 나흐 가문의 장남으로서 모두가 능력을 인정한 다음 대 가주 후계자였다.

“알겠습니다.”

집사가 허리를 숙이며 인사를 한 뒤 공손히 자리를 떠났다. 가주 다음으로 이 가문에서 절대적인 위치를 가진 사람이 바로 나정한이었다.

잠시 뒤, 장남 나정한이 서재의 문을 두드렸다.

“들어와.”

허락의 말이 들어오자 나정한은 곧바로 문을 열었다. 장성하게 큰 아들을 보며, 가주는 새삼 자신이 늙었다는 것이 실감났다. 그의 장남은 이제 정장을 입은 채 사업 전선에서 활발히 활동하고 있었다. 어쩌면 은퇴할 때가 되었을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아버지, 무슨 일이에요?”

나정한이 책상 앞으로 다가가더니 정중하게 물었다.

“너에게 따로 시킬 일이 있다. 이 사람을 조사해. 일거수일투족, 인간관계, 가족, 약점까지 모두 알아내야 한다.”

그가 내민 것은 염구준의 사진과 이름이 적힌 간단한 서류였다.

“이 사람은 이미 조사해 두었어요.”

나정한이 서류를 보며 가볍게 웃은 뒤, 들고 있던 가방에서 한 서류 봉투를 꺼냈다. 거기엔 염구준의 탄생부터 그 일대가 모두 적힌 종이들이 들어 있었다.

“오늘 돌아온 것도 이것 때문이었어요. 염구준이라는 남자, 상당히 흥미롭더군요.”

나정한의 눈엔 존경과 동경의 빛이 담겨 있었다.

“그렇다면 다행이구나. 어디 한 번 이 남자에 대해 직접 얘기해 보거라.”

가주는 아들의 뛰어난 대처능력에 만족스러운 표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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